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존하는 타자중 4할을 칠 선수는 없다

MLB * NPB 2008/04/29 00:00 Posted by 비회원

블로그에만 오면 뭔가 흔적을 남겨야 한다는 사명감 비슷한 뭐 그런것을 요즘 느끼곤 한다.
전날 과음을 했다거나(필자는 지독한 술고래다. 나한테 한번 걸린 사람은 아침까지 마셔야 한다.) 정신적으로 아주 황폐화된 일들(최근의 타이거즈 야구)을 겪고 나면 온통 그와 관련된 생각으로 하루의 절반을 보내는가 하면 어떨때는 야구 생각을 단 한번도 안하고 지나칠때도 있다. 말이 되는지는 모르겠지만, 생각을 하든 안하든 하루의 24시간은 야구와 관련된 세포가 머리속 어딘가에 존재하고 있다는 말이다.
 

 [테드 윌리암스]

 
담배를 꼬나물고 하루에 꼭 한번씩 변기에 쪼그려 앉아야 하는 그 짧은 일처리의 시간에도 야구 생각을 하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어제 A 타자는 왜 그공을 그렇게 쳤을까. 이치로가 타율을 추녀 보듯 무시하며 장타만 노린다면 한시즌에 30개 이상의 홈런을 메이저리그에서 기록할수 있을까. 그렇다면 현재의 타격동작에서 바꾸어야 될것은 어떤것이 있고 또 어떤 다른 타격동작을 자신의 스타일에 쑤셔넣어야 할까.야쿠르트의 아오키 노리치카는 왜 그렇게 안타를 잘칠까. 이승엽이 살아남기 위해 지금 필요한 타격동작은 어떤 것일까. 라는 아주 단순한 생각에서 출발을 해 망상이 길어지면 나도 모르게 지금 내가 타이거즈 감독이라면 선수들 관리는 어떻게 할까. 그리고 누굴 내칠까. 그리고 어떻게 팀 분위기를 추스릴까 라는 필자의 태생적인 호랑이 피를 감당하지 못하고 헛된 망상에까지 이르는 경우가 있다.
물론 이러한 망상은 날마다 똑같이 하는건 아니고 나날이 그 주제가 바뀌는데 요즘 아니 더 정확히 말해 작년부터 끊임없이 쓰고 싶었던 그리고 오랜 시간을 생각하고 고민했던 주제가 있다. 바로  `왜 4할타자는 더 이상 나오지 않는가' 에 대한 고민이 바로 그것이다.
 
물론 이 4할타자에 관한 이야기는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야구로 밥을 벌어먹고 사는 저명한 인사들이 한번쯤은 언급을 했던 사항이다. 미녀가 남자들의 관심을 독차지 하는 것은 그 희소성에 있다. 만약 현재 우리가 미녀라고 생각하는 여자들이 사방에 널려있다면 미녀의 기준이 바뀌어야 한다. 그만큼 `4할 타자' 는 그 희소성으로 인해 야구팬들의 관심이 모아질수 밖에 없는것이다.
 
익히 많은 야구팬들이 알고 있다시피 국내에는 프로원년인 1982년 백인천(현 SBS 해설위원)이 기록한 .412 가 최초이자 마지막(?) 4할기록으로 남아있다. 물론 당시 백인천의 4할 타율을 현재와 같은 경기수로 예상한다면 절대로 달성할수 없었던 기록이다 라고 필자는 주장하지만 말이다. 당시 백인천이 뛴 경기수는 80경기. 지금의 21세기와 같은 133경기,그리고 요즘처럼 126경기를 소화했다면 과연 4할타율을 기록할수 있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든것도 사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록은 기록이다. 섯다 판에서 10판을 쳐서 집문서를 날린것이나 단 한판으로 마누라까지 날려먹은것이나 다른것이 없기 때문이다.
야구를 노름으로 비교한것이 적절한 비유인지는 모르겠지만 필자가 4할타율에 대한 비교를 이렇게 한 이유는 바로 테드 윌리암스와 깊은 연관이 있다.
메이저리그 마지막 4할타자(.406)이자 보스턴 레드삭스의 레전드로 남아 있는 그가 1941년에 기록한 이 마지막 4할타율은 기록이 의미하는 그 가치 이상의 그 무엇이 있다. 그게 바로 경기수다.
윌리암스는 65경기째에 .402 의 타율을 기록한 이후 66경기부터 76경기(.396)까지는 타율이 4할 밑으로 떨어진다. 이후 134경기째 정확히 4할 타율을 기록한 그는 135경기에서- .399  136경기에서- .397를 기록한 이후 나머지 7경기에서(총 143경기) 23타수 13안타를 몰아쳐 최종 .406의 타율을 기록했다.
 
이처럼 4할타율을 달성함에 있어서 경기수가 차지하는 비중은 실로 막강하다. 만약 당시 윌리암스가 136번째 경기가 리그 마지막 경기(.397)출전 이었다고 가정하면 테드 윌리암스는 메이저리그 마지막 4할타자라는 영광스런 타이틀의 주인공이 되지 못했을 것이다.
서론이 겁나게 길었다. 원래 필자는 기록을 찾아서 타율이 얼마니 방어율이 어느정도니 하는것을 정말로 싫어한다. 그래서 위의 테드 윌리암스의 역사적인 1941년도 타율추이는 손윤님 글을 참조했음을 밝힌다.
물론 1936년 프로야구가 시작된 일본은 아직까지 4할타자가 등장하지 않고 있다. 물론 앞으로도 탄생하는 일이 없을듯 하다. <가만 생각해보니 1941년 테드 윌리암스는 4할타율을 기록하고도 MVP를 조 디마지오에게 양보해야 했다. 물론 윌리암스가 기자들과 불편한 관계,그리고 디마지오의 56게임 연속 안타가 가진 상징성이 당시로서는 더 커보였는지는 모르겠지만 이렇게 거의 3/4 세기가 흐른 싯점에서 생각해보니 4할타율이 의미하는 것이 얼마나 큰 가치를 가졌는지 그당시에는 몰랐을 것이다. 조만간 또 누가 4할을 치겠지? 라는 보편적인 시각이 있지 않았을까.>
 
그럼 메이저리그에서 앞으로 우리가 살아있는 동안 4할 타율을 기록하는 타자를 볼수 있을까.
볼수 있다면 언제쯤이고 그리고 어떤 타자에게 그나마 가능성이 있을까 하는 의문점이 생긴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필자를 포함한 이글을 보고 있는 야구팬들이 살아있는 동안 4할타자를 볼 확률은 0%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지금 알고 있는 현존하는 메이저리거중에서 말이다. 모르겠다. 지금 글을 쓰고 있는 이순간 메사추세츠 지역의 보스턴 레드삭스의 열혈한 부부 팬이 30년후 4할을 칠 아이를 만들고 있는지도. ㅎㅎ 이렇게까지 표현한것은 현존하는 메이저리거중 4할타율을 기록할 타자가 정말로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캔자스시티 로얄스의 전설적인 강타자였던 조지 브렛도 그리고 1994년 메이저리그 파업으로 아깝게(?) 4할도전에 실패한 토니 그윈도 주인공이 되지 못했다.
 

 [토니 그윈]

 
이치로라면 가능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해보았지만 포기하고 말았다.
그가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이후 최고의 타율을 기록했던 시즌이 2004년의 .372 인데 161경기에 출전해서 이정도의 타율을 기록했다는 것은 분명 훌륭한 성적이지만 아쉽게도 그는 2004 시즌 내내 4할 이상의 타율을 기록한 적이 단 하루도 없었다. 한때는 콜로라도 로키스의 토드 헬튼에게도 기대해 보았지만 실패했고 이젠 나이때문인지 예전의 기량조차도 기대하기 힘든 형편이다.
 
그럼 현존하는 메이저리거중 4할타율 기록에 도전해볼 타자가 딱 한명 남았다. 나이로 보나(난 노안이라고 믿고 싶다) 기량으로 보나 이 선수를 거론하지 않을수가 없는데 바로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알버트 푸홀스다. 푸홀스라면 가능하다고? 그말이 아니다. 아무리 필자가 푸홀스를 사랑한다고 해도 절대로 그는 4할타율을 앞으로 기록할 일(?)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타격이론적 측면,그리고 그와 비슷한 유형의 다른 대안을 떠올리면 지금의 푸홀스는 모르겠지만 우리가 살아생전에 4할 타율을 기록하는 타자를 볼수도 있을지 모른다.
 

Career: Batting | Fielding
SEASONTEAMGABRH2B3BHRRBIBBSOSBCSAVGOBPSLGOPS
2001StL16159011219447437130699313.329.403.6101.013
2002StL15759011818540234127726924.314.394.561.955
2003StL15759113721251143124796551.359.439.6671.106
2004StL15459213319651246123845255.331.415.6571.072
2005StL161591129195382411179765162.330.430.6091.039
2006StL14353511917733149137925072.331.431.6711.102
2007StL1585659918538132103995826.327.429.568.997
2008StL268517327052027720.376.535.6351.170
Total--111741398641376305132878816194594023.332.423.6201.043

[알버트 푸홀스의 통산 스탯. 출처/ ESPN]

 

언젠가 필자가 이치로가 타율을 신경쓰지 않고 장타만 노린다면 충분히 30홈런을 칠수 있는 타자라고 했다. 그를 신격화 하자는게 아니라 타격이 가지고 있는 그것. 이치로의 전매특허 타법인 웨이트 시프트 배팅(weight shift)의 현재 타격동작이 아닌 지금보다 조금 더 보폭이 짧은 스트라이드 그리고 테이크 백을 좀 더 크게 함과 동시에 로드동작에서 힘을 더 집중할수 있는 배팅시스템으로 바꾼 다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한번 언급했으니 이부분에 관한 이야기는 그만) 혹여 글을 자세히 읽지 않거나 곡해하는 사람들에게 다시 한번 말한다. 분명 가능성이 있다고 했지(필자가 주장하는 배팅의 시스템상) 이치로가 꼭 그렇게 배팅방법을 체인지 한다고 30홈런을 칠수 있다는 말이 아니다.

 

푸홀스 역시 마찬가지다. 만약 그가 홈런에 대한 욕심을 버리고 타율에만 신경쓴다면 4할타율을 기록할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분명한것은 그 역시 불가능하다. 왜냐면 현재 메이저리그 추세 그리고 팀이 처해있는 현실등등 여러가지를 고려해 봐도 푸홀스는 홈런에 대한 욕심을 버릴수가 없기 때문이다. 물론 그가 언젠가 말했던 `홈런 욕심은 없다' 는 말은 아주 추상적이고 보편적인,또한 의례 거포들이 언론을 통해 말하는 겸손함이 묻어나오는 발언이지 푸홀스라고 홈런 욕심이 없는건 절대로 아니다. 안타를 치면 속으로 기뻐하지만 홈런을 치면 집안 전체가 떠들썩해지는 것이 프로야구 그리고 메이저리그 야구선수들이다. 혹시 이글을 볼지도 모르겠지만 아들이나 혹은 형 동생이 프로야구 선수집안이신 분은 내말이 무슨 의미의 뜻인지를 이해할것이다.

 

 [알버트 푸홀스]

 

알버트 푸홀스가 4할타자가 될수 없는 것은 크게 3가지 이유가 존재한다.

 

첫째는 그가 로테이셔널 파워배팅(rotational hitting)을 하는 타자라는 점.

두번째는 그가 좌타자가 아니라는 것.

세번째는 내야안타 생산 비중이 낮은 타자라는 점을 들수 있겠다.

 

알버트 푸홀스는 파워히터의 교본이라고 칭하는 로테이셔널 파워배팅의 최정점 그리고 이론적으로 실질적인 최강의 타자다. 그가 배터 박스에서 타격을 하는 동작은 넓은 스탠스-노 테이크 백-노 스트라이드- -런치동작의 발사- 히팅임펙트 그리고 뒷손을 놓는 활로스로우 마무리동작이다.

 

배팅이 끝나고 1루로 뛰어가는 시간이 다른 배팅동작을 보이는 타자들보다 늦는 타격방법이다. 80년대 한국프로야구에서 장채근과 이만수의 안타를 두고 순도 100% 의 교본 힛트라고 했던 말이 떠오른다.

이들은 느린 다리도 다리지만 이들이 취했던 배팅 자체가 내야안타성 타구를 치더라도 1루에 살수 있는 확률이 다른 타자들보다 낮았다. 알버트 푸홀스 타격방법 역시 마찬가지다. 낮은 스탠스에서 활로스로우가 끝나고 뒷다리를 일으켜 세우면서 날아가는 타구를 바라보면서 1루로 뛰기에는 여타의 다른 타자보다 늦을수 밖에 없다.<장채근과 이만수가 푸홀스의 타격자세와 똑같다는 말이 아니다>

 

또한 푸홀스는 우타자다. 히팅을 한후에 한걸음 또는 한걸음 반이 좌타자보다 불리한 우타자에게 162경기를 치루면서 예상되는 몇개의 내야안타를 기대한다는 것은 확률상 떨어지게 된다.

그리고 푸홀스는 땅볼타구를 노리는 다운컷 스윙을 하지 않기에 활로스로우에서 앞손을 올리는 배트 컨트롤을 보유하고 있다.

 

이런 3가지 이유로 인해 푸홀스는 4할을 칠수가 없다. 그가 홈런을 노리지 않고 안타생산에 집중한다 해도 결과는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럼 현역시절 조지 브렛과 토니 그윈도 그리고 현존하는 메이저리거인 이치로와 푸홀스도 달성하지 못한 그리고 달성하지 못할것이 확실한  4할타율에 가장 근접하려면 어떤 선수의 합작품이 나와야 할까.

 

다른 것을 다 집어치우더라도 위에서 푸홀스가 4할타자가 되지 못하는 그 3가지를 충족시키는 타자가 탄생해야 한다. 반대로 말하면 첫째는 로테이셔널 배팅을 하는 타자보다는 스트라이드를 뒤에서 앞으로 크게 내딪는 타자, 우타자가 아닌 좌타자 , 그리고 다운컷 스윙을 주로 하는 타자가 바로 그것이다.

 

제자리에서 몸통회전력으로 타구를 보내는 타자보다는 뒤에서 앞으로 체중을 이동해서 배팅을 하는 타자라야 1루로 스타트를 끊는것이 빠르며 거기에 좌타자라는 절대적인 잇점 그리고 한손으로 활로스로우를 하는것이 아닌 배팅 마무리시 양손을 배트에 모두 쥔상태에서 최대한 배트를 롤링(되감는)하는 힘을 이용해 보다 빨리 배팅이 끝난후 1루로의 스타트 동작이 유리한 타자라야 한다.

 

 [캔자스시티 로얄스의 전설적인 강타자 No.5 조지 브렛]

 

 [스즈키 이치로]

 

결론은 위의 조건에 모두 부합된 조지 브렛+스즈키 이치로 의 장점만 빼닮은 타자가 나와야 4할을 칠수가 있단 말이다. 현존하는 메이저리거중 이런 타자는 없다.

혹자들은 컨택트 능력을 공을 맞추는 재주라고 일반화 하며 그게 정답인것처럼 생각하는 이들이 있는데 컨택트 능력 역시 해당타자의 타격방법에 따라 그 능력이 크고 작음을 나타낸다.

쉽게 말하면 특정 어느타자를 두고 `저 타자는 컨택트 능력이 떨어진다' 라고 일반화 시키지만 왜 컨택트 능력이 떨어지는가에 대한 배팅방법과 타격동작에 관한 말을 아직까지 필자는 들어보지 못했다. 물론 팬들중에서 말이다. 조지 브렛과 스즈키 이치로가 컨택트 능력이 뛰어난것은 맞지만 그들이 만약 알버트 푸홀스와 같은 배팅동작을 보이는 타자라면 결단코 정교한 타격을 보여주지 못할 것이다.

 

푸홀스 역시 마찬가지다. 그가 이치로와 같은 배팅동작을 취한다면 말이다. 이렇듯 컨택트 능력이란 공을 맞추는 능력이 전부라고 함부로 평가해서는 안된다. 왜 좋은지 그리고 어떠 어떠한 신체조건과 또한 거기에 부합된 배팅동작을 가지고 있는지를 먼저 살펴줘야 하기 때문이다. 컨택트 능력을 함부로 일반화 시키는 오류를 범하지 않았으면 한다.

 

이시대를 살고 있는 그리고 야구를 즐기는 팬들에게 4할 타자 출현은 미지의 세계에나 있을법한 일이 돼버렸다. 아쉬운것은 4할타율이란 그 자체의 목표를 향해 도달할수 있는 타자가 현재 없다는 사실이다.

모르겠다. 야구가 가지고 있는 특성 즉 배팅이란 상당한 운도 따라줘야 하는 비과학적인 스포츠인지라 시즌내내 자신이 칠수 있는 안타수 + 운 까지 연일 이어진다면 가능할련지도.

어느 리그든 앞으로 4할타자가 나타나면 MVP는 100% 따논 당상이다.

1941년 테드 윌리암스가 받았어야 할 MVP를 조 디마지오가 받았던 것처럼 어리석은 짓을 할 현재의 야구는 분명 아니기 때문이다.

 

사진/ ML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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