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연속 ‘3할-20홈런-20도루’. 이것은 늘 추신수(29. 클리블랜드)의 이름앞에 자랑스럽게 따라다니는 훈장이다. 이제는 유일한 한국인 메이저리거, 그리고 클리블랜드의 간판스타로 자리매김을 한 그는 어쩌면 한국야구의 자존심과도 같은 존재다.
추신수가 야구팬들의 엄청난 지지를 받았던 것은 그가 어떻게 해서 지금의 자리까지 올라왔는지를 알고 있서서다. 투수로 시애틀 매리너스에 입단, 이후 타자전향, 비집고 들어갈곳 없었던 외야, 클리블랜드 이적과 더불어 찾아온 부상, 그리고 2008년 재활을 끝내고 빅리그에 올라와 아메리칸리그 9월 MVP에 뽑히기 까지.
이건 드라마를 써도 모자름이 없는 인간승리였고 그걸 지켜보던 야구팬들 역시 그 기쁨은 이루 말할수 없었다.
덕분에 그는 자신의 유일한 걸림돌이었던 병역문제를 작년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보상 받았다.
한때 추신수가 블리블랜드와의 재계약을 앞두고 병역문제에 봉착해 있자 ‘갈수만 있다면 추신수를 대신해 재입대를 하면 안되냐’는 팬들이 있었을만큼 그 인기와 기대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였다.
하지만 추신수는 이 모든 사람들의 기대와 자랑스러움을 한 순간에 날려버렸다.
2일(현지시간) 추신수가 음주운전 협의로 경찰에 적발, 이후 당시 촬영된 동영상까지 공개되는 과정을 보면 안타까움을 넘어 소위 한방에 훅 가버린 모양새다.
개인적으로 그동안 추신수에 대한 자랑스러움을 여러차례의 포스팅을 통해 언급한적이 있다.
왜 추신수가 잘할수 밖에 없는지, 그리고 왜 저런 조그만한 체구임에도 뛰어난 타격능력을 과시하는지까지, 그 일련의 과정 속을 들여다 보는 나와 같은 사람들은 어떠한 카타르시스마저 느낄 정도였다. 나 역시 그런 추신수가 대견스러웠고, 지난 오프시즌에서 대박 계약(1년계약 397만 5천달러=약 44억원)을 터뜨리는 것을 보며 그동안의 눈물이 이제서야 보상으로 되돌아 오는구나 싶어, 뿌듯하기 그지 없었다.
추신수의 음주운전 문제가 터진 이후 팬들의 반응은 크게 두가지로 엇갈린다.
‘누구나 실수를 할수 있기에 이번만은 용서를 하자’ 와 ‘추신수가 좋았는데 응원하기가 힘들어졌다’가 바로 그것. 하지만 이것은 이분법적으로 나눌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인간의 가치관에 따라 판단할수 있는게 다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가지 분명한 것은 이번 사건으로 인해 추신수는 많은 것을 잃었다는 사실이다.
돈을 잃으면 조금 잃은 것이요, 명예를 잃으면 많이 잃은 것이란 말이 있듯 팬들의 사랑을 먹고 사는 스포츠스타는 명예가 그 무엇보다 우선시 되기 때문이다.
이것은 추신수가 선수생활을 하는 내내 그리고 어쩌면 그의 성적이 떨어지는 시기가 오면 ‘술 때문에’ 라는 수식어가 그의 이름 앞에 먼저 등장하게 될지도 모른다.
무엇보다 그동안 추신수가 방송을 통해 보여준 야구 외적인 모습, 더 정확하게 말하면 인간적인 성숙함 즉 사람 됨됨이의 인식에 혼란을 심어줬다는 점이 가장 크다.
한가지 지양해야 할 점은 이번 추신수의 음주문제를 놓고 확인 되지 않은 과거까지 끄집어 내 추측하는건 아니라는 생각이다. 과거 다큐멘터리 속의 한장면에서 나왔던 추신수 아내의 메모가 새삼 화제가 되고 있는데, 이것을 두고 ‘추신수가 예전부터 음주운전을 해왔다’고 확인되지 않은 추측까지 할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그것이 음주운전을 하지 마란 뜻이었는지, 아니면 그동안 음주운전을 했었기에 하지 마란 것인지 알수가 없기 때문이다.
앞으로 추신수를 응원하든, 아니면 그 반대이든 팬들의 몫으로 남겨둬야 할듯 싶다.
왜냐하면 이건 누구에게(팬들에게) 어떻게 하자, 말자 즉 선택권을 부여할수 있는게 아니기 때문이다. 자신의 가치관에 따라 판단하면 된다.
한가지 더 추가하자면 앞으로 추신수는 타석에 설때 배트 노브(Knob) 밑에 늘 붙어 있던 태극기 모양의 스티커는 붙이지 않기를 바란다. 개인적으로 야구를 놓고 국가적 이미지를 논한다는건 맞지 않다고 생각 하지만 텔레비젼 화면 속의 태극기 스티커를 보게 된다면 예전과 달리 다가오는 느낌이 씁쓸할듯 싶어서다.
개인적으로 추신수의 음주문제가 터졌을때, 이와 관련된 포스팅은 하지 않으려 했다.
나 역시 야구를 너무나 사랑하는 사람이며, 그 사랑에 대한 본질을 들여다 보면 추신수의 성적 보다는 그가 지금까지 걸어왔던 길에 대한 존경심이 너무나 컸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대가 너무나 커서일까? 나 역시 마음을 추스리고 싶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는 사실을 추신수 뿐만 아니라 인간사 모든 부분에서 느끼고 있는 요즘이다.
사진/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 MLB.com
윤석구 (http://hitting.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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