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형(LG)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게 도루다. 올 시즌 현재(25일 기준)도 63개의 도루를 기록하며 막판 김주찬(롯데)과 치열한 타이틀 경쟁을 하고 있다. 최근 몇년간 한국프로야구의 도루 부문은 이대형의 이름을 빼놓고선 거론할수 없을 정도다. 이대형은 도루에선 이미 전성기를 보내고 있다. 3년연속 60도루 이상을 기록하고 있고 특별한 일이 없는 내년에도 이러한 패턴은 지속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하지만 도루를 제외하면 이대형의 전성기는 아직 찾아오지 않았다. 일각에서 문제시(or 기대)되는 그의 출루율 보완은 타격이 뒷받침 되어야 한다는 안타까움이 있긴 하지만 지금 상태로는 별다른 진전을 기대하기 힘들다.
발은 나이가 들어가면 자연적으로 무뎌지게 돼 있다. 이것은 단지 주력만 의미하는게 아닌, 순발력과 상황 판단능력도 해당된다. 아직은 젊기에 걱정이 없지만 발로 먹고 사는 이대형이 나이가 들어갈수록 팀에 보탬이 되지 못하는 선수가 될것은 충분히 예상 가능하다.
냉정히 평가하자면, 지금 이대형은 몇년연속 얼마의 도루를 기록했느니.. 하는 관심을 받을 때가 아니라고 본다. 출루율과 깊은 상관관계가 있는 도루, 그리고 좀 더 역사에 남을수 있는 선수로 기억되기 위해선 일단 타격능력을 끌어 올리는게 급선무이기 때문이다.
지금동안 이곳 윤석구의 야구세상에선 이대형의 타격분석을 여러차례에 걸쳐 언급 했었다. 그냥 분석이 아닌, 매우 방대하고 디테일한 면까지 다룰 정도로 누구보다 그의 타격발전을 기대했던 것도 사실이다. 왜냐하면 한국프로야구 역사상 한 시즌 최다도루 기록 보유자인 이종범의 84도루(1994년)를 뛰어넘는걸 원했기 때문이다. 이대형 타격분석 ▶ http://hitting.kr/665 ◀
야구의 발전을 논할시, 과거 전설적 스타플레이어들에 대한 회상이 길어지면 그건 발전이 없는거라고 보면 된다. 무슨 말이냐면 과거의 기록이 깨지지 않고 오랫동안 머물러 있다는건 그만큼 해당분야에 있어 새로운 선수출현이 없었다는 말이기 때문이다.
물론, 경이로운 기록은 쉽게 깨지거나 돌파하기가 어렵다. 하지만 야구에서 도루로만 한정한다면 한 시즌 84도루 기록은 이대형이라면 충분히 넘어설수 있을 것으로 봤다. 하지만 3년째 60도루(이것도 대단하지만)에 머물고 있는 이대형이다. 발은 슬럼프가 없다는 말도 이대형을 위한 명언처럼 들린다.
▲ 이분이 바로 일본야구에서 도루에 대한 개념을 바꿔버린, 그리고 역사상 최고의 1번 타자로 추앙받는 후쿠모토 유타카다.
일본프로야구 역사상 가장 뛰어난 1번타자로 손꼽히는 후쿠모토 유타카(전 한큐 브레이브스)라는 선수가 있다. 1972년 106개의 도루로 이부문 일본 신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선수이기도 하다.
후쿠모토는 도루 신기록을 세우기 전에도 이미 2년연속 도루왕을 차지하며 완벽한 대도의 모습을 보여줬다.
하지만 그는 1971년 시즌이 끝난후 도루개수를 더욱 끌어올리기 위해서 오프시즌 동안 타격연습에만 매달렸다. 그냥 도루만 잘하는 선수라는 인식을 뛰어 넘기 위한 그만의 노력이었다.
결국 그는 1972년 자신의 커리어 첫 3할 타율 돌파(.301)와 이전까지 3할대 중반에 머물던 출루율을 3할대 후반(.384)까지 끌어올리며 106개의 도루라는 전문후무한 대기록을 수립했다.
완성된 그의 타격능력은 이후 높은 출루율과 도루개수로 돌아왔고 덕분에 그가 14년연속 50도루와 13년연속 도루왕을 차지할수 있는 근간이 됐던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을 것이다. 어찌보면 몇년째 극심한 Weight shift(체중이동) 유형의 타법을 버리지 못하고 있는 이대형이 가장 본받아야할 인물중에 한명이 아닐까 싶다. 통산 1,065개의 도루로 이부문 일본 신기록 보유자이기도 한 후쿠모토는 은퇴후 주루코치가 아닌, 타격코치로 첫 지도자 생활을 했을만큼 선천적인 부분(도루)보다 후천적인 노력의 산물이 더 주목받기도 했었다.
▲ 이대형은 광주일고 선배이자 역대 한 시즌 최다 도루 기록 보유자인 이종범의 기록을 넘어설수 있을까?
매우 추상적인 잡념일수도, 그리고 여담이지만 먼 훗날 이대형이 은퇴를 한 후 지도자 생활을 하게 된다면 수비,주루 코치를 할까? 아니면 타격코치를 하게 될까?
물론 전자일 확률이 높지만, 하나의 노력으로 두가지를 얻었던 후쿠모토처럼 그 역시 타격과 도루는 뗄수 없는 바늘과 실과 같은 존재다. 멀리 갈것도 없이 84개의 한 시즌 최다도루 기록을 깨기 위해선 반드시 지금과 같은 타격스타일을 전면 수정해야 한다.
날렵한 동작으로 도루를 하는 그의 모습을 볼때마다 아쉬움이 교차되는 지금의 현실을 이대형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3년째 필자 머리속에서 떠나지 않는 궁금사항이다.
사진/ LG 트윈스, 오릭스 버팔로스 팬페이지, KIA 타이거즈
윤석구 (http://hitting.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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