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이라는 나라는 학연,지연,혈연에 자유로울수 없는 국가다.
유도선수시절,이런 차별에 의해 추성훈(31)은 다시 일본으로 되돌아 갈수 밖에 없었고,프로 격투가가 된 지금은 한-일 양국가의 국기를 도복에 새겨넣고 경기에 나서고 있다.
31일 일본 사이타마에서 열린 야렌노카, 추성훈-미사키 카즈오전을 보면서 필자는 끓어오는 분노를 참지 못했다.
금지된 룰에 의한 미사키의 `사커킥'에 분노를 느꼈고,경기가 끝난후 축하를 해주러 다가오는 추성훈에게 훈계하듯 설교까지 하는 미사키의 무례는 차마 눈뜨고 바라보기 힘든 광경이었다.
무엇이 이토록 추성훈을 비참하게 했을까.도대체 미사키는 왜 그런 이해하기 힘든 행동으로 많은 한국인들을 분노하게 했을까.
[사쿠라바와 대결한 추성훈 사진=FEG Inc./CINEWEL.COM]
`사쿠라바 카즈시 전에서 추성훈이 남긴것'
정확히 1년전인 2006년 12월 31일로 거슬러 올라가 보자.
추성훈은 2006년 12월 31일 다이너마이트(일본 오사카)대회에서 `일본의 영웅' 사쿠라바 카즈시와 대결해 1회 TKO 승을 거두었다.
그런데 경기가 끝나고 사쿠라바는 `이상하게 추성훈의 몸이 미끄럽다'라는 이의제기를 했고,평소 다한증으로 고생하던 추성훈은 몸에 크림을 바른것을 인정하고 공식 사과를 했지만 일본은 이것을 문제삼았다.
당시 추성훈은 “(크림을 바른 것이) 룰 위반이라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한 것이 잘못"이라며 “어떤 변명의 여지도 없다.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라고 밝혔다.
추성훈이 바른 크림은 여자들이 보통 사용하는 보습 크림이다.손발에 다한증이 있는 그는 날씨가 추워지는 겨울이 오면 매일 전신에 이 크림을 바른다고 한다.
또한 당시 경기전 대기실에서도 아무런 제지를 받지 않았었고,링에 오르기전 실시하는 체크에서도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았다.
즉 추성훈은 평사시 자주사용하는 보습 크림을 그날 경기에도 바르고 출전했으며 경기전 두번이나 체크를 받았지만 추최측에서 이렇다할 문제를 삼지 않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 것이다.
하지만 사쿠라바가 누군가.
전일본 격투기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선수이자,프라이드 초창기에는 미들급 최고의 선수중 한명으로 일본에서는 영웅대접을 받는 선수다. 이런 선수가 추성훈에게 비참하게 KO패를 당했고,거기에 한술 더떠 크림 사건이라는 추성훈의 공식사과까지 이어졌으니,경기 승패와 관계없이 추성훈은 많은 일본팬들에게 매장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었다.
일본 입장에서는 추성훈의 징계가 당연한 것이었고,한동안 경기에 출전하지 못한 그는 지난 10월 28일 K-1 히어로즈 서울대회에 참가해 데니스 강을 물리치고 다시 재기를 꿈꾸었다.이번 미사키와의 대결에서 추성훈은 초반 좋은 경기내용을 보였지만, 미사키의 레프트 훅을 허용하며 쓰러졌고(이때만 해도 다시 일어날수 있었다.실신할 정도의 펀치를 허용한게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순간 미사키는 금지된 룰인 `사커킥'를 추성훈의 안면에 강타,결국 레프리 스톱패를 당하고 말았다.
[미사키 카즈오의 `사커킥' 장면]
미사키의 반칙과 그의 발언
경기가 끝나면 텔레비젼 화면에서는 리플레이 장면을 보여준다.
특히나 승부의 가장 중요한 장면인 마지막 피니쉬 장면은 여과없이 리플레이 하게해 해설자의 상황설명이 덧붙여진다. 하지만 이번 추성훈-미사키 전의 마지막 장면은 다시 리플레이 되지 않았다. 얻어맞지 않아도 될 `사커킥'에 대한 분노가 일어나는 까닭은,만약 추성훈이 그 킥을 허용하지 않았다면 경기양상이 어떻게 달라질지 아무도 모른다는 사실이다.
미사키의 레프트 훅을 허용한 추성훈이지만,그 펀치가 경기를 매조지을만한 펀치도 아니었고,추성훈 역시 실신할 정도의 데미지는 받지 않은 상황이었다.추성훈도 펀치를 허용한 이후 바로 일어설려고 바닥에 양손을 짚고 있던 찰라였다.하지만 그순간 미사키가 날린 `사커킥'를 허용하며 레프리 스톱패를 당하고 말았다.추성훈 입장에서는 억울하기 짝이 없는 순간이다.
또한 경기가 끝난후 미사키의 발언은 `사커킥' 만큼이나 충격적이었다.
축하를 하러 미사키에게 다가오는 추성훈을 손으로 밀쳐내며 `너(추성훈)는 작년 많은 사람들과 아이들을 배신했다.나는 절대로 용서하지 않는다.그러나 오늘경기를 통해 너의 진심이 나에게 와닿았다.그러니깐 이제부터는 링위에서 많은 사람과 아이들에게 성의를 보이며 싸워주길 바란다'
라고 했다.
[미사키 카즈오]
격투기가 아이들이 보는 스포츠인가.사쿠라바와의 대전이 일본 아이들을 배신했다면 그렇다는 말이다.물론 크림이라는 매개체를 이용한 정정당당 하지 못했던 승부 라는 의미가 함축된 표현이긴 하지만 아이들까지 거들먹거린 미사키의 발언은 도저히 이해하기가 힘들다.
승리를 축하하기 위해 올라온 다카다 노부히코(프라이드 총괄본부장)역시 미사키를 얼싸안고 보인 추태역시 이번 경기가 한-일 전에서 승리한 선수에 준하는 표현이었다. 일본의 영웅을 이긴(그것도 정당하지 못한) 추성훈을 일본인인 미사키가 복수를 했다.라는 무언의 표현이라고나 할까.
그리고 추성훈이 링에서 퇴장한 후 미사키는 `유도최고다.일본인은 강하다.여러분 10년간 사랑해주셔서 감사합니다.나는 여러분이 좋습니다.' 라고 말했다.
추성훈은 미사키의 유도 1년 선배다.그리고 같은 유도인이다.도대체 저 발언이 무슨뜻인지,그리고 일본은 강하다.라는 표현역시 추성훈은 일본인이 아니라는 말인지.
경기장에 들어설때부터 추성훈이 받았던 야유,그리고 석연치 않은 미사키의 `사커킥',마무리를 멋지게(?) 장식한 미사키의 발언. 이 모든걸 종합해 볼때 추성훈은 `악마'였고 어느누구도 추성훈은 환영받지 못한 선수가 되고 말았다.
추성훈,차라리 `난 일본인이다' 라고 외쳐라.
필자는 추성훈의 모습을 보면서 그가 경기에서 패한것,그리고 미사키의 발언으로 충격을 받은것을 떠나 너무나 외롭다는 인상을 받았다.
그 옛날 재일동포 4세로 한국으로 귀화해 한국유도 국가대표를 꿈꾸던 그가 한국의 학연,지연이라는 벽을 허물지 못하고 쓸쓸히 일본으로 다시 돌아갈때 한국은 그에게 한없이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대한민국 스포츠계에 만연된 학연,지연의 병폐를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말이다.
하지만 그도 어쩔수 없는 한국인의 피가 흐르는 일본인 이었다.이후 그는 도복 양어깨에 한국과 일본의 국기를 모두 새겨놓고 경기에 출전했으며 이런 그를, 일본에서 좋게 봤을리가 만무했을 것이다.
추성훈에게 제안한다.
이제부터 `난 일본인이다' 라며 외치길 바란다.
대한민국이 버린 당신인데 무엇이 좋다고 그렇게 추성훈 당신은 대한민국을 버리지 못하는지.
지난 10월 28일 데니스 강과의 대결에서 승리한 후 `대한민국 최고'라고 외치던 당신을 보면서,앞으로 일본에서 살아가야할 당신의 앞날이 먼저 걱정되었던 것은 필자만의 생각이었을까.
이번 경기를 통해 당신을 반쯤 용서(?)할것 같은 일본인들에게 먼저 다가가 한국인 추성훈이 아닌,일본인 아키야마로 다시 태어나길 바래본다.
그래도 많은 한국인들은 당신을 응원할 것이다. 이렇게 해야만 하는 현실이 서글플 뿐...
그리고 다시 재기해 최고의 선수로 꼭 거듭나길 간절히 소망한다.
새해 첫날부터 추성훈 이라는 이름 세글자가 이렇게 필자의 마음을 아프게 할줄은 몰랐다.
덧붙이는 말 : 사람들이 찾아와 글을 보는 블로그에서 욕을 할수는 없지만,어제 미사키가 보여준 추태,그리고 그의 동료인 고노와 더불어 다카다 를 포함한 그쪽 계열의 반토막 쪽발이들의 모습을 보고 구토가 일어났다.
글을 쓰는 이순간에도 내 입에서는 욕이 떠나지 않는다.
이글은 스포츠서울닷컴 헤드라인 메인(1월 2일 오후판)에 반영되었습니다. 또한 데일리안에서도 보실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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