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를 즐기는 팬의 대다수는 자신이 응원하는 팀을 그 자신의 소중한 일부로 여긴다.
그 부류중 상당수 팬은 야구가 자신의 삶의 유일한 `낙'(樂 ?) 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으며 자석처럼 붙들려 떼어낼수 없는 그 무언가의 압력때문에 몇십년을 응원하기도 한다. 자신이 응원하는 팀의 순위못지 않게 자존심 강한 팬들은 어느 구장에 자신이 응원하는 팀의 팬수가 많다 적다 부터 시작해서 팀의 주축선수를 타팀의 어떤 선수와 비교를 하는데 열을 올리는 일도 다반사다. 이러한 모든 원인은 자신이 응원하는 팀을 자신의 영혼(?)과 동일시 하는 경향에서 비롯된 것이다.
[혈압 상승 일보직전의 루 피넬라 감독/ MLB.com]
이러한 지경까지 이른 야구팬들은 야구가 곧 자신의 삶의 일부이자 자신이 응원하는 팀의 승패에 따라 영적(?) 컨디션까지 영향을 미치게 되니 야구는 그야말로 인간의 삶에서 빼놓을수 없는 독특한 매력이 있는 스포츠임에는 분명하다. 인간사를 야구에 비유하는 이유도 한치앞을 볼수 없는 야구의 특징과 인간이 삶을 살아가는데 있어서 예측하지 못한 일들의 굴곡에서 그 유사함을 찾을수 있다.
그럼 현장에서 팀을 지휘하는 감독과 팬들은 어떠한 유사점이 있을까. 그리고 이질적인 부분은 또 어떤 것이 있을까 하는 의문점이 생기는데, 다른 리그는 차치하더라도 한국프로야구는 팬들이 뭘 원하고 원통해 하는지 모르는 감독들이 정말로 많은것 같다. 현존하는 7개구단(로이스터 제외) 국내 감독들 이외에도 지금까지 각팀의 수장을 거쳐간 인물들도 해당되는 상황이다.
팬들이 야구를 보면서 가장 원통해 하는것이 뭘까. 깊고 길게 생각할 필요도 없이 `심판의 잘못된 판정'에 대한 억울함이다. 세이프 냐 아웃이냐에 대한 그 찰라의 순간에서 심판들도 인간이기에 실수할수 있다는 전제를 논외로 치부하더라도 일단 팬들은 `원칙' 과 `부당함' 을 먼저 찾는게 우선이다.
억울하고 부당한 판정에 대한 팬들의 분노를 대신 표출해줘야 할 사람은 다름아닌 자신이 응원하고 있는 팀의 감독이다. 그런데 간혹 보면 `의례 그럴수도 있으려니' 또는 `경기 초반인데 내가 의자에서 일어날 필요가 있을까' 하는 마인드를 가진 감독들이 많다는 점은 참으로 아쉬운 부분이 아닐수 없다. 경기장 응원석에서 혹은 텔레비젼으로 중계를 보는 팬들은 혼자 발을 동동 구르며(간혹 성격급한 분들은 재털이를 던져버리기도 한다) 하소연 할때 없는 그 억울함에 치를 떨며 분노해 한다. 이걸 대신해 줄수 있는 사람은 감독뿐이다. 하지만 감독석 의자에 본드를 붙여 놨는지 도무지 일어설줄 모르는 감독들이 대다수인게 현실인듯 싶다.
물론 경기 상황상황 마다 심판판정에 모든 불만을 일일히 거론할수는 없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감독들은 심판판정에 지독히도 관대한 편이다.
인기있는 감독의 첫번째 덕목은 팀 순위이며, 두번째는 납득할수 있는 경기, 그리고 마지막 세번째는 팬들의 의중을 반영하는 감독이라고 생각한다. 글 첫머리에서도 말했지만 팬은 자신이 응원하는 팀을 자신의 일부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내가 억울한 일을 당하면 법의 도움을 요청할수 있고 중대한 사건일때는 법정까지 가서 시시비비를 가릴수 있지만 야구에서 이걸 대신해 주는 사람은 감독이외에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지금은 삼성 라이온스 사장으로 있는 김응룡 전감독이 과거 해태 타이거즈 시절 호남팬들에게 사랑을 받을수 있었던 것은 우승을 많이 시켰다는 전제도 분명 큰 이유중 하나겠지만 팬들이 뭘 원하는지 그리고 팬들이 뭘 억울해 하고 있는지를 너무나 잘 알았기에 자신이 가지고 있는 능력(?) 이상의 사랑을 받았다고 본다.
의자를 때려 부수고, 불뚝 튀어나온 배를 들이밀며 심판판정에 항의하는 모습은 어찌하지 못하고 분노해 하는 팬들의 욕구를 대신해주는 카타르시스 이상의 시원함을 대신해주었기 때문이다.
[1997년 6월 김응룡의 참외사건 / 출처=야구로 닷컴]
야구 경기중 불미스러운 일들, 예를 들자면 빈볼 시비로 인한 그라운드 난투극이나, 양팀 선수 전원이 덕아웃에서 뛰쳐나와 한바탕 소란을 피우는것은 야구 이외에 팬들이 즐길수 있는 또다른 즐거움이다.
혹자들은 아니 특히 기자들은 이러한 경기가 있으면 늘상 하는 이야기가 `그라운드 추태' 혹은 `볼썽 사나운 모모 선수의 행동' 이라며 다음날 신문 헤드라인 제목을 뽑기도 한다. 하지만 필자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아직도 틀에 박힌 전형적인 `관습'에 사로잡힌 야구문화에 치우쳐진 발상이라고 생각한다.
1년 126경기를 하다보면 이런 경기도 있고 저런 경기도 있다. 날마다 그러지는 않을텐데 간혹 빈볼시비에 따른 양팀의 충돌에 재미 그것 이상의 의미를 꼭 부여할 필요가 있을까.
그러면서 야구에 대한 팬들의 이목도 더욱 집중되는 것이다. 어느 상대팀 누가 빈볼시비로 우리팀 누구를 먼저 가격했으니 다음에 두고 보자.... 이건 팬들의 억울함을 떠나 그 자체만으로 야구가 가진 특성, 즉 `관심도' 상승이라는 측면에서 매우 효율적인 것이다. 관심이 있으니 억울해 하는 것이고 그 억울함이 더욱 프로야구에 아니 자신이 응원하는 팀에 더욱 빠져들게 하는 마력과 같은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 다양성 있는 야구경기도 간혹 필요할때가 있다. 천편일률적으로 한시즌 126경기 내내 승과 패 에만 모든 관심이 몰려 있다면 이것처럼 재미없는 야구도 없을 것이다. 야구를 인생사와 비교했듯이 뜻하지 않는 독특한(?) 경기도 간혹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다소 표현이 어긋나긴 했지만 어찌되었든 심판판정에 대한 지나친 이해심을 발휘하는 국내일부 감독들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지금 성적이 뒤처져 있는 감독이라면 더욱 말이다.
우리나라 감독들은 팬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아직까지도 모르는 사람이 많다. 아무리 성적이 좋지 않더라도 팬들이 억울해 하는 심판판정에 제대로 된 항변과 팬들의 불만을 대변해 주면 3번 욕먹을것 1번 욕먹는다.
그들이 팬입장이 돼 보지 않았기에 모를수도 있다. 하지만 팬들도 감독이 되어보지 않았기에 그 심정을 모른다고 반박을 하고 싶은 경기들이 간혹 있어 안타까울때가 종종 있다.
덧) 목요일(5일) 저녁, 필자는 전 KIA 타이거즈 감독이었던 분과 저녁약속(사실은 술약속이다.^^)이 있다. 이분을 만나서 이러한 부분에 관한 이야기와 에피소드를 중간에 슬쩍 언급할 생각이다.
덧2) 야구장에 가면 투수는 공을 던지고 타자는 배트를 휘두르며 주자는 뛰고 감독은 사인내고 등등의 일괄적인 것만 보지 말고 그 밖의 상황을 유심히 지켜보면 지금보다 몇배 이상의 흥미꺼리가 있다는 것을 발견할수 있을 것이다.
덧3) 몇칠동안 글을 쓰지 않았던것은 나름의 이유가 있다.(술때문이 아니다^^) 최근 촛불집회에 참석 하시는 분들의 노고에 부끄러움을 느끼고 있던 찰라, 내 자신은 한가(?)하게 야구글이나 쓰고 있기 민망했기 때문이다. 어찌되었든 이번 6월달은 지난 5월보다 더 많은 글을 쓸 예정이다.
`소탐대실' - 소를 탐하다가 대통령자리를 잃을수 있다.(by 송영길 통합민주당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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