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초반 요미우리의 부진과 맞물려 이승엽의 방망이 역시 좀처럼 터질줄 모르고 있다.
현재(4월 5일 경기)까지 이승엽의 성적은 31타수 6안타 타율 .194 에 타점은 겨우 1개 뿐이다.
부담이 큰 4번타자 자리를 알렉스 라미레즈에게 물려주고 4일 경기부터 5번 타순으로 등장했음에도 연이틀 무안타에 허덕이고 있다.
이승엽 타격부진의 원인은 어디에 있을까. 자기 스스로도 `타이밍' 이란 말을 부진의 원인으로 진단했다.
한참을 생각했다. `타이밍' 이란 단어가 주는 의미에 대해서 말이다.
그런데 타격에서 타이밍은 모든것을 함축하면서도 기본이 되는 말이기에 아직 확실하게 꼬집어 말할수는 없다. 하지만 그 본인이 자신을 진단했을때 문제점이 타이밍이라면 필시 `배팅 타이밍' 이란 말인데, 개막 이후 지금까지 그의 타격자세를 보면 분명 이승엽의 타격이 아닌것은 사실이다. 개인적인 생각을 첨부해서 말하자면 지금 그의 타격은 타이밍도 문제지만 자신감 부족을 꼽고 싶다.
야구선수가 슬럼프가 오면 예외없이 징크스가 있고 이유가 뒤따르게 된다. 또한 슬럼프를 탈출하기 위해 갖은 방법을 동원하게 되는데 제일 우선시 되는 것이 바로 자신감이다. 야구를 멘탈 스포츠라고 한다. 그럼 이승엽의 자신감은 부족은 어디에서 비롯된 것이였고 어떤 점에서 사라지게 되었는지를 올시즌 현재까지 그의 타격을 보면서 느낀 부분을 몇마디 하고자 한다.
이승엽을 흔히들 게스 히터(Guess hitter)라고 한다. 우리가 게스 히팅을 하는 타자들을 말할때 `노림수가 좋은 타자' 혹은 `투수가 어떤 공을 던질 것인가를 미리 선점해서 대비하는 타자' 라고 쉽게 오해를 하는데 물론 이런 표현이 틀린 말은 아니지만 이게 꼭 정답이라고 볼수는 없다. 지금 이승엽은 게스 히팅은 고사하고 `적극적 배팅' 부분에서 한참을 생각해 봐야 하기 때문이다. 적극적인 공격과 게스 히팅의 상관관계는 분명 밀접한 관계가 있다. 2006년과 작년 후반 한참 페이스가 좋았을때 이승엽은 초구부터 적극적인 배팅을 하는 타자였다.
그가 게스 히팅을 잘한다는 것은 ' 자신이 예상하는 공" 이 온다고 확신이 들면 자신감 있게 예측타격을 했는데 올시즌에는 자꾸 망설인다는 느낌이다. 더 정확하게 말하면 어제(5일) 한신과의 경기에서 5회말 선두타자로 나와 상대 선발 이와타와 대결 했던 장면이 이승엽의 부진을 대변해준 대표적인 모습이다.
초구- 가운데 한복판 직구 그냥 흘러보내고 난후, 2구- 인코스 빠지는 볼, 3구- 몸쪽 공 밀어쳐서 좌측 파울을 쳐 볼카운트가 2-1로 투수가 유리한 상황이 왔다. 문제는 여기까지 오면 이미 타자는 투수에 비해 불리할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투수는 유인구로 스트라이크 비슷한 볼을 던져 타자를 유혹해 볼수 있는 여유도 생기며 이것 외에도 타자를 요리할수 있는 여건이 굉장히 풍부해진다. 하지만 타자 입장에서는 절대적으로 불리할수 밖에 없다. 스트라이크 비슷한 공이 오면 어떻게 해서든지 방망이가 나가야 하기 때문이다. 이승엽은 이와타의 네번째 가운데로 떨어지는 변화구를 쳤는데 2루수 히라노의 호수비로 안타를 빼앗겼다.하지만 정말 이승엽이 생각해 봐야 할것은 안타를 도둑질 해간 히라노의 호수비가 아니라 그 상황까지 온 그 자신을 돌이켜 봐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 빠르지도 않았던 한 가운데 초구 직구를 왜 그냥 흘러 보냈는가 에 첫번째 의아함을 느꼈고 4구째 타격은 게스 히팅을 한다고는 했는데 자신감이 결여된 타격동작이었기 때문이다.
한참 좋을때의 이승엽은 초구부터 자신이 노리는 공이 오면 여지없이 방망이를 돌렸다. 이건 타격의 기술을 떠나 자신감이 없으면 할수 없는 것이며 그만큼 투수가 던지게될 공의 종류를 미리 예상하고 타석에 들어와 타격을 했다는 말이다. 게스 히팅도 자신감이 없으면 함부로 할수가 없는 것이다.
4번째 공을 쳐서 2루땅볼로 물러난 타격도 자신감과 상당히 밀접한 관계가 있는 동작이다.
변화구를 노릴려면 변화구를 노리거나 직구를 노릴려면 직구를 노려야 할것이지(필자가 보기에는 확실히 변화구를 노리고 있었다. 다만 확신을 하지 못한 그의 자신감 부족) 분명 그 자신도 변화구가(이전 공3개 모두 직구였으니) 올거라고 예상은 했지만 막상 들어오니 대비를 하지 못한채 팔로만 스윙을 해 갖다 맞추는 타격이 되버렸다. 만약 그가 자신감이 넘쳤다면 그 공은 확실히 변화구가 올거라 예상이 되었던 공이었기에 자신의 스윙을 가져갔을 것이다. 엉덩이가 뒤로 빠진채 팔로만 스윙을 해서는 결코 좋은 타구가 나오지 않는다는 것을 그 자신도 잘 알고 있을텐데 말이다.
홈런을 많이 치는 타자에게 삼진은 부끄러운 것이 아니다. 거포들이 삼진이 많은 이유는 그동안 필자가 여러 선수들을 예로 들어 타격분석을 했으니 더 이상 언급하지 않겠지만 지금 이승엽에게 필요한것은 삼진의 두려움이 아니라 자신의 능력을 믿고 자신감 있는 스윙이 필요한 싯점이다. 이승엽 본인의 자가진단 처럼 타이밍이 맞지 않아 힘든것도 자신감이 결여되었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중 하나다.
이승엽이 게스 히터이던 배드볼 히터이던 그게 중요한게 아니다. 타격은 일단 자신감이 결여되면 아무것도 되지 않기 때문이다.
초구부터 적극적인 타격을 하는 것이 지금 그에게는 필요하다.
지금 이승엽은 단 한방이 필요한 싯점이다. 늘상 그렇듯 한번 홈런이 터지면 걷잡을수 없을 만큼 몰아치는 타격성향이 있기 때문이다. 그게 오늘이 될지 내일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분명한 것은 빨리 한방이 나와야 그 자신도 예전의 모습을 보여줄수 있을 것이다.
타격의 기술적인 변화, 그리고 작년과 비교했을때 달라진 점은 굳이 언급하지 않겠다. 올 겨울 수정한 타격동작을 지금에 와서 다시 바꾼다는 것은 말이되지 않기 때문이다.
한가지 염려스러운 것은 앞다리에 있다. 보폭을 크게 스트라이를 하는 대신 그 긴 시간을 안 잡아먹기 위해 이전 보다 더 빨리 다리를 드는 것이 느린 화면으로 보였는데 어제 경기 후 이승엽이 말한 타이밍에 굉장히 밀접한 관계가 있는 부분이다. [올시즌 이승엽의 타격폼에 관한 이야기는 다음시간에 자세히 하도록 하자]
다시 말하지만 지금 이승엽에게 필요한 것은 타격의 기술적인 문제보다는 심리적인 자신감 결여가 더 크다고 본다. 망설이지 말라. 초구부터 노리는 공이 오면 방망이를 돌려라. 그게 지금으로서는 해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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