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틀즈의 폴 매카트니는 ‘음악에 대한 편견은 인종차별보다 무섭다’라고 했다.
개인적인 자의적 해석이지만 이것은 편견이 갖는 모순을 지적했다기 보다는 특정 장르에 대한 무지를 질타한 격언이라고 본다. 무슨 뜻이냐면 이러한 생각 자체가 소모적인 논쟁에 불과할 뿐더러 마치 누드사진을 보고 예술이냐 또는 외설이냐를 논하는 것과 다를바 없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야구로만 한정한다면, 아직도 유행(?) 하고 있는 홍어나 슨상님과 같은 저급한 지역정서를 아무 꺼리낌 없이 내뱉는 일부 야구팬들의 편견과도 다를바 없다. 물론 이것은 편견이라기 보다는 무지에서 나오는 추잡한 배설도구의 한 방편일 뿐이지만. 자신이 응원하는 팀 선수들중에 특정지역 출신선수가 단 한명도 없는 구단은 없다. 자신들의 얼굴에 침을 뱉는 이러한 행위가  얼마나 한심한 작태인지를 모를것이다.


작년 가을쯤으로 기억한다. 모 언론에서 메이저리거 추신수(클리블랜드)에 대한 기사를 일기형식을 빌어 모 포털에서 제공 했던 적이 있다.(지금도 하는지 모르겠다)
추신수 팬이라고 밝힌 한 야구팬은 추신수에게 지역 감정을 거론하면서 어디 지역 출신과 인연이 있으면 더 이상 팬을 하지 않겠다고 경고성 메시지를 전달한 적이 있다. 기사로 나오기엔 오해의 소지가 있을수도 있었던 당시 그 글을 보며 필자는 추신수가 참으로 인성이 훌륭한 사람이란 생각이 들었다.


추신수는 ‘만약 제 팬중에 그런 분이 있으시다면, 그래서 떠나겠다고 하면 전 말리지 않겠습니다’ 라고 했다. 이게 참 대단한게 뭐냐면 선수와 언론은 동반자 관계지만 선수입장에선 때론 언론의 눈치를 봐야할때도 있기에 민감한 것들에 대한 언급은 될수 있으면 안하는것(그냥 넘어가는) 것이 좋다. 하지만 추신수는 언론을 통해 선수 스스로가 의견을 피력 했고 또한 언론을 통해 일부러 자신에게 있었던 한 팬의 어리석음을 끄집어 냈다는 사실이다. 


이것은 일기형식을 빌어 추신수 자신이 당당하게 공론화시킨 것이나 다름없다. 이게 그냥 지나치면 아무것도 아닌 일이다.
하지만 언론과 선수와의 관계 또 그런 고리에서 파생된 것들에서 자칫 오해가 있을수도 있는 민감한 주제를 자신있게 이야기했다는 점이 놀랍다. 이것은 추신수의 인간적인 됨됨이와 건강한 마인드를 엿볼수 있는 대목이다.

광저우 아시안게임이 끝난 후 추신수는 ‘시즌이 끝나고도 마무리 훈련을 하는 것을 이해할수 없다’ 라며 국내 야구의 관행(?)을 꼬집은바 있다. 야구선수는 2월부터 11월까지 월급을 받는 즉 12월과 이듬해 1월은 구단의 합동훈련에 참가할 이유가 없다. 이것은 야구규약에도 정해져 있는 것인데 야구규약 137조 합동훈련 부분을 보면 ‘구단 또는 선수는 매년 12월부터 익월 1월 31일까지 야구경기 또는 합숙훈련을 할수 없다’고 명시 돼 있다.


하지만 짧은 일정으로 간소화됐던 마무리 훈련이 언제부터인가 점점 그 시기와 날짜가 늘어나더니 올해와 같은 경우는 거의 모든 구단이 동계 전지훈련 기간과 맞먹을 정도로 방대해졌다. 특히 서울의 모팀 같은 경우를 보면 거의 살인적인 스케줄이다.


추신수의 저 발언은 자신이 뛰고 있는 메이저리그와 한국이 다르다 혹은 비슷하다 라는 관점에서만 언급한 것은 아니라고 본다. 필자의 생각이지만 이번 아시안게임 동안 함께 했던 한국의 동료 선수들로부터 들었던 불만사항이 있었을 것으로 추론하기 때문이다. 국내 선수가 이러한(겨울훈련의 부당성)말을 직접 한다는 것은 자칫 팬들에 의해 오해의 소지를 남길수도 있기에 추신수가 선수들을 대신해서 했을 가능성이 크다. 물론 그쪽 문화에 익숙해진 추신수 입장에서도 휴식없는 이러한 훈련이 납득할수 없는 일일것이다.


일부에서는 비주전 선수들에게 보다 좋은 여건에서 훈련할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에 환영하는 부류들도 있는걸로 알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살인적인 훈련스케줄이 과연 얼마만큼의 효과를 나타낼지는 필자 역시 추신수와 같은 생각이다. 어차피 마무리 훈련이 끝나면 한달여 동안 쉬었다가 또다시 동계훈련을 떠난다. 몸을 다시 만들어야 한다는 뜻이다.


우천으로 취소된 연장기간까지 포함하면 약 7개월의 정규시즌 그중 절반은 원정경기, 시즌이 끝나면 마무리 훈련, 그리고 동계훈련까지 약 한달정도의 시간이 프로야구 선수에게 자유의 시간일 뿐이다. 그리고 시범경기를 거쳐 곧바로 정규시즌에 돌입한다. 스케줄만 놓고 보면 사람이 아니라 야구하는 기계라는 착각마저 든다.


마무리 훈련에 관한 추신수의 언급은 시기적절한 시점에서 나온 의미있는 발언이라고 생각한다.
비활동기간 무보수로, 그것도 야구규약마저 어기는 이러한 것들은 “프로”라는 명칭과는 거리감이 있기 때문이다. 규약은 약속된 그리고 제도적으로 지켜야할 의무다. 아웃을 세이프라고 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지만 제도적으로 명시 돼 있는 규정을 지키지 않는 것은 왜 잘못됐다고 언급하는 이가 드문지 이해할수 없다.


사진/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윤석구 (http://hitting.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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