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태색이란게 도대체 뭘까?

Korea Baseball 2008/12/08 23:28 Posted by 윤석구

요미우리 자이언츠는 OB 들의 영향력이 굉장히 큰 구단이다.

올시즌을 끝으로 소프트뱅크 호크스 감독직을 사임한 오 사다하루가 최근 요미우리 OB회 회장으로 복귀한것이 이슈가 될정도다. 오 사다하루의  OB회장 복귀는 이슈가 따를만한 그만한 이유가 있다.

내년 3월에 열리는 월드베이스볼 클래식(WBC) 대표팀 감독인 하라 타츠노리의 조언자 역할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덧붙여 내년시즌 우승을 노리는 요미우리도 일정부분 그의 역할이 보이지 않게 영향력을 미칠것으로 보인다.

요미우리에서만 선수생활을 한 오 사다하루와 하라 감독은 과거와 현재를 아우르는 동반자 관계가 된 셈이다. 요미우리는 1936년 후지모토 사다요시부터 현 하라 감독까지 단 한번도 타구단 출신이 감독으로 취임한 적이 없을정도로 배타성이 심한 구단이다.


                            [일본우익의 대표주자인 와타나베 쓰네오 요미우리신문 회장]


또한 구단 고위층의 현장관섭도 빼놓을수 없다. 올시즌 초 요미우리가 부진하자 가차없이 하라 감독의 경질설이 흘러나왔던 것도 구단 수뇌부들 외에 OB 출신들의 영향력이 컸었다. 와타나베 쓰네오 요미우리신문 회장을 등에 업고 선수기용문제까지 언론에 거론하는 요미우리 출신 OB들의 건방짐은 하늘을 찌르고도 남음이 있다. 우리들의 정서로 볼때 다소 이해하기가 힘든 일이다. 이들은 자신들의 모임에서만 국한하지 않고 대놓고 현장일에 직격탄을 날리것은 물론 특정선수까지 거론하며 오바의 극치를 보여줬다.

지난 금요일 해태 타이거즈 V9의 주역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해태 OB 정기모임" 인 이 상조회는 1987년 한국시리즈 MVP인 김준환씨가 회장으로 있으며 이번이 3번째 자리다. 그동안 이 모임에 참석한 이들의 면면을 보면 한국야구 역사는 물론 해태의 영광을 이끌었던 인물들이 대부분이다. 지금까지 이 모임에는 선동열,김봉연,김성한,조계현,이강철,김정수,이순철은 물론 작년에는 김응룡 삼성사장과 박건배 구단주까지 참석할정도로 의미가 남달랐던 모임이다.

이들은 단순히 과거에 한솥밥을 먹었던 옛 동료들을 만나는데에 그치지 않고 지역야구 활성화를 위한 방안도 논의한걸로 알고 있다. 회비의 일정부분을 아마야구 지원에 쓰기로 하는등 그 모임자체가 야구 사랑의 한 방편인 것이다.

하지만 이들의 주된 관심사는 현 KIA 타이거즈다. 실제로 이번 모임에서 타이거즈 성적부진에 관한 이야기가 오고간걸로 알고 있다. 자신들이 쌓아놓은 영광들이 갈수록 퇴색되어만 가는 현실이 걱정되는 것은 당연한 일. 그중 현 KIA 감독인 조범현 감독의 "해태색 지우기"에 섭섭함을 들어낸 대목이 눈에 띤다.(광주일보에서 언급)

물론 조범현은 타이거즈 출신이 아닌 KIA의 첫번째 감독이다. 이들과는 야구철학이 다르며 그들처럼 해태를 몸으로 경험하지도 않았다. 당연히 OB들의 시선에는 조범현 감독의 성향을 이해하기가 힘들것이다. 하지만 '해태 지우기'를 과연 조범현 감독이 시작한 것일까. 이 문제만 따지고 넘어가자면 구단 프론트들의 마인드를 먼저 질타해야 한다. 2002년 김진우가 입단할 당시 타이거즈 1호 영구결번인 선동열(18번)을 김진우에게 물려주려던 사건이 있었다.  

당시 팬들의 강력한 저항으로 무산된 이 사건은 보기에 따라서는 구단내부에서부터 해태지우기의 시작이다. 영구결번은 선수로서의 영광뿐만 아니라 팬들의 영광이기도 하다. 그렇기 때문에 다른 어떤것보다 신중해야 하며 자격역시 엄격해야 한다. 지금은 잊혀졌지만 참으로 어처구니 없는 사건이 아닐수 없다.


                   [해태의 V9는 무엇보다 선수면면의 실력이 뛰어났기 때문이 아니였을까]


최근 불거진 이종범 은퇴문제도 납득하기 힘든 부분이 많다. 외국인 외야수를 데려오는것도 아니면서 굳이 은퇴를 종용하는 것이 이해가 가지 않기 때문이다.이종범에 대한 호불호를 떠나서 어떠한 대안도 없이,그리고 올시즌 성적이 나빴던것도 아닌데 말이다. 세대교체를 한다고는 하지만 지금 팀에서 세대교체할 인물이 누가 있는지 되묻고 싶다. 이종범 정도의 선수는 감독혼자 처리할 사안이 되지 못한다.단장의 의지가 유별나게 단호할 뿐이다.

야구는 결과론적인 이야기이고 성적만 좋다면 그 어떠한 것도 부차적인것쯤으로 치부되는게 현실이다.
설사 시즌중에 밖으로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팀 내부적으로 악재가 있었더라도 우승을 한다거나 또는 기대이상의 성적을 거두면 그런것쯤은 대수롭지 않게 넘어가는 것도 현실이다. 리그를 막론하고 프로팀의 목표는 우승이기 때문이다. 반대로 아무리 내부에서 잘하더라도 성적이 나쁘면 십원짜리가 100만원짜리로 둔갑할만큼 문제성은 더 커보이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미 KIA는 이 두가지 부분에서 팬들의 기대를 외면한지 오래다.

과거 해태야구로 대변되는 위계질서? 난 솔직히 이런 야구는 사라져야 한다고 본다.
원정경기 가면 룸메이트 후배에게 떡볶이 사와라,돈 찾아와라 등등의 상하수직관계가 위계질서라고 보기 힘들기 때문이다.

다시 되돌아와서 이번 OB모임에서 나온 해태색 지우기를 먼저 거론할 곳은 조범현 감독이 아니라 구단이다. 글 첫머리에서 요미우리 구단을 언급한 것은 물론 노파심 이상의 의미는 없지만 그보다는 없는 자리에서 현장감독을 이야기 하는것은 옳지 않는 일이기 때문이다. 야구가 아니더라도 누구라도 없는 자리에서 자기 이야기를 하면 좋게 받아드릴 사람은 없다. 난 "해태색" 이란 것이 정확히 어떤 것을 의미하는지 모른다. 예전의 선수구성 그 자체가 해태색이 아니였을까. 결국은 선수들의 실력인 것이다.


사진/ 요미우리신문, KIA 타이거즈

윤석구 (http://hitting.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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