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11일 신시네티 레즈와의 원정경기에서 왼쪽 장딴지 부상으로 3주 OUT 판정을 받고 자취를 감췄던 알버트 푸홀스(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가 예상보다 빨리 돌아왔다.
6월 27일(한국시각) 디트로이트 타이거즈와 경기에서 3번 지명타자로 출장한 푸홀스에겐 `타격감각 조율' 이나 ` 경기감각' 따윈 필요가 없었다. 비록 팀은 2-3으로 패했지만 푸홀스 자신은 5타석 4타수 4안타 1 볼넷의 100% 출루와 타점 1개를 보태면서 부상 복귀 후 첫 경기를 뛰는 선수가 맞는지 의심(?) 스러울 정도의 맹타를 휘두른 것이다. 비록 장타는 나오지 않았지만 그동안의 경기감각 저하와 재활치료 후유증에 대한 걱정을 단숨에 날려버린 이날 푸홀스의 활약은 앞으로의 행보에 더욱 탄력을 받을것으로 보인다.
푸홀스는 그동안 벌어놓은 스탯으로 지금까지도 NL 타율 3위 (.358) 출루율/장타율/OPS 부분에서 모두 2위를(.484/.637/1.121) 달리고 있다. 8년연속 3할-30홈런-100타점 기록을 향해 전진하는 푸홀스의 모습을 예상보다 일찍 볼수 있어서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수 없다.
그동안 이 블로그에서 푸홀스 배팅에 관한 이야기는 많이 다룬것으로 기억한다.
진실을 말하자면 그럴수 밖에 없는 이유가 있는데, 타격에 관한 관련 자료를 모으고 또한 타격동작에 관한 사진 등을 얻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할 이유 조차 없었다. 유난히 푸홀스 관련 타격장면은 메이저리그 언론을 포함해서 전문 사이트에서 자주 볼수 있었기 때문이다. 노-스트라이드 배팅(No Stride batting) 이란 글자만 쳐도 바로 `Albert pujols' 라고 나오는 곳이 있는가 하면, 심지어는 `Ted Williams' 라는 글자만 입력해도 `Albert pujols batting' 이 먼저 등장할 정도로 이미 푸홀스가 가진 배팅은 다리를 들지 않고 타격을 하는 빅리거들에겐 교과서적인 모델이 된것 같다. 뿐만 아니라 아직 어린 선수들 그리고 마이너리그에서 제2의 푸홀스를 꿈꾸는 선수들중 그와 흡사한 타격방법을 취하는 선수들에게 보고 배우라는 의미까지 부여할 정도라는 느낌이다. 하여튼 배팅에 관한한 푸홀스의 영향력은 우리가 알고 있는 일반적인 괴물타자 이미지를 넘어선 분명히 그 무언가가 있다.
이번 Batting Theory 80번째(어느덧) 시간은 그동안 푸홀스 배팅에서 다루지 못한 상세한 부분까지 총망라 해서 다뤄볼까 한다. 한화의 김태균이 벤치마킹을 했고 또 어떤 선수가 어떤 부분을 따라한다... 뭐 그런글이 아닌 순수하게 `Albert Pujols rotational hitting' 이란 뭔가. 말 그대로 알버트 푸홀스의 타격분석이 아닌 그의 교과서적인 타격모델이 되는 동작을 살펴보도록 하는 시간을 가져보겠다는 말이다.
[Albert Pujols - Home Run Swing]
푸홀스의 배팅이 메이저리그에서도 대표적인 모델이 될수밖에 없는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다.
위의 타격장면은 푸홀스의 처음과 끝을 모두 보여주는 타격연속동작이다. 우선 본격적인 글을 쓰기 전에 다시 한번 언급해줘야 할 푸홀스의 강점인 선구안에 대해 이야기를 해보자. 선구안이란 좋은 공과 나쁜공을 고르는 능력 이외에 자신의 배팅존에 얼만큼 강점을 보이느냐가 더욱 중요하다. 사실 150km 이상의 공을 뿌려대는 빅리그에서 공의 일거수 일투족(?)을 관찰하며 배팅을 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비교한다는 것이 다소 물의를 일으킬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에이로드는 거포의 상징이라 할수 있는 삼진이 많은 편이다. 그런데 왜 푸홀스는 삼진이 적을까. 하는 이유는 양 선수의 타격폼 때문이라고 감히 언급할수 있겠다. 즉 에이로드 처럼 적절한 스탠스 넓이에서 다리를 들면서 스트라이드를 하는 타자들은 한타이밍에서 맞지 않으면 헛스윙할 확률이 보다 높으며 무엇보다 스탠스 자체가 푸홀스에 비해 업라이트 형이라 공이 오는 궤적과 타자의 시선이 멀다. 좀 더 쉽게 이야기 하자면 푸홀스의 배팅폼 그 자체가 미리 넓은 스탠스를 취하면서 스트라이드를 하지 않기에 타자자신의 눈과 공이 날아오는 거리가 가깝기에 그만큼 배트가 대처할수 있는 시각적인 장점이 있다는 말이다. 다만 푸홀스처럼 노-스트라이드의 약점은 배팅파워를 내기가 힘들다는 점에 있다. 맞추기에는 적절하지만 배팅파워의 근간이 되는 도움닫기(앞발 내딪기)를 하지 않기에 그만큼 파워를 낼수가 없는 것이다. 만약 푸홀스가 스트라이드를 하면서 타격을 하는 타자라면 지금보다 삼진수는 급증하겠지만 홈런은 한시즌 10개 이상 증가할거라고 필자는 확신한다.
[Albert Pujols - Load position]
푸홀스는 배팅의 이론적 측면에서 보자면 파워포지션 동작이 없는 편(?)이다. 파워포지션이란 테이크 백에서 배트를 들고 있는 손이 뒤로 가는 동작을 흔히 일컬어 사용하는 용어인데 필자 개인적으로 푸홀스에게 새로운 용어를 하나 붙여주자면 `힙 로테이셔널 포지션(Hip rotational position)' 이란 용어를 부여하고 싶다. 다리를 들지 않기에 붙여줄수 있는 용어인데 위의 로드포지션에서 어떻게 노-스트라이드를 하는지 유심히 한번 보자.
미리 넓은 스탠스에서 앞발끝만 찍으면 등과 허리 엉덩이는 뒷쪽으로 틀어지게 된다. 즉 처음 스탠스는 스퀘어 스탠스(앞발과 뒷발이 일직선)에서 출발하지만 상체는 이순간 클로즈가 된다. 스탠스는 분명 스퀘어 스탠스지만 엉덩이부터 허리 상체는 타자자신의 등이 보일정도로 클로즈가 된다는 말이다. 푸홀스의 파워의 원천은 바로 여기에 있다. 뒷쪽으로 체중을 옮기는 이 로드포지션에서 그만큼 틀었던 상체로 힘을 비축해 놓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이렇게 되면 상체가 웅크리는 동작이 자연스럽게 되기 때문에 폭발(?)할 모든 준비가 다소 용이해져 있다는 것을 볼수 있다.
[Albert Pujols - Shift]
위의 타격동작은 로드포지션에서 배팅파워를 끌어낼 준비를 끝낸 이후 런치포지션으로 막 이동되는, 즉 앞발끝을 찍은 이후 내려놓고 배트가 스타트를 시작하는 동작이다. 이쯤 부연설명해줘야 할 부분이 있는데 바로 투수의 동작이다. 투수의 모습은 없지만 푸홀스의 이 포지션쯤으로 봤을때 이미 투수 손에서 공이 떠나 타자와 투수의 중간 거리쯤 공이 오고 있을 것이다. 일전에 필자가 언급했듯이 다리를 들고 타격을 하는 타자들은 투수손에서 떠난 공이 타자와 투수의 중간이 오기전에 들었던 다리가 지면에 착지해야 한다고 말한적이 있다. 그렇지 않고 그 중간 선이 넘어서 들었던 다리가 착지가 되면 의식적으로 밀어치지 않더라도 밀려치는 타격이 되고 만다. 즉 히팅타이밍이 늦어버린 것이다. 각설하고
위의 동작에서 유심히 볼것은 뒷발과 앞발의 바뀐 역할과 배트가 스타트 될때 뒷발의 움직임이다.
처음 앞발끝을 지면에 찍고 발뒷꿈치가 지면에 닿을쯤 푸홀스의 뒷발을 보면 배트가 스타트 됨과 동시에 회전할 준비를 하고 있다. 처음 로드포지션에서 모았던 파워가 이제 시작을 한다는 것이다. 엉덩이를 돌려줄,그리고 상체의 회전력을 이용해서 배트가 막 스타트 되고 있다. 한가지 유심히 볼것은 두번째 로드포지션에서의 동작과 지금 이 동작에서 팔꿈치 위치가 똑같다는 점을 상기해볼 필요가 있다. 이건 배팅의 아주 기본적인 것중에 하나로 저 동작에서 팔꿈치가 쳐지거나 혹은 들려지게 되면 다음에서 설명할 런치포지션에서 배팅파워의 근간이 되는 힘을 모두 쏟아낼수가 없다.
[Albert Pujols - Rotate]
배트가 스타트되어 임펙트까지의 연속동작이다. 푸홀스의 이 배팅을 정확히 말하면 축을 중심으로 하는 회전이라고 표현하고 싶다. 로드포지션은 타자의 뒷쪽으로 힘을 저장하는 `저장소' 라는 개념이고 임펙트(컨택트)까지의 이동작은 뒷다리는 자연스럽게 회전을 하고 있으며 앞다리는 그 회전력을 지탱해서 파워가 분산되는 것을 방지하고 있다. 일전에 언급했던 임펙트 순간에는 앞다리가 굽혀지지 않고 쭉 펴져 있는 브레이스 오프(brace off) 현상역시 일어나고 있다. 앞발끝 모양역시 푸홀스 자신이 봤을때 1시-2시 방향을 정확히 가르키며 몸의 중심에서 배팅파워를 잃지 않고 있다. 감탄사가 절로 나오는 완벽한 로테이셔널 배팅이라고도 할수 있는 동작이다. 푸홀스의 스윙방법을 보면 임펙트 이전까지는 레벨스윙이라고 할수 있을만큼 궤적을 그리는 선이 짧고 간결하게 나오고 있으나 임펙트 그 순간부터는 공을 걷어올리는 약간의 어퍼스윙 형태를 보인다. 사실 스윙의 형태는 공의 종류 그리고 코스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특정타자를 가르켜 `모모 선수는 어퍼컷 스윙이다.다운컷 스윙이다. 레벨 스윙이다' 라고 함부로 단정지으면 곤란하다. 일전에 이 블로그에서 필자가 언급했던 `타격은 스윙의 종류가 중요한게 아니다' 라는 글을 읽어본 독자라면 이해가 빠를것이다.<유독 국내 야구팬들은 스윙의 종류에 민감한 편이다. 수십년동안 자행된 방송국의 중계와 매스미디어의 영향이 이러한 결과를 도출했다고 필자는 감히 말해 본다>
그립부분이 먼저나오는 인사이드에서 출발한 방망이는 몸통회전력의 파워와 엉덩이 로테이션을 동반해서 임펙트 순간에는 아웃사이드 배팅이 되고 있다. 인사이드 배팅-아웃사이드 배팅(inside batting-out side batting)이란 배팅용어는 없다. 찾아보면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이건 필자가 배팅상황에 맞게 그리고 부르기 편하며 쉽게 이해할수 있을것 같아서 필자 마음대로 갖다 붙인 표현이다.(혹시 배팅의 다른 기술적인 부분에서 인사이드 배팅-아웃사이드 배팅 이란 용어가 있다면 언급바람) 배트는 항상 그립부분(타자 인사이드부분)이 먼저 스타트 돼야 한다. 만약 방망이 헤드부분(아웃사이드쪽)이 먼저 스타트 되면 앞쪽 어깨가 빨리 열려버림은 물론 정확히 가격하더라도 타구에 힘을 제대로 넣을수 없는 배팅이 되고 만다. 타격에서 배트가 퍼져나온다 라는 말은 이 룰을 제대로 지키지 않았을때 자주 언급되는 말이다. 즉 배트가 스타트되어 임펙트까지 가는 동안 뒷팔꿈치는 뒷옆구리에 붙여나오거나 최대한 가깝게 돌아나와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푸홀스처럼 인사이드(방망이를 잡고 있는 그립부분)배팅이 먼저 되어야 함은 물론이다. 더 쉽게 설명하자면 만약 배트 헤드부분이 먼저 스타트가 되면 뒷팔꿈치는 뒷옆구리에서 더욱 멀어져 나오기 때문에 배트가 퍼진다는 인상. 즉 배팅파워를 낼수가 없다는 뜻이다. <이 부분에 관해서는 다음시간 전설적인 안타제조기에서 도박으로 명예와 명성을 한순간에 잃고 나락으로 빠진 피터 로즈의 타격분석 시간에 자세히 언급할 예정임>
[Albert Pujols - Follow Through]
푸홀스는 배팅 마무리인 활로 스로우 (follow through)에서 뒷손을 놓고 한손으로 마무리를 하는것을 볼수 있다.그러면서 낮은 스탠스를 유지했던 자신의 몸을 일으켜 세운다. 사실 활로스로우 동작에서 양손을 모두잡고 배트를 돌리느냐 아니면 한손을 놓아야 하는지에 대한 정확한 정답은 없다. 양손을 모두 잡고 돌리는 타자들은 뒷손(우타자시 오른손)을 덮는 동작이 보다 길다는 장점이 있으며 이걸 흔히 빨래를 짠다고 표현하는데 이것 역시 다음시간에 자세히 한번 언급해볼까 생각중이다. 이승엽을 모델로 삼으면서 말이다. 한손으로만 활로스로우를 하는 타자들은 임펙트순간이 지나고 짧게 뒷손을 덮고 난 이후 그 손을 놓는데 푸홀스 역시 마찬가지로 한손을 놓는다. 임펙트 순간에는 타자의 뒷손바닥은 하늘을 향하고 있어야 한다. 하지만 그 찰라의 순간이 지나면 손목 힘을 이용해서 배트를 되감는 것이 필요한데 배트를 양손으로 모두 잡고 마무리를 하는 타자에게 흔히 볼수 있는 장면이다. 푸홀스의 마무리 동작에서 앞발은 임펙트 순간 닫아놨던 것을 투수쪽으로 자연스럽게 이동하면서 자신이 친 타구를 바라보는 것으로 복잡한듯 하면서도 단순한듯한 그의 배팅을 모두 끝맞친다.
글 처음 부분에서 언급했다시피 그동안 `알버트 푸홀스'에 관한 이야기는 참으로 많이 한듯 싶다.
그중 그의 타격에 관한 글은 꼭 푸홀스가 주인공이 아니더라도 다른 선수를 이야기하면서 대비되거나 혹은 모델이 될만한 예를 푸홀스로 많이 언급한것 같다. 금방 생각나는 것만 해도 김태균이 먼저 떠오르니 말이다. 하지만 오늘은 푸홀스의 모든 동작을 포지션 별로 구분해서 언급을 했다. 그건 이유가 있다.
노-스트라이드 배팅의 모델이 될만한 타자는 이 지구상에 푸홀스가 가장 완벽하기 때문이다. 국내에 필자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푸홀스는 이런 모델로 너무나 자주 언급되는 선수이며 그 자료역시 여타의 타자들보다 굉장히 방대하다.< 배팅 공부를 다양성 있게 하고는 있지만 정말 모든 자료가 푸홀스와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최근에 느끼고 있다 >
어찌됐던 간에 알버트 푸홀스는 주위의 우려와는 다르게 빠른 시일내에 다시 우리 곁으로 돌아왔다.
도미니칸 출신 선수들은 노쇠화가 빨리 온다는 우려가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그건 다른 선수에게나 해당되는것.
분명 푸홀스가 가지고 있는 이 배팅방법론과 타격매커니즘은 지금까지 봐왔던 여타의 도미니칸 출신 선수들과는 다르기 때문이다.
사진/ ESPN.com
덧) 푸홀스와 때를 같이 해 윤석구도 다시 돌아왔습니다. 그동안 몸이 너무나 좋지 않아 힘들었고,그래서 요즘 예전처럼 다시 운동을 시작했습니다. 우려했던 왼손은 지금 재활중이지만 거의 다 완쾌됐으며 다시 예전과 같이 블로그를 운영할 생각입니다.
덧2) 월간 잡지 `샘터' 와 인터뷰를 했습니다. 8월호에 제 블로그와 저의 이야기가 그곳 잡지에 실릴 예정이라고 하네요. 개인적으로는 듣보잡 잡지였는데 혹시 금액의 여유가 있으신 분들은 8월호 사셔서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물론 전 뭐 한것도 없이 원고료를 받습니다만..^^ < 블로그 초창기때 펌 했던 글이 몇개 있는데 가져가는 우를 범하지 말아야 할텐데 걱정입니다. 제가 쓴글만 가져가야 할텐데...>
덧3) 그동안 빨리 글쓰라고 반협박(?)했던 분들께 고맙다는 말과 함께 잊지 않고 기다려 주셔서 너무나 감사하다는 말 전합니다.
*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제글의 제목과 글쓴이가 바뀌어져 있는 카페나 블로그를 볼때마다 마음이 아픕니다.이글은 윤석구의 야구세상 에서 쓴글 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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