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해외진출 선수중 오프시즌 동안 단연 화제를 몰고 다니는 선수는 임창용(야쿠르트)인가 보다. 국내언론들은 일제히 어제(25일) “임창용, 야쿠르트와 3년간 12억엔(약 166억원)에 계약”라는 거창한 타이틀을 제목으로 뽑았다. 물론 제목 앞에 ‘일본언론’ 이라고 추임새 격으로 언급한 곳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그냥 임창용이 야쿠르트와 계약이 확정된 것처럼 보도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임창용의 야쿠르트 잔류는 확정된것이 아니다. 이것은 상식이 있는 사람이라면 곧이 곧대로 믿을수 없는, 한마디로 우물가에서 숭늉찾는 격이다.
국내언론도 그렇지만 일본 언론도 섣부른 예측 기사를 심심치 않고 내보내는데 일본의 ‘닛칸스포츠’에서 언급한 임창용 기사는 ‘확정’이 아니라 ‘예측’이다.
대충 줄거리를 요약하자면, 임창용이 3년간 총액 12억엔으로 원소속 구단(야쿠르트)에 남을 것이다. 임창용이 파격적인 계약조건으로 야쿠르트에 잔류것으로 보인다. 등 아무것도 결정된 사항이 없음에도 마치 임창용의 거취 문제가 확정인냥 보도했다. ‘됐다’와 ‘확정’ 그리고 ‘것이다’와 ‘보인다’는 의미가 엄연히 다른 문체다. 대충 보면 그말이 그말 같지만, 확정은 반론의 여지가 없음을 의미하고 보인다는 글쓴이의 주관이 담긴 즉, 이렇게 될것이다의 불확실성을 내포하고 있는 말이기 때문이다.
국내언론들은 닛칸스포츠의 기사 내용을 인용하면서 마치 임창용이 야쿠르트와의 재계약이 확정된것처럼 보도 했다. 하지만 조금만 자세히 들여다 보면, 그리고 임창용 입장에서 생각해 보면 이것은 용감한 오보다. 일전에도 이야기한바 있지만, 지금 임창용의 일본내 위상은 가히 상상을 뛰어넘을 정도다.
올 시즌은 유독 각팀의 전문 마무리 투수들의 부진, 특히 중요한 포스트시즌에서 발목이 잡히는 경우가 잣았다. 요미우리의 마크 크룬은 말할것도 없고, 양리그 세이브왕 홀더인 이와세 히토키(주니치)와 브라이언 스코스키(세이부)도 불안한 모습이고 한신의 후지카와 큐지 역시 마찬가지다. 그렇기에 내년시즌을 위해 무엇보다 임창용과 같은 확실한 마무리 투수 보강이 시급한 구단도 있는게 사실이다.(요미우리처럼) 올해 12개팀 마무리 투수들중 유일하게 블론세이브가 없었던 임창용의 주가상승은 어쩌면 당연한 현상.
임창용 입장으로 되돌아가 보면, 2007년 임창용은 야쿠르트 구단과 3년계약을 맺었다. 통상적으로 야구선수의 1년은 12월 31일이 아닌 11월 말까지이기에 임창용은 2010년 11월 30일까지는 야쿠르트 소속이다.
12월 1일이 되어야 재계약 협상을 논할수 있다는 뜻이다. 결국 임창용은 12월 1일부터 공식적으로 FA 신분이 돼 다른 구단과의 협상을 함에 있어서 제약이 없어진다. 항간에서 나오는 임창용의 요미우리행 설이 그냥 설로만 끝나고 있는 것도, 아직은 임창용이 야쿠르트 소속이기에 사전접촉(탬퍼링)을 할수가 없기 때문이다.
야쿠르트 구단의 섣부른 임창용 끌어안기에는 두가지 이유가 있다.
하나는 부자구단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저러한 엄청난 몸값을 제시한 것은 손대지 말라는 사전경고, 또 하나는 요미우리 구단을 다분히 의식하고 있다는 일종의 피해의식의 발로이다.
지금 야쿠르트 구단은 임창용 거취문제로 인해 몸이 제대로 달아올랐다. 야쿠르트에는 일본 최고의 교타자인 아오키 노리치카라는 거물타자가 있다. 솔직히 야쿠르트 구단에서 가장 먼저 해야할일은 임창용이 아닌 아오키와의 연봉협상이다. 이 선수도 메이저리그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는데(지난 시즌후 구단에서 제시한 -10년 40억엔-을 거절) 구단에서 임창용 문제부터 해결하겠다고 하는것은 내년시즌 팀이 상위권 진출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선수가 임창용이기 때문이다.
아오키의 올해 연봉은 3억엔이다. 이는 후루타 아쓰야 전감독이 현역시절때 15년만에 3억엔의 연봉을 받은 이후 야수로써는 최단시간만에 도달한 최고액이다.
아시아 담당 스카웃트 책임자가 만사를 제쳐놓고 임창용에게 매달리고 있는 것은 다분히 요미우리를 의식하고 있음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12월 1일이 되면, 임창용 입장에서는 야쿠르트가 12억엔을 불렀다 해도 요미우리가 그보다 더 큰 액수를 주겠다 하면 그걸로 게임은 끝난다.
아직 요미우리가 조용히 있는 것은 본문에서 언급했듯, 사전접촉 문제가 걸려 있기 때문이지 야쿠르트와 요미우리간의 임창용 쟁탈전은 아직 시작도 안한 상태라고 보면 된다.
물론 임창용 입장에서는 이러한 상황이 즐겁다. 자신을 데려가기 위한 다른 팀들과 야쿠르트의 쟁탈전은 그 자체가 몸값 상승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어느 멍청한 에이전트(또는 선수가) 아직 FA 신분이 아닌 시점에서 원소속 구단의 계약내용만 보고 쉽게 도장을 찍겠는가?
최근 야쿠르트는 같은 도쿄를 연고지로 하고 있는 요미우리에게 알토란 같은 핵심선수들을 여러차례 빼앗긴 경험이 있다. 올 시즌 리그 홈런왕 알렉스 라미레즈는 2008년 야쿠르트에서 요미우리로 이적했고 에이스 노릇을 했던 세스 그레이싱어 역시 요미우리에 뺏겼다. 다름 아닌 돈싸움에서 요미우리와는 상대가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야쿠르트 입장에서도 팬들을 의식하지 않을수 없다. 하지만 요미우리는 이러한 것들에 대한 것은 인정사정을 두지 않는 구단이란 것을 명심해야 한다.
항간에서는 요미우리가 임창용을 잡기 위해 연봉 6억엔까지 뿌릴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돌고 있는 것도 상상을 초월하는 요미우리 구단의 전례를 감안하면 결코 허황된 빈말이 아니다.
지난해 일본시리즈 우승후 앞으로 10년연속 V10을 하겠다는 와타나베 쓰네오 회장의 장담이 불과 1년만에 실패로 돌아간 지금, 뭔짓을 해서라도 임창용을 반드시 영입하겠다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그리고 요미우리니까 그게 가능하다.
임창용이 야쿠르트 구단과 3년 12억엔에 재계약? 풋~ 웃기지 마라.
사진/ 산케이스포츠
윤석구 (http://hitting.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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