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콜돼'  `엽기사자'  `개그히터' 삼성 라이온스 박석민(23)의 별명들이다.
독특한 헤어스타일, 타석에서 몸을 한번 비틀며 투수를 바라보는것, 헛스윙과 동시에 포수쪽으로 넘어지는 장면, 파울타구를 잡은 이후 덕아웃에 걸쳐앉기. 그의 이름만 들어도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모습이다.

올시즌 박석민은 팀의 4번타자로써 최고의 시즌을 보낸것 이외에 "그라운드의 개그맨"으로도 주가를 올렸다. 의도된 행동인지 아니면 이미지 고착을 위한 필살기(?)인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어찌됐던 팬들에게 야구외적인 볼꺼리를 제공했던 2008년이었다.

박석민과의 인터뷰는 생각보다 힘들었다. 번번히 약속을 어겨 당일날(19일) 3번의 연락끝에 이뤄졌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럴수밖에 없었던 이유도 있었다. 처음 연락할때는 볼일이 있다면서 저녁 6시쯤에 하자고 해서 불발됐고 6시가 되어서 연락을 해보니 시끄러워서(주변상황) 9시로 미뤄졌기 때문이다.
그런데 인터뷰를 했던 9시에도 변함없이 시끄러웠다. 이번에는 어린아이의 울음소리(박석민 조카로 추정)때문이었는데 전혀 개의치 않고 태연스럽게 말을 하는 그의 모습에 웃음이 터져나왔다. 

                                                       
▶ 상무시절 경험이 지금의 나를 있게 했다

박석민의 캐릭터를 머리속에 그려넣고 첫 질문부터 과감하게 시작했다.

윤석구의 야구세상 - 안녕하세요. 태터앤미디어(TATTER&MEDIA) 윤석구의 야구세상입니다. 전화번호가 상당히 특이하네요. xx18 인데 잘못 오해를 할수도 있는 번호인데 과감히(?) 이 번호를 선택한 이유가 뭔가요?

박석민 - 아 !! 생각해보니 그럴수도 있겠네요.(웃음) 원래 18번은 한국프로야구에서 특별한 의미가 있는 번호잖아요. 감독님(선동열)의 현역시절 번호니까요. 그런데 공교롭게도 아마시절 제 번호가 18번이었어요. 개인적으로도 좋아하구요. 그래서 전화번호 끝이 18 입니다.

윤석구의 야구세상 - 첫 질문이 이상하지 않았나 모르겠네요. 개인적으로 궁금해서 물어본겁니다. 워낙 캐릭터가 "엽기"나 "개그" 쪽으로의 이미지가 강해서요.  프로입단 후 2년동안 성적이 좋지 않았는데 상무에서 돌아온 올시즌 팀의 4번타자를 맡을 정도로 성장했습니다. 특별한 비결이나 달라진 점이 있습니까?

박석민 - 가장 중요한 것은 조급함이 사라졌다는데 그 이유를 들수 있어요. 음.. 그러니까 제가 삼성에 막 입단할 그 당시에는 1군에서의 기회가 그렇게 많지 않았거든요. 그렇다보니 타석에 들어서면 ' 뭔가를 빨리 보여주지 않으면 2군으로 내려갈지도 모른다" 라는 조급함이 항상 있었어요. 그렇다 보니 나쁜공에 자꾸 방망이가 나가고 그러다가 2군으로 내려가고 또 1군에 올라오고... 같은 패턴이 반복된거죠.
그런데 올해는 시즌전부터 감독님이 저에 대한 믿음을 자주 언급하시고 실제로도 그렇게 해주셨어요. `차분히 해라' `못쳐도 좋으니까 자신감있게 해라' 라며 격려를 많이 해주셨죠. 이런부분이 밖에서 보기에는 아무것도 아닌것 같아도 제 입장에서는 굉장한 힘이 됐어요. 타석에 들어서면 여유도 생기고 그렇다 보니 서두르지 않고 나만의 배팅을 할수가 있었거든요. 올해 나름의 성적을 올렸던 것도 이런 부분이 컸다고 생각해요.

윤석구의 야구세상 - 군(상무)에서 느낀것은 뭔가요? 음... 그러니까 상무에서 경기를 뛰면서 달라진점이나 깨달은것 등. 이런 부분에서도 할이야기가 많을것 같은데요.

박석민 - 이게 그렇습니다. 야구선수는 시합을 많이 뛰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아마시절에는 유망주라는 소리도 많이 듣고 또 실제로 시합때마다 중심타자로 경기를 많이 뛰다가 프로에 와서 보니 시합출전이 거의 없었어요. 물론 2군 경기는 뛰었지만 1군과는 차원이 틀리니까 어쩌다가 1군에 올라가면 감각적인 차원에서 문제가 많았었어요. 2군에 오래있으면 영원히 2군선수 밖에 되지 않아요. 어떻게 해서든지 1군 투수들의 공을 많이 상대를 해봐야(비록 당장에 성적은 좋지 않더라도) 그게 경험이 되는것이고 훗날을 위해서도 바람직한 일이죠. 물론 팀의 현실을 고려하면 모두 다 그렇게 할수는 없겠지만요.

상무에 있을때는 끊김이 없었다고나 할까요? 경기를 꾸준히 나가니까 그 리듬에 익숙해져 가면서 자연스럽게 감각이 항상 몸에 배어있는거죠. 올시즌도 기복없이 나름의 성적을 냈던 것도 상무시절의 경험이 큰 도움이 됐다고 생각해요.

윤석구의 야구세상 - 군입대전과 올시즌의 타격폼을 보면 약간 달라진 점이 있던데.. 입대전에는 짧게 스텝을 했는데 올시즌에는 리프팅(다리를 들어올리는) 동작이 더 커졌네요. 이러한 변화의 차이점이라고나 할까? 자신의 타격자세에 관한 말씀 부탁드려요.

박석민 - 네. 올해는 타격시 앞다리를 군입대 전보다 더 많이 들어올리면서 쳤는데 상무시절때부터 그렇게 한겁니다. 타자마다 다르겠지만 저는 다리를 많이 들어올리면서 치는게 저한테 맞는것 같더라구요. 다행히 시즌초반부터 잘 맞아나가서 안심을 했었어요. 이폼이 좋으니까 앞으로도 꾸준히 이 자세로 칠겁니다.

윤석구의 야구세상 - 박석민 선수와 절친한 것으로 알려진 LG의 정의윤 선수와 KIA의 김주형 선수가 공교롭게도 22일 상무에 입대합니다. 그곳을 먼저 갔다 왔고 또 갔다와서 기량이 더 좋아졌으니 군선배로써 이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나 조언같은거 있으면 한말씀 해주시죠.

박석민 - 상무에 가면 생각보다 개인시간이 많아요(웃음) 저는 시간날때마다 틈틈히 일본야구를 시청했는데 보는것도 도움이 많이 됐어요. 그쪽 선수들 타격폼이나 타이밍을 잡는 방법 등등. 배울점이 많더군요. 의윤이나 주형이도 아마 그럴듯 싶네요.(그러지 않을수가 없다고 함) 그리고 부상을 항상 조심하라고 조언해주고 싶네요. 저는 상무에서 첫해에는 3루수로 20경기정도 뛰다가 부상때문에 지명타자로 돌아섰는데 굉장히 힘든 시기였어요. 공룡(김주형)이는 잘할겁니다. 의윤이도 마찬가지고요. 같이 운동을 해봤기 때문에(이들은 2003년 청소년대표팀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인연이 있다) 이놈들의 능력을 잘 알죠. 분명 군대를 갔다오면  달라져 있을겁니다.


▶ 올시즌 팬들을 배꼽잡게 했던 상황들

윤석구의 야구세상 - 존경하거나 닮고 싶은 선수가 있나요? 팀에서는 어떤 선배들이 잘 챙겨주는지.

박석민 - 가장 잘 챙겨주는 선배와 존경하는 선배님이 동일 인물인데 바로 양준혁 선수에요. 양준혁 선배님의 평소 훈련하시는 모습을 보면 그 나이인데도 정말로 열심히 하시죠. 저렇게 열심히 하시니까 오랫동안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구나... 라는 생각을 합니다. 제가 본받아야할 점이 많아요. 그리고 외국선수중에는 음... 저는 메이저리그는 잘 안보고 일본야구를 자주보는데 오가사와라 미치히로 선수와 타카하시 요시노부 선수가 참 멋져보이더군요. 저랑 다른 좌타자들이지만 오가사와라는 스윙이 멋지고 타카하시 선수는 다리를 높이 들면서도 타이밍을 잘 맞추는것 보면 제가 배울점이 있는듯 싶어서요.

윤석구의 야구세상 - 시합때 사용하는 방망이 무게가 어떻게 되는지 궁금합니다.(엽기적인 말이 나와서 깜짝 놀랬다.)  사실 방망이 무게는 10g 정도의 미세한 차이도 선수 스스로 금방 느낄수 있다고 하는데..

박석민 - 이 이야기하면 또 "개그캐릭"으로 오해할텐데.. 음 그래도 솔직히 말해야겠죠?(웃음)
제가 원래 굉장히 가벼운 방망이를 사용해요.(850g) 그보다 좀 더 무거운 방망이도 몇개 가지고 있구요.(연습용으로) 시즌초부터 850g 방망이가 잘 맞길래 꾸준히 사용했어요. 그런데 어느날 그 방망이의 무게를 달아보니 890g 으로 나오더라구요. 깜짝 놀랬어요. 가지고 다니는 시합용 방망이 무게를 달아보니 죄다 880g-890g 이더라구요.그러니까 난 850g 짜리 방망이가 잘맞는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라 880g-890g 짜리가 잘맞았던 겁니다. 어쩐지 연습용 방망이와 시합용 방망이 무게가 차이점이 없다.. 했어요. 이건 제가 실수 한거지  개그캐릭터와는 무관합니다.

윤석구의 야구세상 - 흐흐~ 그러니까 박석민 선수는 850g 방망이를 사용하고 있다 생각했는데 모두 880g-890g 무게의 배트였군요. 그런데 그걸 왜 빨리 못느꼈는지.. 배트 무게는 수시로 달아보지 않나요?

박석민 - 수시로 달아보는데 왜 그랬는지를 모르겠어요. 저도 놀랬다니까요. 850g 이라 생각했던 방망이가 880g-890g 이란걸 알게 된 후에는 배트가 엄청나게 무겁게 느껴졌어요.(웃음)  내년에는 지금보다 10g 정도 가벼운 방망이를 사용할까 생각중입니다.

윤석구의 야구세상 - 아니 원래 사용했던 850g 짜리로 쓰시지..(웃음) 그건 그렇고 올해 타석에서 혁대 바클이 튕겨져서 풀어진 사건 기억나시죠? 그때 언론에서도 난리났었고 페러디까지 나온걸로 아는데...그거 왜 그런겁니까?

박석민 - 아 이거 말하기가 곤란한데...(웃음) 그날 시합전 연습할때 한번 풀어졌었어요.  살이 쪄서 바클 이빨이 헐렁해졌거든요. 살이 쪘다고 느꼈으면 좀 느슨하게 해야하는데 안쪘다는걸 보여주기 위해(뭘?) 그위치 그대로 조여놓고 타석에 섰다가 다시 풀어진겁니다.


▶ 내년 목표는 3할 30홈런

윤석구의 야구세상
- 아놔. 정말 미치겠네요. 개그맨 기질이 다분한데 뭘 아니라고 그러시는지... 타석에 들어설때 어떤 생각으로 들어가는지 궁금합니다.

박석민 - 예전에는 타석에 들어서면 머리속이 복잡했어요. 그런데 그게 좋지 않다는걸 알게 된 후부터는 생각을 단순하게 하고 타석에 들어서는데.. 음.. 어떤 공을 노리는것 보다는 그냥 눈에 보이는대로 칠려고 해요.
특별히 노릴때가 있긴 한데, 특히 주자가 나가있을 경우가 그래요. 주자가 있을때는 투수의 볼배합이 달라지거든요. 그게 읽혔다고 생각했을 경우에는 확실히 노려서 칩니다.  타석에 들어서면 절대로 투수에게 지지 않겠다 라는 생각을 합니다.

윤석구의 야구세상 - 7개구단 투수중 가장 상대하기 싫은 유형의 투수는 누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그리고 강한 유형의 투수는?

박석민 - 저는 원래 좌투수에겐 굉장히 강해요. 편하기도 하구요. 그런데 유독 금민철(두산)과 정우람(SK)에게는 약했던 기억이 있네요. 아마 올시즌 이들에게 단 한개의 안타도 치지 못했을 겁니다. 제가 두산과 SK전에서 약했던 것도 이 투수들 때문이에요. 찬스에서 타석에 들어서면 꼭 이 투수들이 올라왔거든요.

윤석구의 야구세상 - 개인적으로 야수들의 성장가능성을 볼때 유연성을 많이 따지는 편입니다. 유연성이 있는 선수들을 보면 부상이 와도 금방 회복되는 경향이 있어 장수하는 선수들이 많더라구요. 내가 보기엔 박석민 선수의 몸이 굉장히 유연한것 같아요. 본인은 어떻게 생각을 하는지?

박석민 - 잘 보셨네요. 제가 상당히 몸이 부드럽고 유연한 편입니다. 오랫동안 선수생활 해야죠.

윤석구의 야구세상 - 끝으로 내년시즌 목표와 각오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박석민 - 일단 올시즌보다는 무조건 더 좋은 성적을 올리는게 목표입니다. 그리고 올해는 본의 아니게 개그캐릭터로 팬들에게 인식됐지만 삼성이라는 이미지에 걸맞게 내년부터는 자제할 생각입니다.
개인성적은 3할이상 30홈런 입니다.

윤석구의 야구세상 - 개그 캐릭터와 삼성구단의 이미지는 또 무슨 관계가 있는지 모르겠네요.(웃음) 그리고 홈런 30개면 올시즌 추이로 봤을때 거의 홈런왕 경쟁이 될정도인데 목표치가 대단하시네요.

박석민 - 아 맞다. 이거 우리둘(?)만의 이야기로 끝나는게 아니라 기사로 내보내는거죠? 음.. 아까 한말 취소입니다. 30홈런이라고 목표를 밝힌 것은 남자는 꿈을 크게 가져야 하기 때문에 그런겁니다. 그러다가 정말로 쳐버리면 대단한거구요.(웃음) 다시 말할테니 이말로 대신 써주세요.(한참을 생각하다가)
"내년시즌에는 무조건 타점을 많이 올리겠습니다. 중심타자의 타점이 늘어나면 당연히 팀성적도 좋아지니까요. 내년에는 팀이 꼭 우승할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기대해 주세요."

윤석구의 야구세상 - 이미 제 귀에 들어갔기 때문에 안쓸수가 없습니다. 팬들이 봤을때 오해(?)를 않게끔 잘 써보겠습니다. 그런데 개그 캐릭터 이미지가 안보이면 굉장히 아쉬울듯 한데 조금 섭섭하네요.

박석민
- 그건 또 모르죠. 자제는 하겠지만 야구라는 것이 하다보면 워낙 변수가 많아서...

 

유쾌,자신감,개그  이 세가지 단어가 머리속을 지배했던 인터뷰였다. 정말로 박석민 선수는 그래 보였다.
농담속에 뼈가 있고, 진실속에 개그가 있었다. 그리고 너무나도 솔직했다.
인터뷰 내용을 글속에 모두 담기에 벅찰정도로 한가지 질문에 속사포처럼 대답을 했다.
그리고 본인에게 팬들이 무얼 바라는지도 잘 알고 있었다.

사실 우리나라 야구선수들의 인터뷰를 보면 천편일률적인게 많다. 개인성적보다는 팀 성적이 우선이다  부터 시작해서 홈런보다는 타점을 많이 올리고 싶다 등등 말이다.
하지만 박석민 선수는 그렇지가 않았다. 왜냐면, 그 자신이 잘해야 팀이 우승할수 있기 때문이란다. 물론 삼성이라는 팀에 소속되어 있다는 자부심도 대단했지만.

이 젊은 선수의 미래는 어떠한 모습일까? 모르긴 몰라도 자신감으로 가득찬 그의 목소리를 듣노라면 그렇게 큰 걱정을 할필요가 없을듯 싶다. 몇년사이에 훌쩍 커버린 그의 마인드는 내년시즌 아니 미래의 삼성타선의 주역임에는 틀림이 없었기 때문이다.

박석민의 앞날에 항상 행운이 깃들길 바라며...


사진/ 삼성 라이온스, 내몸엔 파란피가 흐른다

윤석구 (http://hitting.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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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에도 괴벨스와 같은 인간이 있다. 다만 남자가 아니라는 것만 다를뿐...사람들의 인지부조화가 만들어 낸 희대의 괴물이지.. 뭐 그렇다고.. KCN 야구해설위원 & 광주 MBC-R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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