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제: 박정권(SK), 이승엽 이후 첫 40홈런 타자가 될것
올해 한국시리즈가 끝나고 윤석구의 야구세상 이곳 Batting Theory 카테고리에서 박정권 타격에 관한 글을 포스팅을 한적이 있다. 돌이켜 보니, 시간에 쫓겨 미처 다하지 못한 말들이 많아서 아쉬운 마음이 있었는데 그래서 오늘 이시간 다시한번 박정권에 대한 글을 써내려갈까 한다.
이승엽(현 요미우리)이 일본에 진출한 2003년 이후 아직 국내프로야구 선수들중 한해에 40홈런을 쳐낸 선수가 없다. 국내야구에서 40홈런이 가진 의미는 굉장히 특별하다고 생각한다.
타 국가 리그에 비해 경기수도 적음은 물론 여름철이면 늘 찾아오는 장마로 인해 우천취소가 빈번해져 타격상승세때와 맞물린 선수들은 그 감각을 꾸준히 유지해 나가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돔구장이 없는 현실을 40홈런 타자 등장의 장애물로 인식한다는 것은 지나친 비약이 될수도 있지만 어찌됐던 열악한 환경임에도 불구하고 이승엽이 떠난 후 30홈런타자들은 꾸준히 등장했다.
최근 6년동안 홈런왕을 차지한 선수들은 모두 30홈런 언저리였다. 올시즌 김상현(KIA)의 홈런왕 등극은 역사에 남을만한 깜짝 돌풍이기도 했지만 25개의 홈런을 터뜨린 박정권도 거포로서의 냄새가 심상치 않다는걸 확인시켜준 한해이기도 했다. 누가 필자에게 내년시즌 40홈런을 때려낼 타자를 묻는다면 개인적으로 박정권을 첫손에 꼽고 싶다. 단지 포스트시즌에서의 맹타 때문만은 아니다. 여기에는 외국타자들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는 그의 타격기술 발전과 시즌중 `옳다구나' 라고 외마디 비명을 지를만큼의 달라진 타격폼 수정이 이젠 박정권의 옷에 딱 맞아 떨어지고 있다는걸 확인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번 시간은 박정권에 대한 이야기와 더불어 몇가지 타격기술에 관한 것을 첨부해 보는 시간을 가져볼까 한다. 그럼 시작해 볼까?
왼쪽 사진은 박정권이 올시즌 중반(6월 하순) 시즌초반때와는 다른 타격모습을 보이고 있는 장면이다.
시즌초 다리를 들지 않는 타격폼을 가졌던 박정권은 이때가 기존의 자세를 일부 버리며 다소 떨어졌던 타격감각을 회복하기 위한 수정으로 풀이된다. 우선 이폼은 보편적인 니 리프트(Knee lift or Leg kick) 타법이란 명제에서만 놓고 볼때 다리를 높이 이격시키지는 않는 중간 정도 (Middle liftting top)의 높이로 다리를 들고 있는데 박정권 자신이 이 타격자세에서의 타이밍을 찾기 위한 수정으로 보인다.
쉽게 말하면, 타격시 다리를 들며 타격을 하는 것은 거기에서 나누어져야할 변형된 타법으로도 배팅타이밍을 찾아올수 있다는 뜻인데 박정권은 시즌초반 다리를 들지 않는 모습에서 지금 보는 사진처럼 다리를 지면에서 이탈시키고 있는 것이다. 왜냐하면 소위, 니 리프트 타법(레그 킥이라도 하지만 이곳에서는 니 리프트로 통일)은 얼마든지 그 틀안에서 변화를 주며 소화할수 있는 여건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자, 이쯤에서 이해를 하지 못하는 분들을 위해 니 리프트 타법의 원론적인 것과 지금 박정권의 타격에서의 같은점과 차이점을 자세히 알아보자.
원래 니 리프트 타법에서의 정석, 그러니까 타격시 다리를 지면에서 이탈시켜 스트라이드(Stride)를 하는 타자들중 가장 대표적인 선수는 오른쪽 영상에서 보여지고 있는 에이 로드다. 다만 다리를 들어올리는 높이는 "하이(High)미들(Middle)" 등등, 선수들마다 다소 차이점이 있긴 하지만..
모든 운동이 그러하듯 이 타격동작도 장점과 단점이 공존한다. 우선 단점으로는 타격시 앞발을 지면에서 이탈시킴으로 해서 발생하게될 밸런스가 가장 큰 문제점이 될수 있겠고, 장점으로는 다리를 드는 과정에서 배트에 Tip&Roll 이 생기게 됨으로 인해 스윙의 도움닫기에는 상당한 영향을 미칠수 있다는 점이다. 에이 로드의 타격장면중 다리를 드는 과정에서 배트의 움직임만을 유심히 보길 권한다. 무릎이 최고 높이(Knee lift top)에 이르기까지 배트의 이동은 자신의 뒷쪽으로 이동되다가 다리를 막 내리는 동작부터는 배트 끝(Tip)이 투수쪽을 향해 이동되고 있는걸 발견할수 있을 것이다. 보통 다리를 들며 스트라이드를 하는 타자들의 타격모습을 보면 대부분의 배트 이동경로가 이런식이다.
배트가 제자리에서 출발을 하면 스윙파워를 낼수 없지만 다리를 드는 과정에서 생기게 되는 이러한 배트이동은 타자자신이 가지고 있는 원천적인 힘에 더해 더욱 폭발력 있는 스윙을 이끌어 낼수가 있다. 간단히 설명하자면 배팅타이밍은 앞다리로 잡고 그 과정에서 생기게 되는 배트의 파워장전을 보다 쉽게 이끌어 낼수 있는게 니 리프트 타법의 원론적인 목표의 이유인 것이다.
그럼 시즌 중반 다리를 들며 타격을 했던 박정권이 이후 본연의 타격폼으로 되돌아와 미칠듯한 장타력을 보여준 타법은 뭘까? 지난 박정권 시간에도 이야기 했듯 토우 탭(Toe Tap) 타법이다.
토우 탭은 위의 니 리프트 타법에서 변형된 것이다. 타자마다 다소 차이점은 있겠지만 박정권의 토우 탭은 타격시 자신의 원래 준비스탠스 넓이(이것도 나눠져야 할게 많다. 이부분은 아래에서)에서 앞다리를 뒤쪽으로 이동시켜 지면에 한번 터치를 한다음 투수쪽으로 다리를 내딛는다.
이 토우 탭 타법 역시 장단점이 있다. 단점으로는 다소 독특한 피칭스타일을 지닌 투수와 상대할때 처음 터치를 하는 스텝을 언제 시작해야 할것이냐 하는 것 즉, 배팅타이밍을 빼앗겨 버릴수 있다는 점에 있다. 장점으로는 니 리프트 타법과는 달리 다리를 지면에서 이탈시키지 않기에 마지막 스트라이드 이후 밸런스를 잃을 염려는 상대적으로 적다는 점을 꼽을수 있다. 덧붙여 타격시 뒷발에 무게 중심을 둔 이후 다리를 내딛기에 스테이 백(Stay back=타격시 상체가 앞으로 쏠리지 않고 뒤에 머무는 것) 상태가돼 보다 폭발력 있는 스윙을 이끌어 낼수도 있다.
개인적인 여담이지만 국내 신인급 대형 타자 유망주들중 아마때부터 다리를 들며 타격을 했다가 프로에 들어와 고전을 면치 못하는 선수들을 종종 보게 된다. 이럴 경우 토우 탭 타법으로 변화해 주는것도 타자자신이 지닌 타이밍에 대한 감각을 잃지 않고도 타격폼 수정을 원활히 할수 있는 한 방편이 될수 있다고 본다. 큰 틀에서의 니 리프트 타법이나 토우 탭 타법이나 큰 차이점은 없지만 아마투수들보다 현란한 프로선수들의 변화구 공략에 있어서 다리를 지면에서 이격시켜 타격을 하는 니 리프트보다는 토우 탭이 변화구에 대처할수 있는 밸런스 문제에 있어서 보다 용이할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는 드문 편이지만 외국에서는 이미 그러한 사례들이 있다. 말이 나온김에 이부분에 대한 이야기를 좀 더 해보자.
왼쪽은 헨리 라미레즈(플로리다) 오른쪽은 프린스 필더(밀워키)인데 라미레즈는 토우 탭 타법에서도 변형된 타격을 하는 선수다.과거 라미레즈의 타격폼은 이것이 아니었다. 처음 오픈 스탠스에서 오픈되어 있던 앞발을 배터박스 안쪽으로 이동시켜 미리 한번 터치를 한다음 앞발을 투수쪽으로 내딛는다.
라미레즈는 이 타격폼으로 변형해 에버리지 면에서 상당히 큰 발전을 꽤했는데 타격시 밸런스 측면에서 많은 효과를 보지 않았나 싶다.(더 이전에서의 라미레즈 타격영상이 있었는데 관리소홀로 잃어버려 비교할수 없어 아쉽다) 오른쪽 필더는 아주 전통적인 토우 탭 타법이라고 볼수 있다. 아마 박정권의 타격장면중 배꼽 정면에서 찍힌 영상이 있었더라면(필자가 어제 GIF를 만들기 위해 8시간동안 영상을 찾아 돌아다녔지만 찾을수가 없었다) 위의 필더와 비슷한 형태의 토우 탭 타법을 하지 않았을까 한다.
위에서 토우 탭 타법의 장단점을 이야기한 것중 타격시 Stay back 상태가 되는 것이 이 타법의 장점중 하나라고 했는데 보는바와 같이 양 선수 모두 컨택트(Contact)지점에 이르렀을때 상체가 뒤로 젖혀져 있을만큼 철저히 체중을 뒤로 남겨놓고 파워풀한 스윙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이 타법 역시 니 리프트 타법과 마찬가지로 처음 타자자신의 뒤쪽으로 터치를 한 앞발 이후 투수쪽으로 다리를 내딛을때 배트의 이동모습을 보면 거의 흡사할정도로 Tip&Roll(배트 헤드가 투수쪽으로 향하면서 스윙파워의 도움닫기를 이끌어 내는것)이 발생하고 있다는 점도 똑같다. 이러한 이유를 들어 니 리프트와 토우 탭 타법은 큰 틀에서는 매우 비슷하다고 하는 것이다.
그럼 지금까지 알아본 타격동작과 자세를 제외하고, 박정권의 또다른 장점에는 어떤 부분이 있을까.
박정권은 키가 상당히 큰 편이다(187cm)다. 타격준비자세에서 스탠스 기준으로만 놓고 보면 업라이트(Upright) 스탠스에 해당될 정도로 전체적인 모습이 상체를 곧추세워 다소 뻣뻣한 편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낮은 공을 상당히 잘친다. 필자가 이글을 쓰기직전까지 박정권의 타격장면을 투수유형에 따라 그리고 구종과 코스에 따라 수백번을 돌려보면서 느낀점이 하나 있는데 처음 스탠스가 업라이트 형태임에도 불구하고 스윙시 배트가 공을 쫓아 가는 능력(hand-eye coordination)이 매우 뛰어난 타자라는것을 발견할수 있었다. 위의 영상은 릭 구톰슨(KIA)의 공을 공략하고 있는 장면인데 아주 낮게 제구되어 들어온 공을 저렇게 멋진 타격기술로 장타를 생산해 버렸다.
보편적으로 어퍼컷 스윙(Upper Cut Swing)시 파워를 장전했던 로드 포지션(Load)이후 배트가 출발을 할때 가장 이상적인 각도는 45도 라고 한다. 다른 스윙방법론도 물론 그렇지만 특히 어퍼컷 스윙은 타격시 허리가 그 스윙의 리드를 이끌어가야만 보다 정교한 임팩트가 가능하며 그렇게 되야만 위의 영상처럼 뒷팔꿈치가 낮은공을 때리기 위한 각도를 형성해줄수 있기 때문이다. 박정권은 이부분에 있어서 국내 타자들중 가장 뛰어난 매커닉(mechanic)을 지닌 타자가 아닌가 싶다.
덧붙여 인코스 공도 상당히 잘 공략하는 선수라고 평가하고 싶은데 올시즌 그가 좌완 권혁(삼성)의 147km 포심 패스트볼을 홈런으로 연결할때의 모습을 보면 전율이 일어날만큼 인코스 공략에 있어 탁월함을 보여줬다.
홈런타자에겐 기본적으로 요구되는 것이 뛰어난 신체조건과 파워다. 특히 아웃코스 공을 공략해 밀어쳐서 넘기는 홈런을 생산해야만 보다 많은 홈런숫자를 기록할수 있는데(전성기때 이승엽이 밀어쳐서 넘기는 홈런능력이 여타의 선수들처럼 평범했다면 그처럼 많은 홈런포는 터뜨리진 못했을거다) 박정권의 손목파워를 감안할때 이 조건에도 매우 부합하는 유형의 선수가 아닌가 보여진다. 필자가 박정권에게 40홈런을 기대하는 이유중 하나다. 좋은 신체조건과 타격기술, 그리고 뛰어난 손목힘을 바탕으로 한국을 대표하는 타자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 올해 인사는 이글을 이용해 대신 할까 합니다. 이 말을 할까 말까 고민하다 몇마디 넋두리를 하자면 2009 다음 뷰 블로거 대상 시상이 얼마전에 있었습니다. 여러 독자님들 덕분에 저역시 스포츠부분에 후보에 올라왔지만(2년연속) 아쉽게도 축구블로거님이 수상의 영광을 차지했네요.(이것도 2년연속 축구가)
다음이 여타의 포털보다 야구보다는 축구에 상당한 힘을 실어준다는 인상은 예전부터 받았지만 이번만큼은 꼭 제가 아니더라도 같은 야구블로거가 받았으면 했는데 한국 제1의 인기스포츠인 야구가 소외받는다는 느낌때문에 굉장히 화가 많이 났었고 때를 같이해 연말을 핑계로 글조차 쓰지 않았습니다.
올해는 최다관중 신기록도 세웠고 무엇보다 WBC 준우승이란 쾌거도 있었던 한해였음에도 불구하고 야구는 다시한번 다음의 관심을 받지 못했다는 것이 가장 아쉬운 부분입니다. 내년에 월드컵이 있으니까 내년 연말 시상식은 또다시 축구로 돌아갈것이라고 감히 예상해봅니다. 이곳에 자주 오시는 분들중 다음을 거치지 않고 방문하신 분들이 굉장히 많습니다. 그냥 연말에 이러한 아쉬움이 있었다 라는 것에 대한 넋두리쯤으로 이해해 주셨으면 합니다.
제가 언제까지 다음을 비빌언덕삼아 이곳에 글을 보낼지는 모르겠지만 어찌됐던 올 한해 이곳을 방문해 주셔서 좋은 말씀, 그리고 좋은 의견을 남겨주신 님들께 이시간을 통해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올 한해 가장 많은 댓글을 남겨주신 독자님을 빨리 찾아내(시간좀 걸릴듯.ㅎ) 미약하지만 소정의 선물을 보내드릴까 합니다. 찾아내면 비밀글로 선물이 당도할 주소여부를 물어볼테니 기대해 주시길...
야구는 인간이 만들어낸 스포츠중 가장 예술적이며 과학적인 스포츠, 그리고 한국최고의 인기스포츠라는 것을 내년에도 다시금 확인시키며 이어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건강하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길 바랍니다.
사진 & GIF/ SK 와이번스 뉴시스, 영상 MLB.com * MBC ESPN * XSPORTS & GIF 작업= 윤석구의 야구세상
윤석구 (http://hitting.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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