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은 공평하다. 필자는 이말을 믿는 편이다. 어느한쪽에 뛰어난 재능을 가지고 있으면 그 반대쪽은 단점이 노출되며 어떤 특징이 있는 선수라도 모든 것을 잘할수 없기 때문이다.
야구에서, 특히 타자들의 타격 성향을 보면 이러한 것이 뚜렷하게 나타나는데 정교함을 갖춘 교타자들은 많은 수의 장타는 기록하지 못하지만 대신 상대적으로 삼진이 적은 편이며 그 반대급부의 타자는 많은수의 홈런과 정비례해 삼진 역시 많은 편이다.(보편적이고 통상적인 관점)
이건 야구가 가지고 있는 특징,즉 어릴때부터 선수생활을 하면서 각각의 선수들의 신체적인 조건,성향,그리고 파워에 따라 지도하는 그리고 추구하는 타격성향이 달라지기에 나타는 현상이다.
지금은 은퇴했지만 한국프로야구 사상 최고의 정교함을 갖췄다고 평가받고 있는 장효조(전 삼성)가 했던 말을 음미해 보면 그 이유를 알수 있다. `방망이를 1센티미터 짧게 잡을때마다 타율은 1푼씩 상승하게 된다.타격은 공을 맞추는게 가장 기본이다.방망이를 짧게 잡으면 배트 헤드는 짧게 돌아나오게 되어있다.즉 그만큼 공을 맞추는데 있어서 유리하다' 라고 말한적이 있었다.
그럼 방망이를 잡는 그립과 타격의 상관관계 그리고 홈런타자들은 왜 교타자들에 비해 삼진이 많은지 타격의 이론적인 측면에서만 국한해 Batting Theory 56번째 이야기를 풀어가 보자.
(1) 배트 스타트
방망이가 나오는 시작점은 타자들마다 모두 다르다.하지만 한가지 확실하고 분명하게 지켜야 하는것은 언제나 스트라이드가 끝나고 난후 배트는 발사지점으로 스타트 되어야 한다는 것만은 철칙이다.
타자가 타격을 할때 다리를 든 상태에서(앞다리가 지면에서 떨어져 있는)방망이가 나오는 경우는 절대로 없다.상식적으로 생각해봐도 이렇게 타격을 하게 되면 절대로 파워를 실을수 없기 때문이다.
타자가 스트라이드를 한다는 것은 `타격파워의 도움닫기' 라는 측면이 강하다. 즉 제자리에 우뚝 서서 날아오는 공을 가격하는것과 다리를 들었다가(그 도움닫기) 내딪은 후에 타격을 하는 것은 후자쪽이 당연히 파워가 뛰어나게 된다. 하지만 스트라이드 보폭이 크거나 리드미컬하지 못하면 몸의 중심이 흐트러질 가능성이 크며 그만큼 정교한 타격을 하지 못하게 된다. 타격이라는 것이 이렇게 어려운 것이다.다리를 들자니 몸의 중심이 흐트러질 가능성은 커지고,들지 않고 타격을 하자니 배팅 파워가 붙기 힘드니 말이다. 그럼 배트 스타트와 삼진은 어떠한 관계가 있을까.
바로 테이크 백(Take Back-백스윙)의 여부에 관련이 크다고 볼수 있다.
다운 컷으로 타격을 하는 타자들의 타격준비동작을 유심히 보면 배트를 수직으로 들고 있는 선수들이 대부분이다. 왜냐면 그렇게 해야만 백스윙 없이 그 궤적에서 그대로 배트가 스타트 되기때문이다.
이렇게 하면 배트 스피드는 물론 파워포지션으로 이동시 몸의 중심의 흐트러질 가능성이 없어진다. 또한 변화구에 대처하는 능력 역시 여타의 자세보다 한결 수월해진다.
일반적으로 우리가 알고 있는 홈런타자들은 이 다운 컷으로 타격을 하지 않는다고 알고 있는데 의외로 이런 스윙 방식으로도 홈런을 펑펑 때려대는 타자들이 많다. 올시즌 타격폼을 수정한 이승엽 역시 이런 방식으로 바꾸었으며, 배트가 돌아나오는 시간을 최대한 절약해 상대투수의 브레이킹 볼에 속지 않음은 물론,배팅 타이밍에서 손해보는 타격을 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엿볼수 있다.시의 적절한 타격폼 수정이다.그동안 많은수의 홈런을 때려댔지만 그만큼 삼진숫자도 비례했는데 올시즌 이승엽의 삼진률 향상에 도움이 될거라 본다.
(2) 게스히팅을 하면 삼진 당할 확률이 높다
게스히팅은 미리선점,즉 투수가 어떤 구질의 공을 던질것인가를 미리 타자가 예측을 하고 타격을 하는 것을 말한다.데이타적인 요소가 다분한 타격방법인데,타자와 투수의 수싸움 재미도 야구를 즐기는 또다른 즐거움중에 하나다. 그럼 삼진과 게스히팅의 상관관계는 무엇일까.
아주 발이 빠르고 더군다나 좌타자인 선수들은 여타의 선수들이면 아웃이 될 내야땅볼을 치고도 살아남을 확률이 크다. 또한 자신의 다리를 믿기에 배팅 포인트도 자유롭게 조절할수 있는 능력도 뛰어나게 된다. 비록 자신의 배팅 타이밍에서 공이 맞지 않고 타구가 빗맞더라도 언제든지 땅볼을 치고도 살수 있다는 그만큼의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자신있게 배트를 돌리지 않더라도 안타를 칠수 있다는 것은 타격에서 굉장한 잇점이다.이건 삼진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
거포형 선수들은 체형만큼이나 발이 빠른 선수가 드물다. 다시 말해 정확한 타격을 하지 않고서는 내야안타는 물론이고 자신의 발을 이용해 안타를 생산한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고 그만큼 발이 빠르고 정교한 교타자들에 비해 손해를 보게 된다. 일반적으로 장타자들은 자신에게 타점을 올릴수 있는 찬스가 왔거나 큰것 한방이 필요할때 이 게스히팅을 하는 타자들이 많다. 기실 게스히팅 이라는 말도 야구에서 명확하게 입증된것은 없다. 그렇게 빠르고 날카로운 제구를 동반해서 날아오는 공을 미리 예측한다는 것도 말이 쉽지 설명을 하기에는 이론적으로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자꾸 글을 쓰면서 이승엽의 예를 들어 이야기를 하게 되는데 이승엽 선수가 헛스윙을 할때 그의 타격폼을 한번 유심히 보길 바란다. 찬스에서 헛스윙을 할때 그의 몸은 십중팔구 몸이 회전되면서 한발로 뛴다.
얼만큼 심하게 노려서 배트를 휘둘렀는지 몸의 중심이 완전히 회전되어 그때까지 앞다리에 남아있는 파워를 주체하지 못하고 한발로 방방 뛰는 것을 다들 몇번쯤은 봤을 것이다.
이런 헛스윙 동작이 나올때면 거의 백프로 게스히팅을 했다고 생각하면 된다. 이렇듯 게스히팅은 타자가 미리선점을 하며 예측타격을 해 맞아 떨어지면 장타가 나오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는 헛스윙과 더불어 삼진을 당할 확률 역시 높아진다.이렇듯이 거포형 선수들이 여타의 교타자들에 비해 삼진이 많은 이유가 있다. 물론 교타자들도 게스히팅을 한다.하지만 위에서도 밝혔듯이 그들은 꼭 그렇게 타격을 하지 않더라도 거포들에 비해 안타를 생산할 방법이 많다.그들은 홈런이 아니라 안타를,더군다나 리드오프형 타자라면 출루가 목적이기 때문이다.
(3) 투수의 구위
홈런타자들이 삼진이 많건,교타자들이 삼진이 적던간에 그 어떤 이유와 반론을 하더라도 일단 상대하는 투수의 공이 위력적이면 별다른 방법이 없다. 투수가 정말 좋은 공을 가지고 있다면 제 아무리 뛰어난 타자라고 할지라도 당해낼수 없기 때문이다.10번의 기회동안 3번을 성공하면 뛰어난 타자라고 불리우는 야구의 특성을 감안할때 어쩔수 없이 타자보다는 투수가 유리한 것이 야구다.
그럼 타자들이 가장 치기 어려운 구질은 어떤 공일까.
모든 타자들이 다 똑같을수는 없겠지만 기본적으로 직구(페스트볼)를 치기가 가장 어렵다.그것도 150km를 상회하는 쾌음속 페스트볼이라면 더더욱 말이다. 메이저리그의 명 타격코치중 한명인 해리 워커는 `일반적으로 브레이킹 볼을 치기가 어렵다고 하는데 나는 절대로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기본적인 상식선에서 한번 생각해봐라.빠른 공은 그 어떤 브레이킹 볼보다 위력이 뛰어나다.그리고 그 공이 제구가 되지 않아 내 몸에 맞는다는 상상만 해도 오금이 저릴정도의 공포가 있다. 이세상에서 타자에게 가장 어렵고 치기 힘든 공은 직구다.그것도 무시무시한 빠른공을 뿌리는 투수와 맞붙었을때는 더더욱 공포감이 커진다' 라고 했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브레이킹 볼의 다양화에 따른 지금의 야구는 삼진을 잡는 역활론으로 브레이킹 볼이 위력이 있는 것이지 원래 야구에서 타자가 가장 치기 힘든 구질은 직구다. 지난 시간에 이어 거듭 말하지만 야구에서 `변화구 대처능력' 이란 말은 있어도 `직구 대처능력' 이란 말이 없는 것도 이러한 이유다.즉 타자의 타격폼은 모두 직구를 치기 위한 준비동작이며 그 상태에서 얼마나 변화구에 대처를 잘하는가의 여부에 따라 타자의 수준 역시 달라지게 된다.
(4) 배트 그립 및 앞쪽 어깨가 빨리 열리는 경우
타자가 배트를 짧게 쥐고 타격을 하면 안타생산에서만큼은 여러가지 유리한 부분이 많다.
하지만 홈런타자들중 배트를 짧게 쥐는 선수는 거의 없다. 배트를 짧게 잡는다는 것은 타격시 배트의 헤드부분이 짧게 나오며 그만큼 배트를 컨트롤 할수 있는 능력이 그렇지 않는 그립보다는 유리하게 되어 있다. 대부분 교타자형 선수들은 배트 그립을 짧게 쥐는데 이렇게 하면 배트를 컨트롤할수 있는 능력이 뛰어나게 되며 그와 상관관계가 있는 삼진 역시 홈런타자들에 비해 적을수 밖에 없다.
마치 과속을 하는 차가 천천히 달리는 차보다 사고를 일으킬 확률이 높은것처럼 말이다. 과속을 하는 차는 운전 컨트롤이 그렇지 않는 차보다는 떨어지게 되어 있기 때문이다.배트 컨트롤 역시 마찬가지다. 콤팩트하게 짧게 방망이가 돌아나오는 타자는 자신이 원하지 않는 공이 왔을때의 컷트능력 역시 뛰어나게 되므로 삼진숫자는 홈런타자에 비해 적을수 밖에 없다.
앞쪽 어깨가 빨리 열리는 경우에 대부분 헛승윙을 하는 타자들이 많다.
타격에서 가장 좋은 배팅능력이 발휘될려면 타자 몸의 중심에서 타격이 이루어져야 한다.
스트라이드 된 앞다리 선에서 타격이 이루어진다거나 지나치게 몸의 중심 뒤에서 배팅이 이루어져서는 곤란하다.우리는 야구를 보면서 어이없는 변화구에 머리(헤드 업)는 물론 몸이 돌아가며 헛스윙을 하는 타자들을 종종 보게 된다. 꼭 그럴때마다 텔레비젼 해설자가 하는 말이 `너무 몸이 일찍 스타트 되어서 앞쪽 어깨가 열려서 그렇다.' 라고 부연설명까지 해준다.
앞쪽 어깨가 열린다는 것은 바로 배팅 타이밍이 몸의 중심에서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말이다.이건 투수와의 타이밍 싸움에서 졌다는 말인데,게스히팅을 하는 경우,특히 직구를 노리고 있다가 드닷없이 예상치 못한 브레이킹 볼이 왔을때 이러한 어깨열림을 흔하게 볼수 있다. 또한 경험이 일천한 젊은 거포형 선수들에게서 이러한 장면을 더 자주 목격할수 있다.
이런 젊은 거포형 선수들이 어깨가 열리지 않고 타격을 하기 위해서는 미리선점을 줄이고 갖다 맞춰만 준다는 생각으로 타격을 하게 된다면 원래 선천적으로 파워가 뛰어나기에 이러한 현상은 보이지 않을 것이다.또한 삼진숫자도 줄어들게 됨은 물론이다. 루킹 삼진을 당하는 타자들은 그들의 선구안,혹은 예상치 못한 공이 들어왔을때 당하는 경우도 있지만,근본적으로 컷트 능력의 향상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
그럼 알버트 푸홀스나 배리 본즈 같은 선수들은 왜 홈런을 잘 때리면서도 삼진숫자는 적은지에 대한 의문점이 생길수 있다.또한 애덤 던 이나 라이언 하워드 같은 선수들은 홈런은 잘 치지만 많은 삼진을 당하기로 유명한 선수들이다. 이 차이점은 뭘까. 필자는 희소성이라고 정의하고 싶다.
던이나 하워드 (2004년 던은 195개의 삼진을 기록, 메이저리그 신기록을 달성한다.하지만 2007년 하워드는 47개의 홈런을 치고도 199개의 삼진을 당해 신기록의 주인공이 바뀐다) 에게 홈런타자라고 칭하지만 `위대한 타자' 혹은 `최고의 타자' 라고 말하기에는 뭔가 어패가 있는것은 사실이다. `희소성' 이란 아무나 할수 없기에 뛰어난 것이고 또 그런 희소성을 가진 타자는 분명 `위대한 타자' 나 `괴물 타자' 라는 수식어가 따라붙게 된다.
푸홀스와 본즈 그리고 던과 하워드의 타격에 관한 이야기는 필자가 이미 여러차례 이들의 타격동작을 분석하면서 이야기 했기에 부연설명은 하지 않겠다.
끝으로 젊은 대형타자가 많이 사라진 요 근래의 한국프로야구에서 그러한 능력이 보이는 선수에게는 꾸준한 기회를 제공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들 역시 거포형 선수로 성장하기 위해 타격동작이 그러하므로 삼진역시 굉장히 많다. 하지만 경험의 차이에서 보이는 삼진에 대한 고민도 한번쯤 생각 해봤으면 한다. 분명한 것은 각팀의 젊은 거포 유망주들인 그들이 살아나야 한국프로야구 인기도 덩달아 살아난다는 점이다. 인내심을 가지고 믿고 지켜보면 대박을 낼 젊은 거포형 선수들이 지금 각팀에 분명히 있다.
*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제글의 제목과 글쓴이가 바뀌어져 있는 카페나 블로그를 볼때마다 마음이 아픕니다.이글은 윤석구의 야구세상 에서 쓴글 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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