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의 물방망이, 투수들이 불쌍하다

Korea Baseball 2009/04/15 23:57 Posted by 윤석구

                       [9회말 끝내기 안타를 쳐낸 강민호/ ⓒ 한국야구위원회]

롯데 카림 가르시아를 잡으러 마운드에 오른 KIA 김영수를 지켜보는 것은 마치 종이배가 바다를 건너가는 것을 보는듯한 느낌이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자 그 불안감은 현실이 됐고 하루만에 공동 꼴찌에서 단독 꼴찌로 추락하는 순간이기도 했다.

KIA가 롯데와의 시즌 2번째 경기(15일)에서 9회말 강민호에게 끝내기 안타를 얻어맞으며 0:1로 패. 하루만에 다시 단독 꼴찌로 내려 앉았다.
14일 경기에서 1회부터 3회까지 연속 병살타를 기록한 KIA는 이날 경기 역시 1회와 2회에 연속 병살타를 치며 조범현식 메이저리그 야구의 진수를 맛봐야 했다.

KIA는 1회초 선두타자 김원섭의 안타와 안치홍의 볼넷으로 만든 무사 1,2루 찬스에서 장성호의 병살타.
2회초엔 이종범이 중전안타를 치며 출루했지만 이현곤의 병살타가 연이어 터지며 기선제압의 기회를 스스로 상실한다. 3회초 김원섭이 다시 안타를 기록했지만 무리하게 2루를 노리다 객사 당하며 KIA 야구는 출루율과 팀득점이 아무런 관계가 없다는 것을 다시한번 증명한다.

반면 선발투수 서재응은 6회말 1사까지 롯데 타선을 자신의 컨트롤 발안에 묶어두며 7동안 무실점(피안타 2개, 4사구 4개,탈삼진 6개)을 기록하며 마운드에서 물러났다.
유동훈에 이어 9회에 등판한 저니맨 김영수는 첫타자 가르시아에게 2루타를 허용하며 불안의 씨앗을 뿌리더니 결국 이어 등판한 손영민이 강민호에게 끝내기 안타를 헌납하며 지루했던 0:0 경기의 마침표를 찍었다.

롯데 선발 장원준은 KIA 물타선을 맞아 8이닝동안 피안타 5개, 탈삼진 4개, 4사구 3개만을 허용하며 무실점 호투, 이후 9회 강영식과 애킨스가 KIA 타선을 깔끔하게 틀어막으며 1-0 승리를 매조지 했다.


            [롯데전 7이닝포함 13이닝 연속 무실점을 기록중인 서재응/ ⓒ KIA 타이거즈]

26이닝 무실점이 남긴 것

KIA는 지난 일요일 삼성과의 광주 홈경기에서 1-0 영봉승을 거둔 이후 금일 9회말 강민호에게 타점을 허용하기 전까지 무려 26이닝 연속 무실점을 이어가고 있었다. 이 기간동안 12일 양현종의 8이닝 무실점,14일 구톰슨의 8.2이닝 무실점 그리고 금일 서재응의 7이닝 무실점까지 세명의 선발투수가 허용한 점수가 제로였다.

KIA 타선이 매경기마다 5점만 뽑아준다면 역대 최고 승률은 물론 정규시즌 1위로 한국시리즈에 진출할수 있다는 팬들의 농담이 결코 허황된 것이 아닐만큼 탄탄한 마운드다.

문제는 답답한 타선이다. 찬스를 잡아도 후속타가 터지는 것은 고사하고 선행주자를 3루까지 보내는 것도 벅찰만큼 집단적인 `타점 울렁증'에 걸려있기 때문이다. 이용규를 대신해 팀의 리드오프 역할을 수행중인 김원섭은 이날도 3번의 출루를 했지만 3번 장성호-4번 최희섭-5번 나지완이 단 한개의 안타도 쳐내지 못하며 경기의 맥을 끊어먹었다. 팀 평균자책점이 8개구단 가운데 유일한 2점대(2.67)로 1위를 달리고 있지만 팀타율이 .228로 꼴찌. 팀성적과 같은 순위에 올아와 있는게 지금 KIA의 현실이다.


심판을 가지고 놀았던 서재응의 미칠듯한 호투

투수들이 호투를 해도 승리와는 거리가 먼 KIA지만 어찌됐던 서재응은 이날도 빼어난 피칭내용을 선보이며 올시즌 13이닝 무실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금일 경기에서 롯데 타자들이 고개를 갸우뚱하며 덕아웃으로 들어갔던 이유는 심판마저 스트라이크를 줄것인지,아니면 볼로 판정할건지가 헷갈릴정도의 제구력때문이었다.

공 한개차이로 스트라이크 존을 걸쳤다가 빠졌다가 하는 좌,우 핀포인트 제구력은 물론 타자몸쪽으로 셋업피치를 한 다음 위닝샷으로 바깥쪽 꽉찬 페스트볼과 변화구로 타자를 요리하는 능력까지 최고였다.
특히 오프시즌 동안 연마했다는 느린 커브볼까지 간간히 섞어던지며 타자의 배팅타이밍을 흐트러 놓았는데 투구폼 수정이후 더욱 볼끝이 좋아진 페스트볼 만큼이나 롯데전에서 요긴하게 써먹었던 명품 구종이었다.

컨디션이 올라오지 않은 투수는 KIA전에 등판하라

KIA의 주특기는 컨디션이 떨어졌던 상대투수의 페이스를 원상태로 회복시키는 것이다.
이미 SK 김광현이 KIA전(7일)을 발판으로 의욕적인 첫승을 거뒀음은 물론 개막전에서 부진했던 채병용(9일)에게 6이닝 무실점을 헌납한바 있다. 10일 삼성전에서는 윤성환의 2승을 달성시켜주며(6.2이닝 1실점) 또다시 승수쌓기의 재물이 됐었다. 국내 투수들에게만 컨디션을 회복시켜주기가 민망했던지 삼성의 외국인 투수 에르난데스에게 마저 3이닝동안 타선이 꽁꽁 묶이며 결국 1:2 패(11일)를 당했다. 만약 에르난데스가 경기중 발생한 발목부상만 아니었다면 분명 2승째를 챙겼으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금일 경기 역시 개막후 승리 없이 2패만 기록중이던 장원준에게 8이닝 무실점을 당하며 장원준의 평균자책점을 한자리수(5.27)로 끌어내려주는 변함없는 공격력을 보여줬다. 정말 대단한 KIA다.
야구에서 팀타력이란 오르가즘과 내리가즘이 공존하는 것인데, 놀랍게도 KIA는 28년 프로야구 역사속에 보편적으로 인식됐던 야구의 속설과 틀마저 갈아 엎어버리는 연구대상 팀이 된지 오래다.
한마디로 `KIA전에 등판해서 구위 회복하고 가세요'의 팀이 됐다는 말이다.

7회초 이종범의 배트는 안돌았다.

일반적으로 체크 스윙의 기준은 배트 헤드다. 프로 선수라면 누구나 기본적으로 갖추고 있는 배트 드레그는 인사이드&아웃사이드 배팅이 가장 이상적인데(윤석구의 야구세상 Batting Theory 카테고리에서도 이 배트 드레그 부분을 언급한적이 있음. 참고바람) 그건 배트가 스타트 될때 배트 그립부분이 먼저 출발을 하고 난 후 아웃사이드쪽이 출발을 해야 정확한 타격을 할수 있기 때문에 어릴때부터 지도자들이 강조하는 부분이다. 만약 배트 헤드쪽이 먼저 스타트 되면 거의 모든 타자들의 어깨가 빨리(그것도 매우 빨리) 오픈됨은 물론 정확한 타이밍에서 맞더라도 십중팔구는 파울타구가 나올수 밖에 없어진다.

이러한 타격기술이 근본 바탕으로 야구에 있기에 그걸 기준으로 해서 배트가 돌았느냐, 아니냐를 구분한건데 7회초 당시 이종범이 배트를 쥐고 있는 인사이드 부분이 타자의 중심선을 지나지 않았음은 물론 배트 헤드 역시 넘어가지 않았다. 심판도 사람이기에 충분히 이해할수 있는 경기의 일부분이지만 웬만해선 화를 내지 않는 이종범인지라 이번 오심은 그렇지 않아도 답답한 KIA 타선에 찬물을 뿌린 결과였다고 본다.


             [쉬어가는 타선의 중심으로 자리잡은 나지완의 타격장면/ ⓒ KIA 타이거즈]


나지완을 어떻게 할것인가?

사실 나지완만큼 조범현 감독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타자도 없다. 프로 신입생이던 작년, 개막전 4번타자로 출전했으며 올시즌 역시 개막 이후 꾸준히 선발로 출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와 자주 비교되던 김주형(현 상무)은 개막전 선발 라인업에 든적이 한번도 없었을 뿐더러, 한두경기 안타를 기록하지 못하면 몇경기 벤치에 앉아 있다 곧바로 2군행이었다. 아니 그러한 패턴의 반복이었다는게 더 옳은 말일것이다. 그럼 나지완도 김주형의 전철을 밟아야 할까.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아니다.

중심타선에서 하위타선으로 또는 한두경기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시켜 스스로 마인드 컨트롤을 할수 있는 시간을 줘야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KIA의 고질병이라고도 할수 있는 젊은 대형 타자부재는 그동안 수시로 바뀌었던 지도자들로 인해 선수의 타격폼 고착화가 되지 못한 것도 큰 이유중 하나다. 만약 나지완이 2군으로 내려간다면 분명 타격폼과 동작을 바꿀것이며 그럼으로 인해 생기는 부작용은 안봐도 자명하다.
나지완의 타격동작을 유심히 보니 원래부터 배트그립을 그렇게 잡았는지는 모르겠지만(왼손의 약지와 새끼손가락이 그립 제일 아래부분을 이탈하는) 그렇게 되면 뒷손(오른쪽)이 스윙의 리드를 이끌게 돼 리듬감은 물론 어깨에 힘이 들어갈수 밖에 없어진다.

타격은 앞손(우타자시 왼손)이 리드가 되는게 가장 좋기 때문이다. 경험이 일천하기에 삼진은 그렇다 치더라도 배트에 맞은 공이 유독 파울플라이나 내야뜬공이 많은것도 순간적인 타이밍이 맞지 않기에 발생한 것이다. 그 순간적인 배팅타이밍 실패도 배트그립의 부조화로 생긴것이 아닐까 싶다. 수싸움에 약해 삼진을 당할때를 제외하고 그밖의 타격폼 자체만 놓고 보면 특별한 문제점은 없어보이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나지완은 37타수 5안타(홈런 1개) 타율 .135에 타점은 고작 3개이며 삼진은 무려 11개(최희섭과 팀동률 1위)를 기록, 팀 전력에 전혀 보탬이 되지 못하고 있다. 조범현 감독이 어떠한 결정을 내릴지 지켜보는것도 관심이 가는 대목이다.


덧) 약속했던 최희섭 타격분석을 해드린다고 했는데 자료는 대충 구입했는데 사진 한장이 부족해서 글을 못쓰고 있습니다. 투수쪽에서 바라보는 타격이 아닌 최희섭 배꼽 정면에서 찍힌 처음 준비 스탠스 사진을 보유하고 있는 분은 댓글로 말씀해주세요.(올시즌꺼) 그 사진만 확보하면 바로 요청하신 글 써드리겠습니다.


사진/ 한국야구위원회 & KIA 타이거즈 제공

윤석구 (http://hitting.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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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에도 괴벨스와 같은 인간이 있다. 다만 남자가 아니라는 것만 다를뿐...사람들의 인지부조화가 만들어 낸 희대의 괴물이지.. 뭐 그렇다고.. KCN 야구해설위원 & 광주 MBC-R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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