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의 날' 망쳐버린 에릭 웨지 감독

MLB * NPB 2009/07/25 23:06 Posted by 윤석구


                                                ◆ 토론토 블루제이스 로저스 센터

지난 7월 23일은 메이저리그 토론토 블루제이스 구단이 마련한 `한인의 날' 이었다.
이 행사를 위해 토론토 구단은 4월초부터 광역토론토에 거주하는 한인들을 상대로 홍보를 했고 블루제이스 구단 이벤트 매니저인 코지 하세가와씨는 토론토 한인들에게 직접 편지를 보낼정도로 그 열정과 준비가 남달랐다. 단순히 즉흥적 이벤트가 아닌, 블루제이스 구단이 시즌 시작때부터 준비한 `특별한 행사' 였던 셈이다.

일본프로야구 요미우리 자이언츠 구단은 시즌중 `선수의 날'을 정해 해당선수와 특별한 인연을 기린다.
올해 5월 25일은 `이승엽의 날' 이었고 영화배우 장혁씨가 시구자로 도쿄돔 마운드에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행사는 이승엽만 해당되는 것이 아닌, 일종의 나눠먹기식으로 다른 선수들도 해당되는 사항이다.


하지만 이번 토론토 구단이 마련한 `한인의 날' 행사는 선수가 주인공이 아닌 야구팬들이 그날의 주인이란 점에서 그 차이점이 있다. 그리고 날이면 날마다 오는 시골장터의 뻥튀기 장사가 아닌, 구단에서 특별히 신경을 써 시즌초부터 공들인 이벤트다.
토론토 거주 한인들에게 편지까지 보내며, 이 행사를 위해 준비한 블루제이스 구단입장에서는 대목이었던 셈. 42달러 하는 1,3루 관중석 표를 이날 경기를 관람하러 온 한인들에겐 33달러로 할인했음은 물론 기대대로 이날 로저스센터에는 1,000 여명의 한인들이 입장했다.

캐나다 현지 유학생은 물론, 현재 토론토에 거주하는 교포, 그리고 정반대편에 있는 벤쿠버에 거주하는 한인들까지 토론토까지 달려올정도로 그 의미가 남달랐다.
경기전 행사때는 토론토 한인어린이 합창단(지휘 고선주씨) 30명이 한복을 입고 캐나다 국가를 부르기도 했다.


             ◆ 7월 23일 `한인의 날' 을 맞이해 경기전 국가를 부르고 있는 토론토 한인어린이 합창단


그럼 토론토 구단이 이날을 `한인의 날'로 지정한 목적과 의미는 무엇이었을까.
의심의 여지없이 메이저리그 경기일정표대로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와의 홈경기(한국시간 22일~24일) 때문이었다. 그 중심에는 추신수 가 있었고 이날 경기를 보러온 한인들 모두 클리블랜드가 아닌 추신수를 응원하러 왔다는게 더 큰 목적이었음은 불을 보듯 당연하다.

클리블랜드가 아메리칸리그 중부지구 순위권 다툼을 하는 팀도 아니며, 더군다나 동부지구에 속해 있는 토론토와는 전혀 상관없는(?) 즉, 그들 입장에서는 한시즌 리그일정에 하나에 불과한 경기다.

하지만 토론토 원정경기에 나선 클리블랜드 에릭 웨지 감독은 이날 추신수를 선발출전 명단에서 제외시켜 버렸다. 후반기 들어 잠시 주춤한 타격페이스와도 연관이 있을법 하지만, 추신수는 전날(22일) 토론전에서
후반기 들어 첫 멀티히트(5타수 2안타)를 터뜨리며 타격감을 잡아가고 있었고 이날 경기에 결장할 이유도 없었다.


경기후 클리블랜드의 에릭 웨지 감독은 추신수의 체력적 배려에 따른 휴식일, 그리고 상대 선발이 좌완투수라서 선발 명단에서 뺏다고 했지만, 액면가 그대로만 보면 `생각이 없는' 감독이란 뉘앙스가 짙다.
자신은 이날이 `한인의 날' 이란 사실을 몰랐다고 했지만 토론토 구단에서 이미 대대적인 홍보를 했음은 물론 실제로 이날 로저스센터 관중석에는 형형색색의 프랜카드를 들고 응원하는 한인들은 물론 태극기와 추신수 저지를 입고 입장한 관중들이 상당수였다. 더군다나 경기전 식전행사에선 한복을 입은 한인 어린이 합창단까지 등장해 이날이 무슨날인지를 여실히 보여줬다. 그럼에도 몰랐다니, 어처구니가 없는 발언이다.

이번 행사를 준비해온 황현수씨는 윤석구의 야구세상으로 보낸 메일에서 " 어이가 없다. 왜 하필 오늘 경기에서 추신수를 선발에서 제외했는지 정말로 이해할수 없다. 추신수를 직접 보기 위해 캐나다 서쪽(벤쿠버)에서 토론토까지(캐나다의 그 넓은 땅덩어리를 생각해보라) 달려온 한인들도 있었다. " 며 분통을 터뜨렸다. 더불어 "경기중 대타로도 나올수 있는 상황이 있었고, 실제로 한인들은 추~~ 를 외치며 그의 등장을 고대했지만 대타는 커녕 대주자로도 나오지 않았다" 며 이번 행사를 위해 동분서주한 보람이 없다며 웨지 감독의 융통성 부족을 꼬집었다.


야구에 관심없는 토론토 거주 한인들은 클리블랜드가 온다고 경기장에 찾아간 것이 아니다.
물론 토론토 구단을 응원하는 현지 한인 야구팬들도 있었겠지만 어찌됐던 추신수가 온다는 그 사실 자체가 흥분되고 들뜬 하루였을 것이다.
더군다나 이날은 주말경기도 아닌 주중 경기였으며, 어떤 유학생은 야간 아르바이트를 일부러 취소하며 경기장을 찾았다고 하니 이들이 느꼈을 실망감의 강도를 미루어 짐작할수 있다.

요즘 유행하는 말중 소위 ~낚였다' 라고 표현해도 좋을 엉망진창이 되어 버린 `한인의 날' 행사는 이렇게 모두 끝났다. 어떤이에겐 야구와의 인연이 특별한 의미로 다가오는 법이다. 그 인연의 시작은 별것 아닌 일로부터 시작이 될수도 있으며 하다못해 자신에게 처음으로 싸인을 해준 선수를 위해 평생 야구팬이 되는 경우도 흔하다. 에릭 웨지 감독은 토론토 거주 한인들에게 추신수에 대한 특별함과, 같은 한국인으로서의 애뜻함, 그리고 아직 야구에 흥미가 없는 사람들이 평생 야구와 인연을 맺을수 있는 기회를 날려버렸다.


사진/ 토론토 블루제이스 & 마인즈 프로덕션 황현수씨 제공

윤석구 (http://hitting.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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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정신승리라도 해라. 뭐가 그리 급할까. 자기 이름도 구라였어. ㅎㅎ 그냥 인생 자체가 구라인거야? 당분간 그렇게 정신승리라도 하고 있길.. 차라리 연기자의 길을 걷지 그래..푸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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