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에서 타격이란 그 어떤 것보다 힘든 행위 예술이다. 배트라는 도구로 정지되지 않고 끊임없이 변화하는 더군다나 엄청난 속도로 자신에게 날아오는 공을 배트 중심에 제대로 맞춘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더욱 힘든 것은 설사 정확히 맞추더라도 공을 멀리 보내기가 말처럼 쉽지가 않다. 이런 타격의 어려움을 이야기 하자면 백만스물하나 하고도 몇가지가 더 첨부할만큼의 설명이 필요하지만 지구상에 존재하는 수많은 형태의 타자만큼이나 타격의 방법론 역시 다양하다.
문제는 타자자신이 가지고 있는 신체적인 특징과 조건이 타자마다 모두 다르기에 거기에 맞춰 기술적인 조언 그리고 이론적인 입력은 힘들다는데 있다. 지도하는 코치의 능력만큼이나 중요한게 바로 타자 스스로 자신의 특징과 장단점을 구분해서 Batting Mechanics 를 연구해야 한다.
하지만 타격의 기본 틀은 있기 마련이다. 개성과 다양성을 떠나 Batting 그 자체는 취하는 방법론만 조금씩 다를뿐이지 타격의 모든 일련의 과정은 순서가 있고 어떠한 공식같은게 있기 때문이다.
지금은 고인이 됐지만 20세기 마지막 4할타자이자 레드삭스의 영원한 레전드인 테드 윌리암스는 은퇴 이후 "Rotational Hitting Baseball School" 은 물론 `타격의 과학'이란 책을 서술하여 자신의 타격이론을 체계적으로 집대성한 바 있다. 물론 Baseball School 은 윌리암스의 제자들이 지금도 운영을 하고 있으며 방학때는 캠프를 차려 미래의 메이저리거를 꿈꾸는 어린 학생들을 지도하기도 한다. 이뿐만이 아니라 모델이 될만한 타격이론을 DVD로 생산해 판매를 하기도 하며 이해력이 부족한 어린 학생들에게 좀 더 친숙하게 다가서기 위한 타격시범까지 첨부해 전달하기도 한다. 미국 야구의 힘이 느껴지는 대목이 아닐수 없다.
홈런 타자에겐 특이한 행동이 있다 는 지난 시간까지 2번에 거쳐 글을 쓴적이 있다. http://blog.daum.net/rocker69/9010869 http://blog.daum.net/rocker69/10787204 (2편)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글을 완성해 놓고 다시 읽어볼때면 늘 아쉬운 대목이 글속에 포함이 돼 있다. 글을 읽는 독자들이 보다 쉽게 이해할수 있을정도로 풀어낸다는 것이 힘들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글쓴이 스스로 만족을 하지 못할때면 속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난 시간에 다 하지 못한 말들 그리고 새롭게 다시 언급을 해야 할 것이 있어 이번 Batting Theory 90번째 시간을 통해 이야기 할까 한다.
일반적으로 야구의 어떤 한부분을 대명사 시켜 그것을 바라보는 모든 다양성을 무시하고 액면가 그대로만 보고 평가를 하는 경우가 있다. 특히 요즘처럼 매스미디어가 발달한 시대, 더불어 정보의 분량이 넘쳐나는 대중친화적인 야구매니아 층에서는 그 정도가 심한 경우를 종종 목격한다. 이건 야구를 바라보며 이해하는 보편적인 시선이 어느 한틀에 얽매여 있기 때문이다.
특히 타격에서는 이러한 것들을 너무나 맹신하기도 한다. 배팅의 방법론은 그동안 우리가 알고 있는 일반적인 것보다 훨씬 복잡하며 과학적이다. " 특정 타자는 어떤 스타일이다 " 혹은 " A 선수는 다운스윙이다 (다운 스윙이란 스윙의 종류에 해당하는 말로 주로 사용되며 정확한 표현은 다운 컷 스윙-Down Cut Swing 이다) " 라고 함부로 단정지으면 곤란하다는 말이다.
이건 일부팬들에게만 해당되는 사항은 아니다.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미국야구 역시 타격의 저서와 배팅의 접근 방법등을 보면 대명사 하는 일이 흔하기 때문이다. 물론 자세한 설명이 섞여 있는 경우가 더 많지만.
홈런 타자에겐 특이한 행동이 있다 3편은 그중 타격에서 체중의 이동방법이 일반화 되어 있는 부분을 끄집어 낼까 한다. 오늘의 모델은 또다시 바쁜 일정에도 불구하고 어렵게 모신 "알버트 푸홀스" 와 1978년 로베르토 클레멘트상을 수상한 바 있는 그렉 루진스키가 주인공이다.
보편적으로 임펙트 시 체중이 어디에 있느냐에 따라 타자의 성향을 말하곤 하는데 체중이 뒤쪽에 있는 타자를 " 백 레그 히터(Back Leg Hitter) " 라고 하며 반대의 유형을 " 프론트 레그 히터(Front Leg Hitter) " 라고 한다.
하체를 기준으로 설명하자면 그렇다는 말이다. 하지만 이런 배팅의 성향을 함부로 재단할수 있을까.
체중이 앞으로 가느냐 뒤에 남느냐를 이렇게 단정지을수는 없다. 필자가 연구하며 공부한 개인적인 견해로는 결단코 그럴수 없다고 본다. 부연 설명이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다.
[푸홀스 홈런스윙]
설명에 들어가기에 앞서 푸홀스에 관련해 몇가지 언급을 할까 한다. 그동안 푸홀스에 관한 타격분석은 이곳에서 여러차례 했기 때문에 특별한 언급은 하지 않겠다. 다만 푸홀스를 자주 등장시키는 것은 회전배팅의 이론에 있어서 교과서적인 선수(외국 코치들도 푸홀스를 모델로 자주 인용한다. 그만큼 푸홀스의 배팅이 뛰어나다는 것)라는 점이 가장 큰 이유다.
백 레그 히터라고 평가받는 푸홀스의 타격장면을 유심히 한번 보자.
푸홀스는 테이크 백(Take Back= 백스윙)이 없는 타자다. 넓은 스탠스 공간을 이용하는 타격이 장점인 선수인데 자신의 몸통회전력의 공간에서 하체를 어떻게 사용하는지를 보면 그를 단정적으로 "백 레그 히터" 라고 재단하는 것은 위험한 것이다. 왜 그럴수밖에 없는지 그리고 타격의 기술적인 부분을 언급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로드 포지션(Load Position) 에서 상체를 클로즈 시킴과 동시에 스트라이드 없이 앞발 끝을 찍고 거기에서 생긴 회전력을 이용해 배트가 스타트 된다. 유심히 볼것은 뒷발이다.
임펙트까지 몸통과 하체가 회전하면서 뒷발은 앞쪽으로 끌려나오는 것을 볼수 있다.
자신의 뒤쪽에 있던 체중을 엄청난 회전력과 더불어 뒷발이 이탈될 정도로 앞으로 움직인다. 이부분만 놓고 보면 푸홀스는 백 레그 히터가 아니다. 라이너형 히터에게서 볼수 있는 장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푸홀스는 20초가 지난 시점부터는 백 레그 히터가 되어 있다. 임펙시 체중이 앞으로 쏠리지 않고 히팅이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이건 크게 2가지 관점에서 이야기 할수 있는데
첫째는 스탠스의 보폭에 따른 체중이동 방식 때문이다.
비록 배팅스타일은 전혀 다른 타자지만 필자가 좋아하는 일본프로야구 야쿠르트 스왈로즈의 아오키 노리치카나 한때 푸홀스의 동료였던 짐 에드먼즈와 같은 선수들의 스탠스는 푸홀스와 마찬가지로 처음 타격준비동작에서의 스탠스 보폭이 굉장히 넓은 선수들이다. 아오키는 처음 준비스탠스는 넓은 편은 아니지만 스트라이드를 길게 가져가는 타자이기 때문에 히팅 임펙트 시점에서의 양 다리 간격을 보면 굉장히 넓은 상태에서 타격이 이루어짐을 알수 있다. 이 선수들의 임펙트 시점에서의 뒷발을 보면 한결같이 위의 푸홀스처럼 처음 위치에서 앞으로 이탈이 되고 있는 것을 볼수 있다.
즉 자신의 넓은 스탠스로 인해 생긴 그 공간에서의 파워를 이용하기 때문에 뒷발이 끌려나오는 것이다. 푸홀스 역시 마찬가지다. 처음부터 넓은 스탠스를 취하는 그의 스타일상 임펙트 시 뒷발이 구부러지며 고정만 된상태로 타격을 한다면 파워있는 배팅이 불가능 하기 때문에 저런 이탈이 생길수 밖에 없다. 이와 더불어 아주 단순한것 같은 푸홀스의 타격같지만 자세히 들여다 보면 뒷발이 이탈되지 않고 타격을 하는 경우도 있다. 또한 스트라이드를 한족장 앞으로 내딛으며 타격을 할때도 있다. 여기서 말하는 것은 푸홀스의 변화무쌍한 배팅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므로 생략한다.
두번째는 임펙트 시 앞다리 활용이다.
배트가 스타트 되어 임펙트까지의 모든 과정에 있어서 체중은 그 어떤 방식으로 이동을 하던 간에 타자자신의 중심선을 지나쳐서 타격이 이루어지면 안된다. 거듭 다시 설명하자면 이걸 타격전문 용어로 브레이스 오프(Brace Off) 현상이 일어났다고 표현하는데 그 중심선의 마지막이 바로 앞다리에 있다는 말이다. 만약에 임펙트 순간 타자의 체중이 저 앞다리 선을 넘어가서 타격을 하게 되면 강력한 파워배팅을 할수가 없다.(물론 이치로와 같은 유형의 타자들은 앞다리 선을 넘어가면서 톡톡 맞추는 타격을 하지만) 자신의 배팅공간에서 모든 파워를 발산해야 하는데 앞다리 선을 넘어서까지 파워가 이동되면 배팅파워가 분산되기 때문이다.
앞다리가 대각선 모양으로 쭉 뻗으면서 체중이 앞으로 쏠리는 것을 방지해야 자신의 배팅공간에서의 최적화된 상태에서 힘을 쏟아넣을수 있는 것이다. 물론 히팅순간이 지나면 앞다리는 돌려줘야 한다.
히팅 임펙트시 체중이 뒤에 남아 있는 "백 레그 히터" 라는 대명사로 국한해 이야기 하자면 푸홀스는 백 레그 히터가 맞다. 다만 임펙트 이전까지의 체중 이동은 반대의 개념이기 때문에 글 첫머리에서도 밝혔듯이 "어떠 어떠한 타자는 이런 유형이다 " 라고 단정지으면 곤란하다.
[루진스키 홈런스윙]
보편적이고 일반화 되어 있는 것 중 하나가 라이너형 유형의 타자는 장타자보다는 에버리지형 타자가 주로 취하는 배팅방법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이 역시 그렇게 일반화 시키면 곤란하다. 프랭크 토마스를 위시해서 현역시절 "불곰" 이라고 불리웠던 거포 루진스키와 같은 거대한 몸집의 하드웨어를 가진 선수와 같이 장타자형 선수도 많기 때문이다. 현역 최고의 선수중 한명인 알렉스 로드리게스 역시 배팅의 방법론에 입각해서 구분하자면 라이너형 히터다. 오늘 글의 주제가 임펙트 시 체중을 두는 것에 관한 내용이기 때문에 위의 " 백 레그 히터 " 와 상반되는 "프론트 레그 히터" 에 관련된 부분으로 넘어가자.
"프론트 레그 히터" 즉 히팅 임펙트 시 타자의 체중이 앞에 있는 유형의 타자들에게서 자주 볼수 있는 공통점이 있다. 물론 이것 역시 일반화 시키기는 힘들지만 대체적으로 보면 상체가 업라이트 형태를 보인다는 점과 스트라이드를 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처음 준비 스탠스에서 자신의 어깨넓이 정도의 위치에서 앞으로 다리를 내딛으면서 임펙트 순간의 체중은 앞에 가 있다.
위의 루진스키 타격동작을 보면 앞다리를 들면서 상체는 파워포지션에서 힘을 축척해 스트라이드가 끝나고 난후 배트가 스타트 되고 있다. 유심히 볼것은 배트를 쥐고 있는 그립위치가 상당히 아래쪽에 위치해서 시작을 하는 것을 볼수 있는데 테드 윌리암스의 현역시절 타격동작과 상당히 흡사하다는 것을 엿볼수 있다.(테드 윌리암스의 배팅이론과는 정면으로 배치된다. 이부분만 그렇다는 것)
위의 타격동작 마무리지점에서 보면 처음에 내딛었던 앞다리는 히팅 이후 움직임이 없다. 일반적으로 컨택트가 끝나면 앞다리를 돌려줘야 하는데 그렇지가 않다. 그만큼 히팅순간 체중을 앞에다 두고 타격을 한다는 말이다.
또한 히팅포인트 지점에서 하체의 위치를 보면 전혀 공을 받쳐놓고 친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허리의 회전도 거의 없다. 전형적인 라이너형 타자다. 일반적으로 홈런타자에게서 볼수 있는 히팅임펙트시 상체가 뒤로 젖혀 있는 형태도 보이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엄청난 장타를 쳐내는데 이런 유형의 홈런타자들은 하체의 회전력을 이용하는 배팅보다는 상체위주의 배팅성향이 강한 타자들이다.
아마 루진스키가 한국에서 태어나 선수생활을 했다면 하체를 이용하지 못한다고 연일 질타를 받았음은 물론 그걸 주입시키기 위해 1군과 2군을 오르내리며 엄청난 횟수의 타격폼 수정을 받았을 것이다. 결과는 장담하지 못하지만 이것도 저것도 아닌 타자가 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선수가 가진 장점을 극대화 시키는 것보다 약점을 고치는데 혈안이 되어 있는 국내 지도자들의 천편일률적인 선수지도 방식으로 봤을때 납득할만 하다.
이처럼 체중을 두는 방식의 차이는 타격의 방법론과 더불어 타자 자신의 성향에 따라 천차만별이지만 그 개성만큼이나 홈런을 때려대기에 충분한 특이점은 공통으로 존재한다.
무엇을 어떻게 할것인가 보다는 어떻게 자신의 신체조건과 맞는 배팅방법을 찾아서 맞춰 입는것이 중요한 이유인 것이다.
글 첫머리에서도 말했지만 타격이란 교본이 있을수가 없다. 그건 각자의 개성이 모두 다른 수많은 타자만큼이나 각자에 맞는 획일화된 배팅기술은 하나하나 있을수 없기 때문이다.
클리프 브룸바(히어로즈)는 어릴때부터 자신의 타격자세를 스스로 연구한 끝에 지금의 타격동작을 완성할수 있었다고 했다. 추신수는 마이너리거시절 어떤 타격코치도 자신의 단점을 함부로 손대지 않고 장점을 극대화 시키는데 열정적이었다고 한다.
홈런 타자에겐 특이한 행동이 있다는 것은 타격기술 이전에 선수 스스로 느끼는 부분이 가장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지 않을까. 어떻게 해야 홈런을 잘 칠수 있을까의 정답은 없기 때문이다.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좀 더 색다른 주제로 다음 4편을 준비할까 한다.
사진/ AP Photo
*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제글의 제목과 글쓴이가 바뀌어져 있는 카페나 블로그를 볼때마다 마음이 아픕니다.이글은 윤석구의 야구세상 에서 쓴글 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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