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버트 푸홀스(세인트루이스)가 5일(한국시간) 뉴욕 메츠와의 원정경기에서 그동안의 침묵을 깨는 멀티홈런(35,36호)을 쏘아올리며 다시 방망이에 불을 당겼다.
올스타전 이후 후반기 첫경기(7월 17일 애리조나전)에서 2개의 홈런포를 가동한 후 정확히 16경기만에 터뜨린 홈런포였으며 올시즌 9번째 멀티홈런.

슬럼프가 없는, 꾸준함의 대명사였던 그의 부진은 일종의 슬럼프 개념에서 보자면 맞는 말이다.

공격부분 전관왕 획득에 유일한 걱정꺼리(?)였던 타율이 이 기간동안 급전직하 하며 한때 .314까지 추락했다. 현역 통산 타율 1위 자리도 이치로에게 빼앗겼음은 물론 최근 급격히 홈런페이스를 올리고 있는 마크 레이놀즈(32개)의 추격도 애사로운 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푸홀스는 다시 본연의 모습으로 되돌아 갈것을 선언이라도 하듯, 이날 5타수 4안타로 만회하며 시즌 타율도 .321로 끌어올렸고 5타점을 보태며 9년연속 100타점에 단 3개만을 남겨두게 됐다.

이날 경기에서 푸홀스가 쳐낸 홈런과 안타숫자는 그동안의 슬럼프에서 벗어났다는 신호탄 이전에 몇가지 주목해봐야할 대목이 있다.
요한 산타나에게 뽑아낸 솔로홈런은 그렇다 치더라도 연장 10회초 션 그린에게 뽑아냈던 만루홈런은 평소 자신의 타격동작에 변화를 준 홈런이었기 때문이다.

                                                 ◆ 알버트 푸홀스 시즌 36호 홈런


위 영상은 푸홀스가 그린에게 만루홈런을 뽑아낼때의 모습이다.
눈여겨 볼 대목을 빨간색 원으로 표시를 해놓았기 때문에 눈썰미가 있는 독자라면 금방 알아차렸을거라고 믿는다. 그린이 던진 공은 74마일. 가운데에서 살짝 떨어지는 변화구였다.(필자는 브레이크가 덜 걸린 커브볼로 봤다)

최근 푸홀스는 유달리 팜볼이 많이 나왔다. 라인드라이브 타구가 아닌 뜬공이 많이 생산되는 타자들을 유심히 보면, 보다 쉽게 그 원인을 유추해 볼수 있는데 스트라이드시(특히 니 리프팅을 높이하는 타자들) 몸의 밸런스가 일정하지 않거나 또는 컨택트순간 하늘을 향하고 있는 뒷손바닥을 빨리 롤링(되감는)하기 때문에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덧붙여 브로드 스탠스(Brod-Stance) 즉, 처음 준비자세에서의 양 다리 간격이 넓은 스탠스를 취하는 선수들의 체중이동도 한 원인이 될수 있다. 아무래도 스탠스가 넓으면 골반의 회전이 리드미컬하게 추진력을 발산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영상속 푸홀스의 앞다리 이동은 평소와는 다른 모습이다.
한족장 정도만 앞으로 짧게 내딛던 레그 스텝이 아니라, 타격전문용어로 일명 태핑(Tapping)으로 배팅타이밍을 잡고 있기 때문이다. (태핑- 타격시 앞발을 지면에서 이탈하지 않고 발 뒷꿈치만 들어서 배팅타이밍을 잡는 타격방법론의 일종. 짐 에드먼스, 그리고 작년 트로이 툴루위츠키의 타격도 이와 유사했다)
그럼 왜 푸홀스는 이 상황에서 평소의 타격동작을 취하지 않고 이런 스타일의 배팅을 했을까?

크게 두가지 정도선에서 그 이유를 추측해 볼수 있다.


첫째, 스탠스 넓이에 따른 체중이동의 부조화

본문에서도 언급했다시피, 푸홀스는 양발 간격이 다소 넓은 상태의 준비자세를 취하는 타자다.
더군다나, 약 한족장 정도의 스텝을 더 앞으로 내딛기에 컨택트 지점에 이르러서는 원래 처음 스탠스 넓이보다 그 보폭이 더 넓어져 있는 특징이 있다. 이런 타격을 원활히 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강한 하체는 물론 힙 로테이션의 유연성이 동반되어야 하는데 평소 푸홀스의 모습이 바로 이러한 하체파워를 바탕으로 하는 강한 회전력이 타격의 성공유무를 결정하게한 원동력이다.

하지만 최근 푸홀스는 배팅타이밍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쉽게 말하면 한족장을 더 내딛는 평소 스텝과 자신의 배트 스타트 시점의 시프트(Shift)가 맞지 않은 상태였다는 뜻이다.  아래 영상은 평소 자신의 타격동작인데 보다시피, 컨택트 지점에 이르렀을때는 뒷발이 앞으로 끌고 나올정도로 몸의 회전력이 뒷받침 되는 타격이 됐었다.

하지만 한시즌을 치르다 보면, 평소 푸홀스처럼 스탠스 넓이를 유지하며 일정한 배팅감각, 그리고 하체회전력을 유지하기란 말처럼 쉬운것이 아니다.

위와 아래 영상을 비교해 해보면, 컨택트 지점에서 양 다리 간격의 차이를 느낄수 있을것이다. 푸홀스가 36호 홈런을 평소와는 달리 토우 탭 스타일로 타격을 한 이유는 넓은 스탠스 공간에서의 밸런스와 회전력에 따른 타이밍을 유지하지 못했기 때문에 나타난 현상이었다고 유추해볼수 있다. 푸홀스와 타격폼이 거의 흡사한 김태균(한화)도 시즌중 슬럼프가 오면 다리를 들면서 타이밍을 잡는 경우가 종종 있다.

어차피 투수와 타자의 싸움은 타이밍 전쟁이라고 볼때 평소 타자자신의 몸에 인지되어 있던 배팅타이밍을 꾸준히 유지하기란 힘든 일인듯 싶다. 이래서 야구가 어렵고, 타격이 어려운 운동이다.

                     ◆ 5월 5일 필라델피아 전에서 뽑아낸 시즌 10호 홈런(상대투수 브래디 릿지)


둘째, 상황이 만들어낸 게스히팅


푸홀스는 만루상황일때 더욱 극악스러운 공포를 자아내는 타자다.
올시즌 푸홀스는 주자 만루시 10타석 9타수 7안타(홈런 5개) 타점24, 장타율이 무려 2.444 일정도로 상대투수들을 혼수상태에 이르게 했다.

어차피 정면승부를 할수 밖에 없는 상황이 왔을때는 푸홀스와 제대로된 맞짱을 떠서 이겨낼 투수는 지구상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결론이 도출된다. 위기시 볼넷을 내줘도 괜찮다는 생각으로 유인구를 던져가며 그를 유혹하지 않는 이상 그를 잡아내기란 힘들다는 말이다.


 이번 36호 홈런이 그러했다. 연장 10회초  마크 데로사가 히트 바이 피치드 볼을 얻어 맞아 동점의 균형이 깨진 상황. 경기 분위기로 봤을때 한점 정도만 더 뽑으면 세이트루이스의 승리가 확정적인 상태에서 푸홀스 그자신은 홈런보다는 짧은 안타를 노렸을 가능성이 컸다. 바로 저 태핑 타격이 그걸 대변해준다.
강한 파워배팅을 하기 위해서는 몸이 회전할수 있는 공간이 넓어야 하지만, 푸홀스는 평소 자신의 타격스타일을 버리는 타격을 했기 때문이다.

만약, 푸홀스가 평소처럼 짧은 레그 스텝을 내딛고 타격을 했다면 36호 홈런은 불가능했을 가능성이 컸다고 생각된다. 그 타이밍에서 맞았던 컨택트 지점과, 스텝을 내딛고 타격을 했을시의 타이밍이 달라졌을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유추하자면 정확히 가격을 했다손 치더라도 좌익선상으로 타구를 보내는 2루타정도쯤 됐을것으로 본다. 히팅 포인트가 좀 더 앞에서 맞았을것은 물론, 걷어올리는 스윙궤적 역시 나오기 힘들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타격동작은 한결같은 모습으로 유지되는 것이 가장 좋다.
잘 맞다가 몇경기 부진하다고 해서 타격자세를 수정하게 되면 결과에 집착하는 타격의 조급함이 먼저 찾아오기 때문이다. 하지만 푸홀스와 같은 천재 타자들은 제외하고 싶다.

미세한 수정은 슬럼프를 벗어나는 계기가 됨은 물론, 전체적인 몸의 밸런스와 감각만 유지하고 있다면 얼마든지 임기응변의 대처능력으로 돌파구를 마련할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푸홀스의 경기결과는 상대투수가 누구인지는 중요한게 아니다. 오직 경기당일 푸홀스 그 자신의 컨디션 여하가 승패를 결정한다.

덧 1) 아래 영상에서 푸홀스의 앞발이 나갔다가 되돌아온것은 일부러 그렇게 했으니 오해 없길.
푸홀스의 스텝 보폭을 확인하기 위한 목적이었음을.
덧 2) 5박 6일 동안의 휴가기간, 그 어떤것 보다 푸홀스의 성적이 궁금했다. 휴가를 떠난 시점에서도 슬럼프 탈출기미가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데로사,루고,할러데이가 세인트루이스 유니폼으로 갈아입은후 팀의 짜임새가 몰라볼 정도다.
아직 반지를 낄 아홉개의 손가락이 남아있다던 푸홀스의 말이 올시즌 후엔 여덟개로 줄어들지도 모를 일이다.


사진 & GIF/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 윤석구의 야구세상


윤석구 (http://hitting.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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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에도 괴벨스와 같은 인간이 있다. 다만 남자가 아니라는 것만 다를뿐...사람들의 인지부조화가 만들어 낸 희대의 괴물이지.. 뭐 그렇다고.. KCN 야구해설위원 & 광주 MBC-R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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