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7일과 5월 23일 그리고 14.
위에 열거된 날짜와 숫자는 누구생일도 아니고 로또 복권번호도 아니다.
4월 7일은 올시즌 최희섭(KIA)이 마수걸이 홈런을 터뜨렸던 날이고 그로부터 약 한달 보름후인 5월 23일은 14호 홈런을 쏘아올린 날이다. 그로부터 감감 무소식. 거의 한달동안 홈런은 고사하고 한때 .320대를 찍었던 타율도 급전직하해 지금은(20일) .260까지 추락해 있다.
지금 최희섭의 부진 원인에 대해 여러가지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황병일 KIA 타격코치도 뾰족한 해법을 찾지 못하며 골머리를 앓고 있는것으로 알고 있다.
이쯤되면 큰일이다. 다시 작년과 같은 악몽이 되풀이 된다면 그 자신뿐만 아니라, 투수력으로 근근히 버티고 있는 팀 역시 언제 톱니바퀴에 틈새가 벌어질지 모를 일이기 때문이다. 시즌초반 한때, 올시즌 강력한 홈런왕 후보로 불리웠던 그의 추락은 어디에 기인한 것일까.
부상에 따른 컨디션 저하도 원인이 있겠지만 타격동작 역시 시즌초반과 비교해 분명히 달라져 있기에 부진의 모든 원인을 부상탓 으로만 돌릴수는 없다고 본다.
타격시 빨리 열리는 어깨와 부드럽지 못한 체중이동, 그리고 공을 마중나가서 때리려는 비적극적(?)인 것이 종합해서 그의 부진을 부채질하고 있다는 느낌이다.
그래서 이번 Batting Theory 120번째 시간은 최근 일주일동안 leecapa님 외에 무려(?) 다섯분이 윤석구의 야구세상 댓글과 메일로 최희섭 관련 글을 요청해와 일정을 수정해 글을 써내려 간다.
미리 밝혀둘것은 지금부터 이야기할 최희섭의 타격은 그가 가장 좋았을때의 타격모습이다.
이때는 왜 타격이 잘됐느냐를 살펴보고, 지금 최희섭의 타격부진 이유를 이시간 이후 경기때마다 유심히 관찰해 봤으면 싶다. 그때와 지금의 차이점 말이다.
영상은 최희섭의 투런홈런(밀어서 넘기는) 장면이다. 4월 7일(시즌 1호.광주 홈경기) 상대투수는 김광현, 구종은 147km 패스트볼, 코스는 아웃코스에 형성되는 조금 높은 공이다.
◇ 올시즌 마수걸이 홈런을 쏘아올리고 있는 최희섭/ ⓒ 윤석구의 야구세상
타격장면의 전체 프레임은 동일하게 진행하다가 중요한 부분은 더 느리게 작업해놓았기에 글을 읽으면서 말하고자 하는 부분은 영상을 보며 이해했으면 싶다.
언젠가도 이야기한 적이 있지만, 작년시즌 최희섭이 부진했던 가장 큰 원인은 원활하지 못한 체중이동이었다. 힙 로테이션(hip rotation)은 로드 포지션에서 장전해 놓은 파워를 컨택트 지점까지 가기 위한 필수조건이다. 작년시즌엔 이 로테이션이 엉망이었다. 타격은 팔이 리드가 되는 스윙을 하게 되면 정확성은 물론 강한 타격을 할수 없을뿐더러 떨어지는 변화구에 치명적인 약점을 보일수 밖에 없다. 하지만 위의 타격영상처럼 올시즌 초반에는 이러한 것들이 모두 개선됐다.
전체적인 타격장면을 처음부터 이야기 해보자.
최희섭은 투수가 글러브에서 공을 빼내는 시점에 한족장 오픈되어 있는 앞다리를 막 들기 시작한다. 그리고 투수의 스트라이드가 끝나는 지점에서는 들었던 앞무릎이 최고 높이(Lifting top)에 가 있는데 작년과 비교해 축이 되는 뒷다리를 구부려서 전체적인 타격준비동작이 업라이트(최근 허구연 의원은 이걸 오소독소라는 산뜻한 변종 용어로 표현한다.)가 아닌 웅크리는 자세가 되어 있다.
투수손에서 공이 막 떠나는 릴리스와 때를 맞춰 최고조로 들었던 앞다리를 내리면서 스트라이드를 시작하는데 여기서 주목할점은 스트라이드를 내딛는 지점에 와서는 하체가 전체적으로 밑으로 다운되어 있다는 점이다. 이건 다음 타격동작으로 이어지는 체중이동의 한 방편인데 그건 허리의 회전을 원활하게 가져가기 위함이다. 허리의 회전은 뒤따라 나오게 될 배트보다 먼저 이동을 해야한다. 왜냐하면 본문에도 언급했지만 팔이 스윙의 리드를 이끌게 되면 이후 진행되는 타격과정에서 어깨가 빨리 열리게 됨은 물론 공을 자신의 중심선에까지 끌여다 놓고 타격을 하는게 힘들어지기 때문이다.
이후 뒷팔꿈치는 옆구리에서 붙어나오면서 배트 인사이드 부분이 먼저 스타트하게 된다. 컨택트 지점에서는 체중이 앞으로 쏠리지 않는 Stay Back, 또한 버팀목이 되는 앞다리(Brace Off)가 명확하게 눈으로 보일것이다. 또하나 주목해서 볼점은 처음 준비자세에서 컨택트 지점까지 그의 어깨 위치다.
타격에서 왜 Stay Back이 중요한지 그리고 체중이 앞으로 쏠리지 않으려면 어깨가 어떤 형태로 이동되어야 하는지를 교과서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앞 어깨위치가 뒤 어깨보다 낮은 위치에서 시작해 컨택트 지점에 이르러서는 뒤 어깨가 앞어깨보다 낮은 곳에 위치하고 있다. 이렇게 하면, 그리고 이렇게 몸통회전력(Torso rotation)이 발생하게 되면 절대로 체중이 타자자신의 중심선 바깥까지 나가지 않게 된다. 쉽게 말하면 공을 마중나가서 때리는 타격이 나올수 없다는 뜻이다.
최희섭의 레그 리프팅 탑(Leg Lifting Top)에서부터 컨택트(Contact)까지의 타격모습을 더 느린 프레임으로 만들어봤다.
위에서 대충 이야기를 했기에 다른것은 생략하고 최희섭의 스윙 과정 중, 들었던 다리를 내딛으면서부터 컨택트지점까지 몸의 전체적인 밸런스를 유심히 보기 바란다.
타격은 한정된 공간에서 방망이란 도구를 이용하여 자신에게 날아오는 공을 정확히 가격해야 하는 지구상에서 가장 어려운 구기종목이다. 여기서 말하는 한정된 공간이란 강한 스윙을 하기 위해서 협소한 공간을 얼마만큼 타자자신이 만들어내서 활용하느냐, 그 어려움을 말하고자 함이다.
그래서 다리를 내딛으면서 타격을 하는 타자들, 그러니까 스트라이드를 하는 타자들은 처음 좁은 준비스탠스에서 내딛는 다리 공간까지가 스윙의 파워를 낼수 있는 범위란 뜻이다(스트라이드가 도움닫기란 말이 아니라). 지난 시간에도 이야기한 바 있지만 타격에서의 체중이동은 뒤에서 앞으로 가져가는 것이 아니다.
체중이동은 뒤에서 타자의 중심선까지만 이동되어야 한다. 홈런을 양산해야 하는 파워히터가 그러기 위해서는 히팅임펙트 지점에서 타자자신이 남겨둬야할 체중은 반드시 뒤쪽에 있어야 한다. 거듭 말하지만 시즌 초반 최희섭이 컨디션이 좋았을때는 이 조건에 아주 부합되는 스윙을 했었다.
이때만 해도 들었던 앞 다리가 지면에 착지한 이후 허리가 리드를 하는 체중이동, 그리고 컨택트 지점까지의 상체위치가 뒤로 젖혀져 있을만큼 Stay Back이 명확하게 이루어진다는걸 보여줬었다.
시즌초반 최희섭에 관한 포스팅을 했던 최희섭-올시즌-홈런왕-가능할까 글중 그때와 비교해 지금 달라진 것은 축이 되는 뒷발 끝의 위치가 더욱 투수쪽으로 이동되어 있다.
개인적으로 생각하기에 정도가 너무 심하다.
그렇기에 너무 일찍 체중이동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어깨 역시 너무나 빨리 열려버리기 때문에 삼진 역시 급증하고 있다.
최희섭은 여타의 국내 타자들보다 히팅타이밍이 좀 늦어도 된다. 그리고 충분히 공을 보고 배트스타트를 해도 손해보는 타격은 되지 않다고 본다. 선천적인 파워가 워낙 뛰어나기에 자신의 생각하는 히팅포인트보다 좀 더 뒤에서 맞아도 장타와 연결할수 있기 때문이다.
최희섭이 부활했느냐는 앞으로 있을 경기에서 좌측홈런이 나왔을때 희망을 이야기해야 된다고 생각된다.
10번의 잡아당기기 스윙에서 딱한번 운좋게 걸려서 넘어가는 홈런이 아니라, 정말 자신의 배팅 타이밍, 그리고 자신의 배팅 공간까지 공을 끌어다 놓고 쳐낸 홈런이 나와야 그의 부활을 확인할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김광현에 뽑아냈던 이 홈런, 그리고 이 타격동작으로 하루 빨리 되돌아 와야 한다.
사진 & GIF/ KIA 타이거즈 제공 & 윤석구의 야구세상
윤석구 (http://hitting.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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