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가 개막후 3연패에 빠졌다.
거기에 더해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에서 부상투혼을 발휘하며 많은 야구팬들의 사랑을 받았던 리드오프 이용규 마저 부상으로 이탈, 단순한 연패가 아닌 한시즌을 접어야 하는 상황까지 직면하게 됐다.
SK 와이번스를 홈으로 불러드린 KIA는 홈개막전에 대한 승리가 그 어느때보다 절실했다. 그건 작년시즌 팀간 상대전적에서 단 4승(14패)에 그치며 4강 진출 실패에 천적 역할을 했던 SK라는 점, 또한 올시즌 들어 아직까지 승이 없는 팀의 연패를 끊어야 하는 중요한 경기였기 때문이다. 여기에 덧붙여 SK 선발투수가 작년시즌 `KIA 킬러'였던 김광현이란 것도 또다른 목마름의 이유였다.
1회초 SK는 1사후 박재상과 김재현의 연속안타 후 올시즌 돌아온 4번타자 이호준의 중전적시타까지 이어 터지며 선취점을 뽑는다. 곧바로 이어진 1회말 반격에서 KIA는 2사 주자 1루(이종범 볼넷)상황에서 최희섭이 김광현의 바깥쪽 슬라이더를 통타, 자신의 시즌 1호 홈런을 역전홈런으로 만드는 기적(?)의 한방을 보여준다. 하지만 이날 경기에서 KIA의 순수한 힘으로 얻어낸 점수는 이걸로 끝이었다.
3회말 2사 1,2루에서 이종범의 유격수 라인드라이브 아웃당시 SK 나주환의 2루 악송구(실책)로 한점을 더 보태는데 그쳤기 때문이다. SK를 상대로 3회말까지 3-1 리드를 이끌었던것.
하지만 안되는 집안은 뭘해도 안되기 마련이다. 어쩌면 올시즌 KIA 시즌 전체를 판가름할수도 있는 악몽이 4회초에 발생했기 때문이다.
SK는 4회초 1사후 최정이 볼넷으로 출루, 정근우의 센터 오바 3루타로 한점을 추격하더니 박정권이 광주구장 우측 장외로 넘어가는 대형 투런홈런을 쏘아올리며 4회초에만 대거 3득점, 단숨에 4-3 역전에 성공한다.
사실상 박정권의 이 홈런은 승리를 매조지 하는 결승홈런이었으며 타이거즈에겐 3연패를 이어가는 뼈아픈 한방이기도 했다.
KIA 선발 릭 구톰슨은 7이닝 동안 피안타 8개(피홈런 포함),4사구 1개, 탈삼진 3개를 기록하며 4실점, 한국리그 데뷔전을 패전투수로 출발했다. 매 이닝마다 기복이 심한, 말 그대로 들쑬날쑬한 피칭을 보이며 종잡을수 없었던 구톰슨은 앞으로 한두경기 정도 더 지켜봐야 견적이 나올것으로 전망된다.
SK 김광현은 초반 제구력이 흔들리며 다소 불안한 모습이었지만 7이닝동안 KIA 물타선을 맞아 3실점(2자책)8탈삼진,5피안타(피홈런 포함)만을 허용하며 시즌 첫 승을 거뒀다. SK의 절대믿음인 정대현(0.2이닝)과 이승호(1.1이닝)도 별다른 위기 없이(?) 깔끔하게 틀어막으며 팀 2연승을 이끌었다.
[4회초 박정권의 역전 투런홈런 순간/ ⓒ 한국야구위원회]
▶ SK 답지 않은 실책 3개, 하지만 그걸 얻어먹지 못한 KIA 타선
SK는 이날 3개의 실책을 범했다.(나주환 2개, 정근우 1개)
하지만 KIA가 상대 실책을 빌미로 얻은 점수는 3회 나주환의 2루송구 미스로 인한 1득점에 불과하다.
볼넷은 눈물의 씨앗이며 박빙의 승부처에서의 실책은 패배의 지름길이란 야구의 평범한 진리마저 KIA는 스스로 외면한 것이다.
특히 중심타선으로 이어졌던 8회말 1사후 KIA는 이용규 대신 투입됐던 신인 안치홍이 때린 내야땅볼을 2루수 정근우가 실책을 범했고 이후 나지완의 볼넷으로 얻은 역전찬스에서 믿었던 최희섭이 바뀐 투수 이승호의 강속구에 속수무책으로 헛스윙 삼진을 당해, 마지막 기회를 발로 차버린다.
상대 실책이 없으면 좀처럼 득점을 올리기 힘들었던 작년시즌 물타선과 비교해 별로 달라진것이 없었던 올시즌 지금까지의 KIA 타선이다.
▶ 박정권의 장외홈런은 페어가 맞다
4회초 역전 투런홈런을 터트린 박정권의 타구는 파울이 아니다. 구톰슨의 초구를 통타한 이타구는 우측 장외로 큼지막하게 넘어갔는데 파울이냐, 페어냐의 판단은 어디까지나 폴대를 기준으로 하기 때문이다.
타구가 떨어진 지점은 파울 지역이 맞지만 공중에서 공이 펜스를 지나갈때의 위치는 페어안쪽이었다.
슬라이스가 생긴 타구의 목표점은 장외로 떨어진 지점이 아니라 펜스를 넘어간 시점이다. 만약 공이 떨어진 지점으로 홈런 여부를 판가름 한다면 김동주가 기론을 상대로 쳐낸 잠실구장 첫 장외홈런도 파울이다.
올시즌 도입된 비디오 판독의 첫 수혜자(?)로 박정권이 당첨됐지만 비디오 판독을 할 필요조차 없는 명백한 홈런타구였다.
이건 그렇다 치더라도 박정권의 홈런이 터지고 난후 일부 팬들의 행동은 정말로 부끄러운 장면이었다.
물병과 맥주캔은 목이 마르거나, 알콜섭취를 즐겨하는 사람들의 뱃속으로 들어가야 하는것이지 그라운드 안으로 던지라고 있는게 아니다.
[4회초 펜스와 충돌하며 복사뼈 골절상을 당한 이용규/ ⓒ KIA 타이거즈]
▶ 이용규 6주 진단은 사실상 KIA의 종말을 예고하는 부상
4회초 이용규는 정근우의 타구를 쫓아가다 펜스에 부딪치고 만다. 복사뼈 골절 부상.
냉정히 말하자면 그 타구는 펜스 플레이(펜스 맞고 나오는 타구 처리)를 했어야 했는데 너무 의욕이 앞선 플레이었다. 과거, 탄탄대로의 길을 걷다 한순간의 부상으로 나머지 선수생활을 저니맨으로 살아야 했던 강동우의 악몽이 되살아난듯한 이 부상은 최소 6주진단이 나왔다.
재활은 물론 경기감각을 끌어올리는데까지 시간을 계산하자면 사실상 전반기는 이용규 없이 치뤄야한다. 팀의 리드오프로서의 역할은 물론 파이팅 넘치는 플레이로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그의 부상은 이렇듯 KIA의 한시즌 농사를 망쳐버렸다.
▶ 김상훈의 인사이드 워크 능력은 최악
작년시즌 초반 부상으로 나가 떨어진 김상훈의 경기감각이 아직도 되돌아 오지 못한 걸까.
아니면 이게 올겨울 그렇게 열심히 했다는 선수 본연의 기량일까.
사실 포수의 능력을 명확하게 재단할수 있는 기준은 전문가들도 쉽게 구분하기 힘들뿐만 아니라 모든게 결과론적이기에 명확하게 좋고 나쁨을 판단할수는 없다.
투수가 호투를 펼치면 투수때문이고, 투수가 난타를 당하면 포수 책임이냐? 라는 명제에서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상훈이 올시즌에 보여준 수비능력은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든다.
필자 개인적으로 공부한 포수론(일전에 윤석구의 야구세상에서도 한번 포스팅한)을 기준으로 말하자면 투수가 던진 페스트볼이 2스트라이크 이후, 타자가 백네트쪽으로 파울타구를 연속해서 쳐내면 페스트볼에 대한 타자의 배팅 타이밍이 맞아가고 있다는 증거이기 때문에 위닝샷을 떨어지는 볼을 요구해야 하는데 같은 구종을 계속 고집한다.
비단 금번 SK와의 경기에서 뿐만 아니라 두산과의 개막경기에서 김동주에게 얻어맞은 싹쓸이 결승 2루타는 물론 김현수에게 허용했던 안타가 그랬다. 물론 김동주와 김현수는 리그 탑수준의 타자들이기에 결과론적일수도 있지만 볼배합이 맘에 안들었던 경우가 3경기째 이어지고 있다. 투수의 제구력을 판단하는 미트 위치의 잘못은 의견이 분분하겠지만 이 볼배합의 문제는 결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뿐만 아니라, 찬스에서 번번히 찬물을 뿌리는 그의 방망이 솜씨는 쉬어가는 타순의 중심선수라는 점이 더더욱 KIA 팬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사진/ 한국야구위원회 & KIA 타이거즈 제공
윤석구 (http://hitting.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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