야구에서 타격은 굉장히 복잡하고 세밀한 부분이다.
수비이론은 특정된 시스템에서 동작 하나 하나를 설명하며 있는 그대로 지도하면 되지만,타격이야말로 선수를 지도하는 코치들의 성향에 따라 선수의 장래가 달라질 정도로 타자와 코치의 궁합 역시 간과해서는 안될 중요한 요소에 포함이 된다.
필자가 2004년 겨울, 모 팀의 마무리 훈련당시 해당구장을 방문하여 2시간여 동안 훈련을 하는 선수들과 코치들을 지켜보면서 그들이 나누었던 대화 그리고 코치가 선수에게 설명,반대로 선수가 코치에게 질문하던 내용을 꼼꼼히 메모해 나중에 펼쳐보면서 느낀것은 일반 야구팬들이 보면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 굉장히 많았다.
특히 선수들만 사용하는 야구용어 라던가 특정기술에 대한 그들만의 대화방식은 보통의 일반팬들이 듣고서는 도저히 알아들을수 없는 단어들이었다. 특히 타격부분은 그 정도가 더 심했는데 그날 지켜본 모 선수는 코치에게 용어를 이해하지 못해서 자꾸 물어보다 꾸중을 듣던 장면이 지금도 기억이 생생하다.
다소 서론이 길었다.항상 Batting Theory 글을 쓸때면 서론부분을 뭘로 쓸까 고민하다 시간을 잡아먹는다.글을 시작하자 말자 이선수는 이렇고 또 저선수는 저렇고 라는 딱딱주제로 바로 넘어갈수 없기 때문이다.
자신의 미래를 감지하고 준비하는 선수중,이승엽은 필자에게 굉장히 특별한 선수로 기억된다. 한국시절 그가 소속된 팀의 팬이 아니었기에 지독하게 싫어했지만 지나고 보니 이선수에 대한 경이로움은 말로 형언하기가 힘들다.일본으로 떠난 후에야 비로서 그의 진가를 알수 있었고,이글을 쓰는 이유도 그가 자신의 미래를 예측하며 준비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또한 지금도 수없이 자신의 타격자세와 동작을 변화하며 살아남고 있다. 요미우리 자이언츠가 우승을 하면 미국으로 진출하겠다는 그의 발언과 메이저리그에 진출해도 성공할수 있다는 자신감이 없다면 할수 없는 말이다.
선수의 미래를 정확히 예측하며 어느정도의 성적을 올릴것이다.. 라고 장담하는것 처럼 어리석은 일이 없을것이다. 하지만 이승엽의 지금까지 타격폼 변화를 보면 과거 이치로가 미국진출 이전시즌(2000년)에 그랬던 것처럼 충분히 그도 경쟁력이 있다고 본다.물론 그가 1루 라는 포지션에 묶여 있는 단점이 있긴 하지만 말이다. 오늘은 그동안 이승엽의 타격동작 변화와 그속에서 어려움을 이겨낸 그의 동기부여를 끄집어내 타격이론 39번째 글을 써내려 간다.
[1999년 당시 54개의 홈런을 쳤던 당시 이승엽의 타격연속동작 ]
위의 이승엽 타격연속 동작은 1999년 당시 동작이다.
양어깨 넓이만큼의 좁은 스탠스 준비동작에서 투수의 공이 릴리스 타점이 이루어지기 전에(사진에는 투구동작이 없다.) 미리 앞다리를 들면서 스트라이드를 시작한다는 것을 알수 있다. 이 자세에서 결론적인 것은 밀어서 친 홈런타구다 라는 것을 미리 밝히며(이승엽의 시선을 보면 누구나 알수 있을것이다) 가장 주목해야 될것은 처음 스탠스와 히팅 임펙트 동작까지의 하체스탠스가 넓다는 점이다.테이크 백 동작도 그렇지만 하체 스트라이드 이동이 크다는 것은 공에 더해지는 파워생산에 절대적으로 유리한 부분을 차지 한다.저번 시간에도 언급했지만 활시위를 조금 당겨서 활을 쏘는것과 뒤로 힘차게 당겨서 쏘는 화살중 후자쪽 화살이 더 멀리 날아간다는 원리와 비슷하다고 이해하면 될것이다. 하지만 타격에서 타격동작이 크다는 것은 동작이 큰만큼 타격밸런스를 잃어버리기 쉬우며 특히나 자신이 예상하지 못한 구질의 공이 들어왔을때 대처능력은, 짧고 콤팩트한 타격동작을 취하는 교타자들 보다 떨어질수 밖에 없다.
그래서 홈런을 많이 생산하는 슬러거들은 교타자들에 비해 에버리지가 상대적으로 쳐지며,삼진 역시 많다는것을 볼수 있다.(꼭 그렇지는 않다.통상적으로 보면 그렇다는 말이다.)
이승엽은 저당시 하체파워가 지금보다 뛰어나지 않았다.즉 스트라이드 시작점인 앞다리를 높이 들며,들었던 다리를 내딪으면서 생기는 파워를 아주 잘 이용했기 때문이다. 이렇게 다리를 높이 들면 타이밍을 잡기가 굉장히 힘든데 얼마만큼 스스로 노력을 했는지 알수 있다.
이 타격자세로 54개의 홈런을 기록했던 이승엽은 이후 타격자세를 바꿔 2003년 56개 홈런을 기록한후 이듬해 일본으로 진출했다.
바뀐 타격폼은 위의 연속사진 두번째 다리를 드는 동작을 생략했다고 보면 된다.
정확하게 재단을 할수는 없지만 왜 54개의 홈런을 기록한 이후 이승엽은 다리를 드는 동작을 바꾸었을까 라는 주제로 넘어간다면 스스로 미래를 위해 결정했다고 본다.
앞다를 높이 들며 스트라이드 간격을 넓게 가져가는 동작은 칼날같은 제구력에 치명적일수 밖에 없으며 그 역시 훗날 미국진출(결국에는 일본으로 가긴 했지만)을 염두에 두고 내린 결정이었다고 본다.
타격동작이 크므로 인해 발생하는 밸런스 유지라던가,투수와의 타이밍 싸움에서 한계가 있을것이다.라는 미래에 대한 스스로의 대비였던 셈이다. 다리를 짧게 들면서 타격을 하는 동작으로 바꾼 후 56개 홈런을 기록했는데,그당시 그는 이미 국내보다는 외국진출에 목표점이 모아졌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오픈스탠스-미끄러지듯 내딪는 스트라이드 동작-히팅임펙트-임펙트이후 손목활용 이승엽 타격동작]
2004년 일본 진출 첫해 참담한 실패를 경험한 이승엽은 여타의 다른 타자들이 슬럼프가 오면 그렇게 하듯 시즌중에도 수시로 타격폼을 바꾸면서 타석에 들어섰다.
롯데 지바 마린스 시절 그가 부진했을때 언론에서는 `일본 투수들의 제구력과 변화구에 대처하지 못했다' 라던가 `한국과는 달리 스트라이크 범위가 틀려서 적응부족' 이라는 평가는 분명 수긍할만 했다.
하지만 그당시 필자의 견해는 좀 달랐다. 이승엽 스스로의 문제점이 더 컷다고 생각한다.
타격동작이라는 것은 아주 미세한 부분의 차이점에서 좋은 배팅,안좋은 배팅이 결정된다.
몇경기 잘 맞았을때는 그렇지 않지만,한두경기 못치면 스스로 타격폼을 이리저리 달리하며 타격을 한것이 가장 큰 문제였다. 물론 심리적으로 ?i기며 빨리 뭔가를 보여주겠다는 압박감도 무시못할 이유중에 하나이겠지만,그렇다고 해서 안맞는 방망이가 드닷없이 잘 맞을리도 없을텐데 말이다.
당시 이승엽 도우미를 자처하며 발벗고 나섰던 김성근(현 SK감독) 감독 역시,한국에 비해 한단계 더 높은 수준의 일본투수 공에 대한 적응도 문제가 있었지만,경기때마다 자주 바뀌는 그의 타격폼을 집중적으로 바로 잡기위해 투자했었다.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상체다. 첫번째 사진과 두번째 사진에서 당장에 눈에 들어오는 부분은 하체동작이지만 상체를 유심히 한번 보길 바란다.두사진 모두 밀어서 홈런을 치던 장면을 담아왔다는 것을 잊지 말고.(잡아당겼을때와 밀어칠때는 동작이 또 다르기에)
첫 사진중 3번째 동작을 보면 스트라이드시 뒷쪽 팔꿈치가 상당히 뒷쪽까지 치우쳐져 있는걸 볼수 있다.(롯데 시절에는 첫번째 타격자세처럼 치기도 했다.) 그렇게 되므로 인해 앞쪽 어깨가 많은 도움닫기를 하기위해 잡아당겨져 있는것을 볼수 있다.투수입장에서 봤을때 저 순간 동작은 `클로즈 스탠스'가 될 정도다.물론 저당시에는 하체파워 대신 보다 큰 테이크 백 동작이 필요했기에 취했다는 점은 인정하지만 위에서도 언급했다시피 저 동작이 큰 만큼 타이밍을 스스로 잡아먹어 버렸던 것이다.타이밍을 투수에게 빼앗긴 것이 아니라 스스로 잡아먹었던 것이다.
이후 이승엽은 하체훈련에 집중투자를 한다.왜 다른 훈련에 비해 유독 하체훈련에 몰두했을까.
답은 간단하다.다리도 들지 않고 또한 테이크 백 동작이 큰 자신이 일본에서 홈런을 칠려면 타격동작을 바꿔야 했고 그러기 위해서는 하체파워가 뛰어나지 않으면 살아남기 힘들다는 것을 누구보다 자신이 크게 느꼈기 때문이다. 그럼 겨울에 하체훈련에 집중투자한 이승엽은 이후 어떻게 변했을까.
자 밑에 사진을 윗사진과 비교해 보자.두번째 사진은 작년시즌 중 카메라에 잡힌 장면인데,스트라이드가 될때 앞어깨가 당겨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타이밍을 잡아먹는걸 방지) 미리 타격준비 동작을 `오픈스탠스'에서 다리를 들지 않으며 그대로 미끄러지듯 스트라이드를 하는걸 볼수 있다.
스트라이드시 팔꿈치가 뒤로 잡아당겨지는 것을 방지한것이다. 파워도움닺기를 생략했다는 말인데,결론은 나왔다.그 파워도움닫기를 하체파워로 커버 한것이다.
시작과 점이 이루어지는 거리도 짧아졌으며 히팅시 힘을 모을수 있는 든든한 버팀목 역활을 하는 하체가 지금의 이승엽으로 다시 돌아온 것이다. 다음번 시간에 언급하겠지만,올시즌 도중 동료인 오가사와라와 타격폼에 관해 서로 이야기를 주고 받으면서 듣고 깨달은게 있다는 그의 발언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타격연속동작 사진은 세밀하게 찍은 아랫사진이 더 많지만 첫번째 사진을 아랫사진처럼 세밀하게 찍었다면 15장 이상이 나왔을 것이다.군더더기 없는 폼으로 돌아온것이다.
다리를 들면서 치는폼과 그렇지 않는 폼은 이렇게 차이가 크다.물론 두번째 사진도 다리를 들어서 치긴 한다.하지만 두번째 사진은 배팅파워 도움닫기 측면에서 다리를 든다기 보다는 순전히 타이밍을 잡기 위해 든다고 볼수 있다. 다리를 들고 스트라이드 했을때는 그 동작에서 타이밍이 맞지 않으면 좋은 타구가 나오기 힘들지만,다리를 들지 않으면 자신이 노리지 않는 공이 왔을때 대처법이 한결 수월해진다.이건 야구를 하지 않은 일반팬들도 생각해보면 이해가 갈것이다.
이승엽은 한국과 일본에서 똑같이 그 장점을 유지하고 있는것이 있다.
바로 손목 활용이다. 이승엽은 히팅이 이루진 다음에 한손을 놓지 않고 손목롤링에서 생기는 파워를 끝까지 이어가는 능력이 엄청나게 뛰어난 선수다.
손목활용을 잘한다는 것은 히팅 타이밍이 조금 늦었다 싶은 공이 왔을때 그공을 결대로 밀어서 장타를 칠수 있는 능력이 출중하다는 것인데,이승엽이 여타의 홈런타자들보다 신체적인 불리함을 안고도 밀어서 홈런을 잘 치는 이유가 바로 이점에 있다.(그 무시무시한 파워로 잠실구장 우측상단까지 밀어서 홈런을 치던 우즈를 생각해보자.하지만 우즈는 손목이용보다는 파워 그자체로 바같쪽공에 밀리지 않고 홈런을 치는 스타일이라고 볼수 있다.)
올시즌 손가락 부상으로 부진할때 타격동작이 가끔 바뀌던 이승엽이 생각난다.
이젠 이승엽도 상황상황에 맞게 스스로 미세하게나마 타격동작을 바꾸면서 타석에 들어서고 있다.
그리고 지금도 꾸준히 자신의 타격동작 연구에 몰두하고 있는것으로 안다.
올시즌 이후 미국에 진출한다면 또한번 자신의 타격동작을 바꿀것이다.
`변해야 산다' 하지만 `똑똑하지 않으면 살아남을수 없다'
지금동안 내가 본 이승엽은 이 표현이 가장 어울리는 선수다.
이승엽의 성공은 노력과 더불어 스스로의 변화를 알고 대처한 그의 똑똑한 머리도 분명 한몫을 했기 때문이다.
*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제글의 제목과 글쓴이가 바뀌어져 있는 카페나 블로그를 볼때마다 마음이 아픕니다.이글은 윤석구의 야구세상 에서 쓴글 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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