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전 승리투수가 된 주니치의 좌완 에이스 첸 웨인(6이닝 4피안타 1실점)


양팀의 전력차이는 확실히 있었던 것일까? 일본시리즈 2차전에서 주니치 드래곤스가 지바 롯데 마린스를 12-1로 완파하며 1패 뒤 첫승을 올렸다. 전날 패배로 반드시 2차전을 이겨야 했던 주니치는 선발로 좌완 첸 웨인을, 그리고 지바 롯데는 와타나베 슌스케가 등판할 것이란 예상을 깨고 역시 좌완인 빌 머피를 2차전에 내보냈다. 결국 1회부터 피터지게 얻어맞은 머피의 패배.

한번 기회를 잡으면 놓치지 않는 주니치의 집중력은 무서웠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4번타자 와다 카즈히로가 있었다.

주니치는 1회말 공격에서 아라키 마사히로의 좌전안타와 모리노 마사히코의 중전안타로 맞이한 1사 1,3루 찬스에서 와다의 1타점 적시타로 선취점을 뽑았다. 삼진 아니면 홈런인 다음타자 토니 블랑코가 삼진으로 물러났지만 노모토 케이의 2루 땅볼때 이구치 타다히토의 실책으로 2사 만루 찬스를 이어간다. 이후 타니시게 모토노부의 몸에 맞는 공으로 2-0, 8번타자 오시마 요헤이의 2타점 2루타까지 터지며 단숨에 4-0으로 달아났다.


한번 불이 붙은 주니치 타선은 2회말 공격에서도 변함이 없었다. 1번 아라키(안타),2번 이바타(볼넷),3번 모리노(볼넷) 만든 무사 만루찬스에서 와다가 우중간을 꿰뚫은 2타점 2루타로 화답하며 6-0까지 점수차를 벌렸다. 와다까지 상대하고 내려간 지바 롯데의 머피를 대신해 오노 신고가 다음타자 블랑코를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한숨을 돌리는가 싶더니 노모토의 좌전적시타까지 이어지며 7-0으로 2회말을 끝낸다. 주니치 선발이 첸이란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2회말로써 이날 경기의 승패가 결정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셈.


주니치는 3회말 공격에서도 1사후 투수 첸의 좌익선상 2루타와 아라키의 우전안타로 만든 1사 1,3루 찬스에서 이바타의 2루 땅볼때 이구치가 또다시 실책을 범하며 8-0까지 스코어가 벌어졌고 이후 모리노와 와다의 볼넷으로 2사 만루 기회를 이어갔다. 다음타자 블랑코가 일본시리즈 첫 안타를 2타점 적시타로 연결하며 이젠 스코어는 10-0.  지바 롯데는 4회초 공겨게서 키요타 이쿠히로의 몸에 맞는공과 이구치의 안타로 만든 1사 1,2루 찬스에서 5번 이마에 토시아키의 중전적시타로 한점을 만회했다.

2회초 첫타석에서 첸과 13구까지 가는 풀카운트 접전끝에 중전안타를 기록했던 김태균은 우중간에 큼지막한 타구를 때렸지만 펜스앞에서 또다시 잡히며 더 이상의 추가득점에는 실패하며 4회초를 종료한다.


6회말 주니치는 선두타자 와다의 안타에 이은 블랑코의 우월 투런홈런으로 이날 최종 스코어 12-1을 만들며 타격감이 회복됐음을 증명했다. 주니치는 선발 첸이 6이닝(1실점)을 던졌고 이후 카와하라 준이치→ 미세 코지→ 타카하시 사토시→ 아사오 타쿠야→ 이와세 히토키로 이어지는 투수운영을 했는데, 큰 스코어 차이임에도 필승불펜 요원과 마무리까지 등판시킨 것은 경기감각 회복을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지바 롯데는 믿었던 선발 빌 머피의 초반 난조, 이후 오노 신고의 난타로 이미 패배가 결정됐고 이후 후루야 타쿠야→ 요시미 우치가 패전처리로 등판한게 전부였다.


타선의 구멍에서 핵으로 되살아난 토니 블랑코. 6회말 우월 투런포를 쏘아올린 블랑코의 상승세도 남은 시리즈 향방에 중요한 요소중 하나다.

주니치 승리의 원동력은 중심타선의 힘


큰경기에서는 찬스가 왔을때 받아먹지 못하면 항상 위기가 오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날 2차전에서 주니치는 1회말부터 찾아온 찬스를 모두 득점으로 연결하는 대단한 집중력을 선보였다.
특히 와다는 1회말 선취점을 얻는 적시타와 2회말 사실상 승부를 결정짓는 2타점 2루타로 자신의 역할을 다해냈다.


물론 이날 경기에서 3안타를 친 1번타자 아라키의 상차림도 빼놓을수 없는 수훈이다.
이날 지바 롯데의 리드오프인 니시오카 츠요시가 4타수 무안타에 그친 것도 양팀의 희비가 교차되는 부분이다. 그리고 이 차이가 결국 승패를 결정지었다.


주니치의 2차전 승리는 단지 대승을 거뒀다는 점 외에 얻은 수확이 하나있다. 바로 5번 타순에 배치된 토니 블랑코의 부활이다. 블랑코는 치려는 성향이 매우 강한 슬러거이기에 걸리면 큰것이 나오지만 그와 정비례해 삼진 역시 많은 선수다. 이날도 초반 두타석에서 모두 삼진으로 물러나며 우려를 샀지만 결국 2타점 적시타와 투런홈런으로 4타점을 쓸어담으며 제몫을 다해냈다.


주니치가 올 시즌 중반쯤부터 와다를 5번타순에서 4번으로 올린 것은 블랑코의 확률낮은 에버리지 때문인데 이날 경기에서 만큼은 5번타순이 구멍이 아니었다. 앞으로 남은 시리즈에서 블랑코의 활약이 기대되는 이유이고, 지바 롯데 입장에선 민둥산이 아닌 거대한 산 하나를 다시 안은채 경기를 치르게 됐다.


2차전에서 2루수 이구치 타다히토는 중요한 순간에 두번씩이나 실책을 범하며 경기 흐름을 완전히 주니치로 넘겨줬다.

완패한 지바 롯데, 중심타선과 수비 집중력이 살아나야..


별다른 기회가 없긴 했지만 이날 지바 롯데는 총 안타 5개, 그리고 실책을 2개씩이나 기록했다.
그나마 4회말 이마에의 적시타를 제외하곤 모든 안타가 산발로 터진것. 특히 4번타자 오무라 사부로의 타격부진은 심각한 수준이다. 제대로 맞은 타구가 나오지 않고 있는데 앞으로 남은 경기에서 니시무라 감독의 고민이 커질수 밖에 없다. 


이날 2차전에서 가장 아쉬웠던 장면은 2루수 이구치의 어이없는 실책이다.
1회말 노모토의 타구만 정상적으로 처리했으면 1-0으로 끝낼수 있는 이닝이었다. 야구에서 만약은 결과론적 회상이지만 정말로 1회말 이구치의 실책이 없었더라면 이날 승부는 팽팽한 투수전이 됐을 가능성도 충분했다.


물론 머피의 공이 다소 높은 감이 있었기에 불안하긴 했지만 야구란 흐름의 경기란 점을 감안하면 아쉬움이 크다. 3회말 이구치가 병살타 코스의 공을 잡고서도 연결시키지 못하고 득점을 내줬을때는 이날 경기 승패를 정말로 결정짓는 순간이기도 했다.(실책하고 웃지 말자)


지바 롯데는 대패를 했다는 점도 그렇지만 어떻게 보면 굴욕적인 2차전 승부였다.
요미우리와의 파이널 스테이지 이후 등판 기회가 없었던 주니치 불펜들이 경기후반 컨디션 점검차 모두 등판했기 때문이다. 이미 승패는 결정됐지만 앞으로 남은 시리즈를 생각하면 이들이 던지는 공을 좀 더 집중력 있게 관찰했어야 했는데 그러지도 못했다.


일본시리즈는 리그가 다른 팀끼리의 승부여서 상대 투수 공을 관찰할 기회가 많지 않다. 9회초 마운드에 오른 아사오 타쿠야(리그 홀드왕)를 상대로 이마에와 김태균은 초구를 공략해 내야땅볼로 모두 물러났다. 찬스에서 확률높은 초구 공략을 그렇게 주문을 해도 멀뚱이가 돼 있던 선수가 왜 이런 상황에서는 초구를 공략 했는지 필자도 모르겠다.


이날 경기 마지막 타자로 사토자키 토모야를 대신해 타석에 등장한 코베 타쿠미도 한타자만을 상대하기 위해 올라온 클로저 이와세 이토키의 이구를 쳐 아웃됐다.(물론 잘 맞은 타구였다) 앞으로 남은 3,4차전 양팀의 선발 투수들을 감안하면 타격전이 될 가능성이 큰데 경기 중반 박빙의 상황에서 상대하게 될 아사오의 공을 좀 더 관찰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올 시즌까지만 쓰고 짤라야 할까? 니시무라 노리후미 감독이 경기초반 선발투수 빌 머피가 난타를 당하자 생각에 잠겨있다.

3차전을 잡는 팀이 일본시리즈 우승


이제 양팀은 하루(1일) 휴식을 취하고 장소를 지바 마린스타디움으로 옮겨 3차전(2일)을 치른다.

주니치 선발은 야마이 다이스케, 그리고 지바 롯데는 와타나베 슌스케의 출격이 유력시 된다.
니시무라 감독의 고민이 깊어지는 3차전이다. 왜냐하면 비록 와타나베가 소프트뱅크와의 파이널 스테이지에서 호투를 했다고는 하지만 시즌 내내 롤러코스터를 타는듯한 피칭내용으로 안정감에 있어선 예전만 못하기 때문이다.


만약 와타나베가 초반에 난조를 보인다면 어떠한 투수운영을 할것인가. 그렇다면 팀 타선은 얼만큼의 공격력으로 리드를 안고 갈것인가 등의 복잡한 시나리오가 여러곳에 걸쳐 있다.

4차전 선발 등판이 유력한 외국인 투수 하이든 펜도 불안하긴 마찬가지다. 큰 경기 경험이 일천한 강속구 투수 오미네 유타를 펜 대신 선발로 내보낼것인가, 그것도 아니라면 3차전 와타나베가 초반에 물러날시 오미네를 롱 릴리프(경기 상황이 대등하다는 가정하에)로 기용할 것인가. 내가 니시무라 감독이라면 머리가 터져버릴 것 같다.


물론 와타나베가 호투를 펼쳐준다면 더할 나위가 없겠지만 이미 타선이 살아난 주니치를 맞아 과연 그것이 가능할까? 오늘 보여준 오노 신고의 구위로 봤을때 롱 릴리프로 쓰기엔 너무나 불안한 지바 롯데다. 어차피 일본시리즈에 앞서 지바 롯데의 고민은 투수였고 주니치의 강점 역시 투수력이었다.
공격력은 다소 앞선다는 평가를 받던 지바 롯데가 앞으로 남은 경기에서 2차전과 같은 모습을 보여주면 결국 승산이 없다는 계산이 나온다. 즉, 무조건 타선이 폭발해야 일본시리즈 패권을 넘볼수 있다는 뜻이다.


2010년 일본시리즈 우승은 3차전을 잡는 팀이 유력하다는 필자의 견해는 주니치보다는 지바 롯데 투수들의 분전에 따라 달라질것으로 보인다. 그것은 3차전 선발로 누굴 선택하느냐 그리고 얼만큼 던져주느냐가 향후 남은 시리즈의 판도를 미리 예측해 볼수 있기 때문이다.


사진/ 산케이스포츠

윤석구 (http://hitting.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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