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센트럴리그 홈런왕을 차지한 알렉스 라미레즈(요미우리)


흔히 메이저리그를 괴물들이 득실거리는 리그라고 부른다.
하지만 정도의 차이와 수준은 다르겠지만 일본프로야구 역시 괴물이라 불리는 선수들이 넘쳐난다. 여기서 말하는 ‘괴물’은 외국인 선수를 일컫는다.

특히 일본은 외국인 투수보다 타자들의 활약이 돋보이는 리그다.  이들은 각팀 전력의 핵심이며 시즌 말미가 오면 홈런랭킹 상위권에 그 이름을 쉽게 찾아볼수가 있을 정도로 이젠 흔한 현상이 돼 버렸다.
바꿔 말하면 그만큼 일본의 젊은 토종 거포가 사라지고 있다는 방증이기도(비율상) 하다.


하지만 최근 3년간 일본의 양대리그 홈런왕, 그중에서도 퍼시픽리그는 모두 일본인 선수들이 차지했다.
2008-2009 2년연속 이부문 타이틀을 차지한 나카무라 타케야(세이부), 그리고 지난해엔 나카무라가 없는 틈을 타 그동안 ‘미완의 대기’에 머물던 T-오카다(오릭스)가 33개의 홈런을 터뜨리며 유망주 꼬리표를 벗어 던졌다. 센트럴리그는 2년연속(2007-2008) 홈런왕에 오른 무라타 슈이치(요코하마) 토니 블랑코(2009), 그리고 지난해엔 49홈런을 쏘아올린 알렉스 라미레즈(요미우리)가 홈런왕을 차지했다.

지난해 센트럴리그 홈런왕 경쟁은 근래 보기드문 혈전이었다. 홈런 30개를 기점으로 이후 라미레즈와 크레이그 브라젤(한신)이 엎치락 뒤치락, 더군다나 이 선수들의 소속팀 역시 시즌 막판까지 순위경쟁이 치열했기에 그 관심은 실로 대단했다. 결국 라미레즈가 브라젤(47개)을 홈런 2개 차이로 따돌리고 야쿠르트 시절인 2003년 이후 7년만에 홈런왕 타이틀 획득하는데 성공한다.


올 시즌 역시 센트럴리그의 홈런왕 판도는 지난해와 비슷할듯 보인다. 이중 2009년 홈런왕에 오른 블랑코와 지난해 한신의 돌풍을 몰고온 주역중 한명인 브라젤을 유심히 볼 필요가 있다.
이 두선수는 같은 슬러거형 타자지만 스타일 자체가 다르다. 블랑코가 좀 투박한 타격동작으로 인해 홈런대비 에버리지가 떨어지는 유형이라면 브라젤은 지난해를 기준으로 일본야구에 완전히 적응했다.
세이부 시절, 그리고 한신으로 이적한후 부상으로 한때 잊혀진 선수였던 브라젤의 성공에는 반드시 그의 타격폼을 칭찬해 줄 필요가 있다. 같은 동갑내기(1980년생)인 블랑코와 브라젤의 같은 듯 다른 타격이야기가 이번 시간의 주인공이다.

크레이그 브라젤(위)과 토니 블랑코(아래)의 타격연속장면


스윙의 본격적인 시작은 스트라이드(Stride)가 끝나는 즉, 앞발이 착지한 이후부터다.
이 지점에서 양 선수를 비교 하기에 앞서 이전동작의 특징부터 먼저 살펴보자. 처음 준비스탠스에서 앞발을 오픈해 놓은 것은 비슷하지만 배트를 쥐고 있는 위치와 거기에 따른 전체적인 몸의 형태는 전혀 다르다.
먼저 브라젤은 양어깨의 위치가 거의 수평이다.

스트라이드시 배트를 한번 뒤로 돌렸다가 나오는 특징은 있지만 앞발이 착지할쯤부터는 파워포지션(4번째 이미지)시 양쪽어깨가 거의 일직선 형태로 되돌아왔다.
이것은 <-> 이런 형태의 밸런스, 즉 내딛은 앞발(<-)과 체중을 장전(Load) 하는(->)게 하나의 포지션이 되는 것으로 왜 이 지점을 일컬어 Stride&Load 라고 하는지 이해 할수 있다. 쉽게 말하면 앞발(<- Stride)그리고 체중은 뒤에 장전하는 Load(->) 이게 합쳐진 형태를 두고 Stride&Load(<->)라고 칭하는걸 필자가 기호로 표시한 것이다.


반면 블랑코는 이 포지션(블랑코 타격연속장면중 5번째 이미지) 즉 앞발을 지면에 내딛을쯤엔 배트를 쥐고 있는 그립위치가 하늘로 치켜 올라가 있다. 이렇게 되면 당연히 뒷쪽팔꿈치가 들려져(High elbow) 있게 되는데, 국내야구로만 한정한다면 저 포지션에서 블랑코처럼 뒷쪽팔꿈치를 높이 들려져 있는걸 잘못된 타격습관으로 인식해 금기시하는 편이다.

물론 타자의 특징마다 조금씩은 차이가 있겠지만 보편적으로 보면 스윙직전 뒷쪽팔꿈치가 앞어깨 위치와 비교해 지나칠 정도로 높게 되면 배트스피드 저하가 반드시 뒤따르기 때문이다. 보통 보면 이러한 스윙은 파워는 정비례 하지만 에버리지와는 반비례 하는 특징이 있어 정교한 타격과는 거리가 멀다. 아주 오래전(지금 기억으로는 3년전쯤)으로 기억하는데 메이저리그의 라이언 하워드(필라델피아)의 타격에 관한 글에서도 언급한 바 있지만, 하워드가 많은 홈런숫자에 비해 에버리지가 낮은 것도 상당부분 이 포지션에서의 뒷쪽팔꿈치가 하늘로 치켜졌다 나오는 것으로 그 원인을 분석한 바있다.

브라젤과 블랑코 모두 스트라이드시 배트헤드가 투수쪽으로 극심하게 이동했다가 나오는 것으로 보아, 그들의 경기 모습을 보지 않고 사진으로만 보더라도 양 선수 모두 스윙각이 굉장히 크다는 즉, 전형적인 풀스윙 히터라는걸 알수가 있을 정도다.


개인적인 추론이지만, 올 시즌 브라젤은 지난해 자신이 기록한 에버리지(.296)보다 더 높은 성적을 남길 가느성이 크다고 본다. 왜냐하면 세이부 시절에도 그러했지만 한신으로 이적한 이후 브라젤은 온전한 몸상태로 시즌을 뛰어본 적이 거의없다. 지난해가 부상없이 시즌을 소화한 유일한 해라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가 실질적인 풀타임 2년차가 되는 브라젤이다.

덧붙여 좋은 체격조건과 파워를 겹비한 거포지만, 본격적인 스윙이 시작되기 전까지의 매우 교과적인 밸런스를 갖췄고 이제 일본야구에 완전히 녹아들었다는 그 이유 때문이다.<2008년은 일본진출 첫해라는 점을 감안해 언급하지 않는다. 블랑코의 에버리지는 점점 더 떨어지고 있는 반면 브라젤은 해마다 상승하고 있다는 점을 부각시키기 위함이다>

반면 블랑코는 그동안 그러했듯 정교함보다는 파워있는 큰 스윙으로 2년만에 홈런왕 탈환을 목표로 한다.
한번 인지된 타격폼을 바꾼다는 것도 쉬운 일도 아니고, 그 역시 외국인 신분이라 느긋하게 타격폼 변화시도에만 몰두할수 있는 입장도 아니기 때문이다. 올해 5명의 한국인 선수들로 인해 그 어느때보다 관심이 높아진 일본야구. 한국 선수들에게 관심을 갖는 것은 당연하지만 그밖의 타이틀 경쟁, 특히 양리그 홈런왕 경쟁 역시 결코 빼놓을수 없는 흥미거리다.



사진/ 산케이스포츠

윤석구 (http://hitting.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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