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자의 가치를 가장 정확하고 핵심적으로 알수 있는 것은 뭘까?
타순에 따라 그 값어치가 분분될수도 있겠지만 중심타자라면 실투를 놓치지 않은 타자가 가장 뛰어난 타자라고 생각한다. 일전에도 언급한적이 있지만, 야구에서 투타 싸움은 투수가 절대적으로 유리할수 밖에 없는 운동이다. 투수는 자신이 던질 공의 구종을 알고 미리 선택하며 뿌리지만 타자는 그걸 모르기에 10번 나와서 3번 안타를 치면 정교한 타자라고 일컬어도 무방하다는 결론이 도출되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여기서 한가지를 더 포함시키자면, 어떠한 상황에서도 자신의 스윙을 가져가는 타자야 말로 원론적인 대타자의 기본을 갖췄다고 평가하고 싶다. 바로 ‘푸른피의 해결사’ 삼성 최형우다.
최형우는 공격과 수비에서 극과 극을 달리는 선수중 한명이다. 타격은 팀의 중심타자 답게 막강한 포스를 풍기지만 수비에서는 믿덥지 못한 플레이를 보여주는 사례들이 종종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형우가 지닌 가치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대단한 타자임에 분명하다.
일전에 여러번의 포스팅을 통해 밝혀 왔지만 최형우는 이승엽(현 오릭스)이후 한국프로야구에서 좌타자로서 40홈런을 터뜨릴 유일한 선수다.
최형우는 쳤다하면 대형홈런이다. 대형홈런하면 타자의 신체조건과 파워를 먼저 떠올리는 사람들이 많지만 이것은 그만큼 어떠한 상황에서도 풀스윙을 한다는 뜻과 같기에 장점과 단점이 공존한다.
말도 안되는 공에 헛스윙을 한다는 점이 단점이라면 일단 걸리면, 그리고 스윗 스팟(Sweet spot)에 컨택트(Contact)되지 않더라도 자신이 생각하는 비거리 이상을 날릴수 있는 원초적인 파워가 풀스윙에 있기 때문이다.
최형우의 장점은 크게 세가지다.
첫째는 테이크 백(Take Back)에서 팔로우 스루(follow-through)까지의 과정이 매우 간결하면서 짧다. 최형우가 매우 높은 레그킥(Leg kick, 다리를 들어오리는) 타법이지만 유심히 보면 비록 다리는 높이 이격시키지만 앞발을 내딛는 스트라이드(Stride)보폭은 그렇게 멀리 내딛지 않다는걸 알수가 있다.
이것은 올 시즌 초 김성래 타격코치의 조언과 맞물리는 부분이 있는데, 김성래 코치는 최형우의 이격시킨 앞발의 높이가 높으면 높을수록 더 좋다라고까지 언급한 적이 있다. 왜냐하면 최형우는 공을 마중나가서 스윙을 하는 타자가 아니기에(이병규 처럼) 앞발을 높이 이격하더라도 내딛는 폭이 짧은, 즉 자신의 배팅공간까지 공을 끌어들였다가 스윙을 할수가 있다는 이유때문이다. 이것은 스테이 백(Stay back) 히터들의 장점과 매치가 잘 돼 있는 매커닉이기에 앞으로가 더욱 기대될수 있는 타자라고도 볼수 있다.
두번째는 첫번째 장점과 연동성이 있는 부분인데, 최형우는 히팅 타이밍을 잡는 방법이 특이한 타자중 한명이다.
보통 장타자들은 공을 선으로 보다가 점을 찍는다는 느낌으로 자신의 컨택트 타이밍을 가져가는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최형우는 자신의 타이밍이 순간 어긋났다 싶더라도 그걸 기여코 장타로 만들어내는 장점이 있는 타자다.
최형우가 홈런을 뽑아낼때의 장면을 유심히 보면 자신의 입맛에 맞는 공(어느타자라고 그렇지 않겠느냐만)은 논외로 치더라도 스트라이크 존에서 낮은 로우볼이나 빠지는 볼에도 어김없이 장타를 때리는 장면을 종종 목격하게 된다. 이것은 최형우가 거포임에도 불구하고 그만큼 다양한 포인트를 지녔다는 것을 의미한다. 엉덩이가 빠지라도 그걸 장타로 연결하는 모습을 보여줄수 있는 것도 이때문이다.
세번째는 타구에 힘을 싣는 능력이다. 이것 역시 두번째 장점과 그 연동성이 있다.
지금은 메이저리그에서 뛰고 있지만 일본 시절 마쓰이 히데키의 가장 큰 장점중에 하나가 타구에 힘을 싣는 능력이었다. 자신의 앞쪽 히팅포인트가 아닌 더 앞쪽의 포인트, 그리고 더 뒤쪽에 포인트가 형성되더라도 그걸 기여코 홈런으로 연결하는 능력이 대단했던 마쓰이와 최형우는 흡사한 면이 많다.
이것은 자신이 생각했던 타이밍에 공이 오지 않더라도(조금 늦거나 빠르거나) 단단한 지지대 역할을 하는 앞쪽 다리가 무너지지 않고 좁은 공간(또는 좀더 넓은)에서 장타를 생산할수 있는 기본 능력이 빼어나기 때문이다. 타고난 손목힘이 만들어낸 부산물이지만 폼이 엉망이 된 상황에서 그여코 그 공을 장타로 연결할수 있는 것은 최형우가 지닌 또 하나의 장점이라고 보면 된다. 내가 최형우를 높이 평가하는 것도 이러한 이유가 있어서다.
최형우는 7월 현재까지 월간 카스포인트 275점으로 타자부문 1위를 달리고 있다. 현재까지의 월간 타율은 .400 이 부문 2위인 강정호(255포인트)와 3위인 최정(235포인트)에 근소하게 앞서고 있는 형국이다.
무엇보다 최형우의 활약이 고무적인 것은 올해 삼성 라이온즈는 우승을 노리고 있는 팀. 즉 중심타선에 배치된 최형우의 활약여하에 따라 팀 순위에도 영향을 미칠수 밖에 없기에 지속된 호타가 팀 성적까지 좌우 할수도 있는 타자라는 점이다. 지금 최형우는 그 역할을 충분히 해내고 있는 선수다.
개인적으로 최형우는 한때 사라질뻔한 보석이 이제서야 그 빛을 발하고 있다는 느낌이 크기에 그가 원하는 목표치까지 이뤄냈으면 하는 마음이 늘 간절한 선수다.
사진/ 삼성 라이온즈
윤석구 (http://hitting.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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