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전, 대다수의 많은 전문가들이 KIA 타이거즈(이하 KIA)를 약체로 지목한 이유는 다른곳에 있지 않았다.
IF 가 많은, 즉 팀 전력 곳곳에서 안심하고 믿을수 있는 포지션이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역시 뚜껑을 열자, 이러한 우려는 적시타 부재로 나타났고 한동안 타격 침체기는 오래갈듯 보였다.
또한 투타 밸런스도 연일 엇박자를 그리며 잡을수 있는 경기를 어이없게 놓치는가 하면 작전미스 또한 유독 경기 승부처에서 자주 발생해 팬들을 안타깝게 했다.
하지만 최근 KIA는 시즌 초반의 그 팀이 아니다. 바닥을 치고 올라가는 수준에서 만족하는게 아니라 지금과 같은 전력이라면 4강 이상의 강팀 반열에 오를만한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곳곳에서 의문시 됐던 IF 가 봉인해제된 지금, KIA 상승세의 원동력을 살펴보는 시간을 마련했다.<기록을 올려놓고 그 기록을 바탕으로 글쓰는걸 상당히 싫어하기에 기록은 생략함.>
이용규 부상공백 → 김원섭
김원섭은 이용규가 부상으로 나가 떨어진 이후 KIA 톱타자 자리에 자신의 이름 석자를 톡톡히 새겨넣고 있다. 이용규가 복귀하면 들어갈 자리가 없을 거란 농담이 괜한 소리가 아니다.
리드오프로서의 수준급의 선구안과 게스히팅 능력이 뛰어난 김원섭은 흔히 말하는 공수주 삼박자를 갖춘 전형적인 한국야구의 보편적 인식에 적합한 교타자형의 선수다.
그의 출루는 상대방 배터리를 혼랍스럽게 함은 물론 이어지는 강타선의 교두보 역할까지 담당하며 팀 득점의 물꼬 역할을 충실히 해내고 있다.
다만 외야수로서 어깨가 약해 한점차 승부에서 좋은 송구능력을 기대하기가 어렵다. 또한 아직까지 한시즌을 무리없이 소화해본적이 없을정도로 체력 역시 그리 좋은 편이 아니다. 팀이 지금과 같은 상승세를 달리는데 있어 결코 빼놓을수 없는 선수라는 점은 인정하지만 이용규가 복귀하면 톱타자 자리를 내줘야 한다. 조범현 감독은 그때가 되면 김원섭의 활용방안과 그가 들어갈 타순을 놓고 행복한 고민을 할것으로 보인다.
[KIA 상승세를 이끌고 있는 최희섭/ ⓒ KIA 타이거즈]
상전벽해,환골탈태 최희섭 → 4번타자 한명 고정됐을 뿐인데
최희섭의 변화는 분명 KIA 야구를 변화시켰다. 여담이지만 최희섭의 변모된 모습을 두고 자꾸 전문가들이 다른곳에서 원인을 찾으려고 하는 모습이지만 그가 달라진 이유는 다른곳에 있지 않다. 일전에도 이야기한바 있지만 축이 되는 왼발 끝 위치를 유심히 보라.
최근에는 더욱 안쪽으로 틀어놓고 치는데, 한가지 우려스러운 것은 많은 삼진은 숙명처럼 뒤따라 올수 밖에 없는 자세다. 하지만 그와 정비례하게 쌓여가는 많은 수의 홈런포는 팀 상승세의 가장 큰 원동력이 될것이다. 자신의 큰 키만큼이나 긴 리치 역시 지금의 스탠스변화와 맞게 바깥쪽 공을 밀어서 넘기는 자산이다. 덧붙여 리그 톱수준인 그의 수비력은 팀 내야 안정에 보이지 않는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선 김상현, 후 박기남 → 우리가 나오면 승리하는 날
여러바퀴를 돌다 원래 자신의 타격폼을 되찾은 김상현의 활약 역시 팀 상승세와 때를 같이 하고 있다.
이미 "쓰리런 홈런의 사나이 한대화" 의 해태에서 한점을 더 진화한 "만루 홈런의 사나이 김상현"로 거듭나고 있는 그는 1999년 박재홍이 현대시절 세운 한시즌 개인최다 만루홈런(4개)에 한개차로 접근하며 자신의 고향 카리브해에서 자주 발생하는 허리케인급 돌풍을 몰고왔다.
그가 때려낸 홈런 하나하나가 알토란 같은 것들이라, 단순히 보이는 홈런숫자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는 점도 고무적이다. 투수의 변화구 위닝샷에 어깨가 열리지 않음은 물론 유달리 긴 리치 덕분에 가운데에서 바깥쪽으로 오는 공도 여지없이 장타로 연결하는 능력까지 되찾았다.
이전 KIA 감독들처럼 몇경기 못치면 빠진다는 강박관념이 사라진 팀 분위기 역시 지금 팀과 궁합이 잘 맞는다고 볼수 있다. 다만 3루수비는 큰 약점으로 거론되는데 특히 송구능력이 떨어지는 부분은 그가 해결해야할 커다란 숙제다. 완성형 중심타자로의 발목을 붙잡고 있는 수비. 마치 프로 초년병 시절의 이순철(현 ESPN 해설위원)의 3루수비를 보는듯 하다. 그렇다고 김상현을 외야로 돌릴수는 없겠지만...
김상현과 같이 트레이드 되어 온 박기남은 팀이 리드하는 경기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앞에서 김상현이 벌어놓은 점수를 그의 3루수비로 틀어막고 있기 때문이다. 이 둘의 역할분담을 보고 있노라면 한골을 넣고 10명이 수비를 하는 베트남 축구팀의 그것을 보는듯 하다. 그만큼 박기남의 수비력은 팀 승리에 커다란 보탬이 되고 있다는 뜻이다.
돌아온 홍세완 → 이젠 외국인 타자의 필요성이 사라졌다
팀 타격이란 오르가즘과 내리가즘의 싸이클이 있기에 지금과 같은 페이스가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모르지만 재활을 끝내고 복귀한 홍세완의 가세는 천군만마를 얻은것 그 이상이다.
시즌전, IF 의 의문표도 최희섭의 부활 여부와 시즌중 돌아올 홍세완의 기량회복의 불투명 때문이었다. 즉 당시에는 외국인 타자 한명이 필요로 했었지만 이젠 먼나라 이야기가 됐다는 말이다.
여기에다 "2008년 KIA 홈런왕"인 이재주까지 1군에 복귀한 시점이라 대타요원 한명도 추가됐다.
이용규까지 복귀하게 되면 정말로 짜임새 있는 타선은 물론 쉬어갈곳 없는 KIA표 공격야구가 완성될 것으로 전망된다.
로페즈,구톰슨 → 외국인 선수 활용도 8개구단중 최고인 KIA
KIA를 제외한 나머지 7개구단의 외국인 선수 활용도를 보면 예년과 비교해 조족지혈 수준이다.
두산 같은 경우는 현재까지 사실상 외국인 선수 없이 시즌을 치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이며, 선두 SK는 마이크 존슨이 일찌감치 짐을 싼 상태. 삼성은 외국인 투수 크루세타가 질긴 생명력으로 근근히 버티고 있을 정도로 매년마다 외국인 선수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한화는 디아즈가 2군에 내려간 상태이며 롯데 역시 가르시아가 작년만 못하다.
히어로즈는 초반 맹타를 휘두른 브룸바가 최근 주춤하고 있으며 반대로 초반 부진했던 클락이 최근 상승세를 타는 엇박자를 보이고 있다. LG 역시 시즌전만 해도 선발 한축을 맡아줄것으로 기대했던 옥스프링이 고향으로 떠났다. 오직 KIA만 두명의 외국인 선수들이 제몫을 다하고 있는게 한국프로야구다.
더블헤더가 다시 부활된 지금, 확실히 믿고 쓸만한 선발투수 부재는 팀 전력 하락의 바로미터가 된다.
KIA의 상승세가 무서운 이유도 바로 이 두명의 외국인 투수들의 믿음직스러움 때문이다.
양현종-구톰슨-로페즈 이 세명의 선발 투수가 나란히 리그 평균자책점 1-3 위를 달리고 있는 것이 지금 KIA 투수력의 위력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서재응 한기주 이대진 이범석이 부상으로 1군 엔트리에 빠져 있는 KIA지만 이들의 공백이 전혀 느껴지지 않을 정도다. 이들이 복귀할쯤엔 지금의 상승세와 더불어 어디까지 치고 올라갈지, 시즌 중반 이후가 더욱 기대되는 KIA 타이거즈다.
사진/ KIA 타이거즈 제공
윤석구 (http://hitting.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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