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야구가 선수층이 두껍다는 것은 그간 많은 국제대회에서 팬들이 피부로 느낀 부분이다.
작년 12월 베이징 올림픽 아시아예선에서 우리와 맞붙었던 일본대표팀은 부상으로 출전하지 못했던 3루수 오가사와라 미치히로(요미우리)를 대신해 2007년 센트럴리그 홈런왕에 빛나는 무라타 슈이치(요코하마)가 출전할만큼 리그수준이 높다.(물론 모두 1루도 가능한 선수들이다)
만약 이번 베이징 올림픽때 미국에서 뛰고 있는 선수포함 일본국적을 가진 모든 선수들이 참가를 한다면 외야부분은 극강의 선수 한명이 후보로 빠져야 하는 상황까지 벌어진다.
마쓰이 히데키,후쿠도메 코스케,스즈키 이치로 로 구성된 메이저리그 출신 이외에 자국리그에서 뛰고 있는 아오키 노리치카는 벤치에 앉아서 게임을 구경 해야될 정도다. 물론 아직 올림픽기간에 일본출신 메이저리거들이 자국대표팀에서 뛸수 있을지 없을지는 확정된게 없지만 말이다.
아오키 노리치카(야쿠르트 스왈로즈)는 `제2의 이치로'라 불리우는 선수다.
이치로와 비슷한 키(175cm)에 포지션도 외야를 맡고 있으며 빠른발과 뛰어난 컨택트 능력까지 보유한 그는 무엇보다 첫 풀타임 출전인 데뷔 2년차(2005년)에 202안타를 치며 이치로(1994년 210안타)에 이어 일본프로야구 사상 2번째로 200안타를 기록하는 선수가 되었다.또한 그는 작년까지 이치로도 기록하지 못한 3년연속 190안타 이상을 기록한 최초의 선수가 되었을 뿐만 아니라 홈런 역시 해마다 상승(2005년-3개 2006년-13개 2007년-20개)하는 무서운 선수로 성장해 버렸다.
아오키의 거의 모든 부분이 이치로의 그것을 보는듯 해서 이치로의 재림이라고 불리우지만 그의 타격동작 역시 이치로와 상당히 흡사한 부분이 많다.
이번 Batting Theory 55번째 시간은 `포스트 이치로' 라 불리우는 1982년생의 이 젊은 선수가 그 주인공이다.
[2006년 미-일 올스타 게임 당시 일본대표로 출전했던 아오키 노리치카]
얼핏 타격동작을 보면 이치로와 흡사한 부분 보다는 다른점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이치로가 아주 좁은 스탠스에서 테이크 백(Take Back)없이 스트라이드를 하면서 타격을 하는 선수라면 아오키는 스트라이드가 끝난 후 짧지만 백스윙을 하는 선수이기 때문이다.
또한 준비자세에서 넓은 스탠스와 앞다리를 한번 안쪽으로 접었다가 아주 굉장히 넓게 스트라이드를 하는 특징을 보이는 점도 이치로와는 차이가 있다.
야구의 교과서적인 측면(사실 타격에서 이 교과서라는 말은 쓰레기통에 다 버려야할 기준이다)에서 흔히들 이런말을 지도자들이 한다.
`스트라이드 보폭은 넓게 하면 좋은 타격을 할수 없다.' 라던가 `스트라이드 동작을 넓게 가져가면 파워포지션으로 이동할때 중심이 흐트러질 가능성이 크다.' 라며 짧은 스트라이드를 할것을 주문한다.물론 맞는 말이긴 하다.
내딪는 앞발이 넓어지면 그만큼 그 중심을 잡기가 힘든건 사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선수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는다면 이것이 꼭 교과서적이라고 말할수는 없다. 아오키의 이 타격연속동작이 그 대표적인 사례라 해도 과언은 아니다.
또한 아오키의 타격이 절대적으로 금지된 타격이론에서 어긋나는 부분도 있다.
히팅임펙트 순간에 몸의 중심을 잡아주는 뒷발이 이탈되고 있기 때문이다. 위의 사진 아래 오른쪽 가장자리의 장면은 임펙트 순간이다. 그 스탠스와 그 다음장면에서의 스탠스를 보면 다리의 간격이 다르다.
이건 무엇을 뜻하는 것일까. 절대로 이탈이 되면 안된다는 뒷발이 앞으로 이동이 된것이다.
그렇게 이탈된(이탈 보다는 끌고 나왔다는 표현이 맞을듯) 뒷발에도 불구하고 그는 언제나 멋진 안타를 치는 선수다. 사실 히팅임펙트시 뒷발이 꼭 고정될 필요는 없다.(이 문제 때문에 필자는 몇달간 자료를 수집하고 고민을 했던 적이 있다.)
특히나 밀어서 안타를 생산할때는 종종 뒷발이 이탈이 되는 선수들이 생각보다 상당히 많다는 것을 발견했었다. 작년 LG의 조인성 선수가 밀어서 홈런을 쳤을때도 그러한 장면을 목격한 적이 있었는데 밀어서 타격을 할때는 몸의 회전이 잡아당겨서 칠때보다 적기에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결론지었다.(이부분은 따로 시간을 내어 다음에 자세히 언급하기로 하자)
하지만 아오키는 잡아당기는 타격에서도 이러한 현상을 보인다. 그건 그가 여타의 타자들에 비해 아주 넓은 스트라이드를 하기에 나타나는 현상이며 임펙트후 파워를 이어가는 마무리동작에서 그 파워를 잃어버리지 않고 이어가기 위한 그만의 노하우라고도 할수 있다.
또한 그는 아주 짧게 팔꿈치가 돌아나오고 손목을 활용하는 능력이 굉장히 뛰어나다는걸 볼수 있다.
그리고 이치로가 그러하듯 활로스로우 동작에서 뒷손을 놓치 않고 끝까지 방망이를 손으로 잡고 롤링의 힘을 더해주고 있다.
아오키는 처음 타격을 시작할때 배팅 타이밍을 잡는 시작점도 굉장히 빠른선수중 한명이다.
그렇기에 아주 넓은 스트라이드 보폭을 하면서도 맞추는 능력이 뛰어난 것이다. 즉 긴 시간이 필요한 하체이동이지만 그 이동을 여타의 다른타자가 투수의 피칭을 보면서 시작하는 것보다 빨리 가져간다는 말이다. 이건 매의 눈과 같은 날카로운 선구의 능력과 배트 컨트롤 그리고 배팅감각을 보유하고 있지 않으면 불가능한 타격동작이다. 어떠한 구질,어떤 코스의 공이라도 칠수 있다는 이치로의 타격과 비교했을때
비록 하체의 이동과 방망이 발사지점은 다르지만 흡사한 면이 이렇듯 굉장히 많다는걸 볼수 있다.
훗날 이치로가 은퇴를 하더라도 일본야구는 그의 부재를 고민할 필요가 없다.
아오키라는 이 걸출한 선수가 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2005년에 리그 타율왕(.344)과 최다안타왕은 물론 베스트 9 에도 뽑혔으며 신인왕까지 차지해 버렸다.프로 입단 해인 2004년 고작 16타석에 불과했던 그의 이런 활약에 일본열도가 흥분을 했던것은 당연한 현상이었다.
2006년에도 그는 .321의 타율과 192안타(최다안타왕)13홈런을 기록했으며 작년에는 타율 .346(1위) 안타 193개 20개의 홈런을 기록해 갈수록 장타력까지 발전하는 실력을 선보였다.
무엇보다 아오키의 훗날이 장미빛인 것은 이것 이외에도 그의 볼넷과 삼진 비율이다.
2005년 그의 엄청난 활약뒤에 그를 혹평하는 부분이 있었는데 이공 저공 가리지 않는 그의 타격성향으로 인한 배드볼 히터라는 오명이 바로 그것이다. 2005년에 그는 무려 113개의 삼진을 기록했다. 하지만 2006년에는 두자리로 삼진숫자(78개)를 줄였으며 작년에는 66개의 삼진만을 기록해 이러한 우려와 혹평을 종식시켜 버렸다. 이 기간동안 4사구 역시 급증(37개-68개-80개)해 출루율 역시 상승하게 된다.
일본야구가 무서운 것은 그들의 저변(4,200개 가까운 고교팀수)과 체계적인 선수관리,그리고 야구를 위해서라면 투자를 게을리 하지 않는 시스템과 열정에 있다.
당장 국제대회에 통할 국가대표팀을 3개정도는 만들수 있는 엄청난 선수층은 우리 입장에서는 부러움의 대상이 아닐수 없다.
아오키 노리치카.
작년시즌까지 한솥밥을 먹었던 세스 그레이싱어의 요미우리 진출에 그를 만나면 반드시 이기겠다는 발언이 얼마전 언론을 통해 언급됐다. 이건 팀이 같은 도쿄를 연고지로 하는 요미우리와의 라이벌 관계를 떠나 그의 강한 승부욕을 엿볼수 있는 대목이다. 올시즌 그의 활약과 더불어 혹여 다시 한국과 만날수 있는 베이징 올림픽 본선에서 그를 유심히 한번 지켜보자.
*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제글의 제목과 글쓴이가 바뀌어져 있는 카페나 블로그를 볼때마다 마음이 아픕니다.이글은 윤석구의 야구세상 에서 쓴글 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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