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을 하는데 소총만 가득하고 대포가 없다. 적 진지를 파괴해야 소총을 들고 돌진을 할텐데 아직 적 진지를 지키고 있는 적들이 많아서 이대로 돌격하다가는 몰살을 당할것이 뻔해 주저하고 있다.
무기가 보급됐다. 그런데 필요한 대포가 아니라 또 소총이다.
KIA 타이거즈(이하 타이거즈)가 올시즌을 함께할 새 외국인 선수 2명을 확정했다.
메이저리그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콜로라도 로키스등에서 뛴바 있는 아퀼리노 로페스(34)와 샌디에고 파드레스 산하 트리블 A 포틀랜드및 일본프로야구 소프트뱅크 호크스에서 활약했던 릭 구톰슨(33)이 그 주인공들이다. 공교롭게도 모두 우완투수들이다.
늘상 그렇듯이 외국인 선수의 입단에 대해서는 자화자찬 일색이다. 어느리그에서 어떤 성적을 남겼고 구위가 어떻고 등등. 1998년 국내에 첫 외국인 선수 영입이 시작됐던 해부터 지금까지 늘 있어 왔던 일이다.
이번에 영입한 로페스는 슬라이더,커브,체인지업 등 다양한 구종을 보유한 투수라고 한다. 140km 중반의 페스트볼도 위력적이라고 하니 계약금과 연봉 합계 총 30만불의 거금이 아깝지 않는 모양이다.
구톰슨은 슬라이더가 대단히 위력적인 것으로 알려졌고 140km 중반의 페스트볼과 특히 마운드 운영이 뛰어난것으로 평가받았다. 이 친구는 2006년 일본에서 노히트노런도 달성했는데 특이한 점은 홈런치는 투수로 더 유명하다고 하니 지명타자제가 있는 한국리그에서 본인의 타격솜씨를 발휘하지 못할것으로 보여 아쉬운 마음까지 든다.
2004년 이후로 타이거즈의 가장 큰 아킬레스건은 장타력이다. 이건 야구팬이라면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사실이다. 작년시즌 팀 홈런 48개를 치고도 6위의 성적을 올린것은 투수력이 버텨준 덕분이었다. 물론 홈런이 팀 장타력의 모든것을 대변해 주는것은 아니지만 자세한 내막을 들여다 보면 왜 6위를 할수밖에 없었는지 그 이유를 알수 있다.
작년시즌 타이거즈의 팀타율은 .260으로 이보다 높은 팀은 .282의 SK와 롯데 그리고 .276의 두산이다.
팀 평균자책점 역시 4.08로 SK(3.22)와 롯데(3.64) 그리고 두산(3.89)에 이어 4위를 기록했다.
투타에서 객관적 척도라 일컬어지는 타율과 평균자책점에서 모두 4위를 기록했음에도 팀 성적이 6위라는 것은 뭔가 문제가 있다는 말이다. SK,두산,롯데 는 그 기록 그대로 순위표와 일치하기 때문이다.
작년 1년동안 타이거즈가 때려낸 48개의 홈런은 메이저리그 내셔널리그 홈런왕인 라이언 하워드와 공동 1위다. 웃을 일이 아니다. 심각하다.
포지션에 따른 전반적인 선수이동은 그렇다 할지라도 마운드에서의 중복투자는 야구에서 많은 문제점을 야기시킬수 밖에 없다. 팀의 부족한 부분을 메울려는 것이 아닌 필요없는 부분에 몰려 있기 때문이다.
윤석민-로페스-이범석-서재응-이대진 으로 올시즌 선발로테이션을 이룰줄 알았던 마운드에 구톰슨이라는 외국인 선발투수까지 합류하게 됐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이범석의 활용 즉, 선발투수가 포화상태이니 그를 불펜으로 내리자는 것은 전도유망한 투수한명을 죽이자는 말이다. 타자의 로망은 선발라인업에 들어가는것이며 그것이 이뤄졌을때의 다음목표는 팀의 중심타자가 되는것이다. 투수도 마찬가지다. 젊을때 불펜생활을 했다면 심기일전해 팀의 5선발이 되는게 목표이며 그걸 이루어 냈을때는 팀의 에이스가 되는게 투수라면 누구나 꿈꾸는 수순이다.그런데 작년시즌 선발 투수 한자리를 차지해 그 가능성을 인정받았던 이범석을 불펜으로 돌린다는 것은 정말로 말이 되지 않는 소리다.
[올해에는 이러한 최희섭의 세레모니를 자주 볼수 있을까]
스토브리그 기간동안 타이거즈 돌아가는 것을 보면 최희섭에 대한 팀의 기대치가 상당한것 같다. 그가 살아나면 팀 장타력 문제는 일순간에 해결할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맞는 말이긴 하다.
체중을 줄였다. 타격폼을 바꿨다. 역시 긍정적이긴 하다. 아직까지 아프다는 소리가 안나오는걸 보니까.
하지만 최희섭이 터지느냐 주저앉느냐의 이면에는 무엇하나 확실하게 입증된게 없다는 사실을 주목해야 한다. 긍정적 희망을 갖기엔 작년시즌 그의 모습은 최악이었고 점점 나이가 들어가는 장성호와 이제 프로입단 2년차의 나지완만 믿고 쓰기엔 모든게 물음표 투성이기 때문이다. 검증된 대포가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만년 하위권이었던 롯데가 작년시즌 돌풍을 일으켰던 가장 큰 원동력은 리그 홈런 2위(30)와 타점1위(111)를 기록한 카림 가르시아의 공이 컸다. 물론 돌아온 조성환과 강민호를 위시해서 손민한-송승준-장원준-이용훈 등의 투수력도 뒷받침 됐지만 짱짱한 대포한방을 갖춘 가르시아가 버틴 중심타선의 위력이 팀 성적에 큰 부분을 차지했다는 것은 부인할수 없는 사실이다.
한방을 갖춘 선수가 타순에 있는것은 그 선수 하나에만 국한된 파괴력이 아니다. 그 타자와 승부를 하게될 상대 투수의 어려움은 물론 그걸로 인해 얻는 이점(투수의 피로도,고의사구로 인한 득점찬스 등등)이 엄청나기 때문이다. 이런것을 시너지 효과라고 하지 않던가?
로페스를 영입한 이후 나머지 한명의 외국인 선수는 투수가 아닌 가르시아와 같은 타자로 데려왔어야 했다.(필자가 메이저리그에 진출하지 못한 그쪽 타자들의 면면을 살펴봤는데 타자가 없어서 못데려온다는 구단의 말은 거짓이다) 담배는 두개피가 있는데 라이터가 없으면 담배를 피우지 못한다. 지금 타이거즈의 현실이 꼭 이러한 상황이다.
투수는 많을수록 좋다는 말이 있다. 물론 맞는 말이다. 긴 장기레이스를 치루다보면 생기게 되는 부상선수에 따른 대체요원이 반드시 준비되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타자도 마찬가지다. 한방을 갖춘 최희섭,장성호,이재주,나지완 도 부상이 오면 역시 대책이 없는건 같은 이치다. 작년시즌 최희섭과 장성호의 부상공백으로 인한 팀전력 약화를 상기했으면 싶다.
사진/ KIA 타이거즈 제공
윤석구 (http://hitting.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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