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8일 SK 와이번스와의 경기에서 자해성 손가락 부상을 당한 윤석민(KIA).

공교롭게도 그날 경기 패배 후 KIA는 내리 16연패를 당하며 3위에서 6위로 추락했다.
시즌 말미쯤엔 경기에 나설수 있을거란 전망도 있었지만 사실상 올 시즌은 끝이라고 봐야한다.
분을 참지 못하고 자의적인 돌출행동에 대한 비난도 잠시, 팀이 연전연패를 당하는 바람에 윤석민의 부상은 그렇게 묻혀져 갔고 지금은 아무도 그의 행동에 대한 책임 여부를 묻는 언론이 없다. 구단도 마찬가지다.


전반기가 끝난 지금, 팀 성적 하락의 시발점은 윤석민의 부상일부터 시작했다. 물론 모든 잘못이 윤석민에게만 있다는 말은 아니다. 하지만 어찌됐던 프로선수로서 책임감 있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윤석민의 행동은 어떠한 제재를 받아야 마땅 하다고 본다. 상과 벌이 공존해야 하는것, 그것이 프로구단을 이끌어 가는 사람들의 보편 타당성에 더 부합되는 조치이기 때문이다.


한때 투수왕국으로 불렸던 팀이 이젠 선발투수가 부족해 제대로된 선발 로테이션을 짜기도 힘들어 졌다. 때를 같이해 외국인 투수 아퀼리노 로페즈의 그 오만방자함도 벌금 500만원으로 무마(?)가 됐다. 한국야구를 만만히 봤는지는 모르겠지만 이후 로페즈는 이전과 같은 행동을 하지 않는다. 이것은 벌금의 효과 보다는, 이러다간 더이상 한국에서 뛰지 못할수도 있다는 그의 조심성이 더 기인했다고 볼수 있다. 실제로 우타자 몸쪽으로 예리하게 꺾여져 들어왔던 그의 싱킹 패스트볼이 사라져 버린 지금, 내년에도 로페즈의 얼굴을 볼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윤석민 하면, 불운하다는 이미지가 가장 먼저 떠오르는 선수다. 하지만 이번 자해성 부상을 불운으로 치부하며 그를 감싸주기엔 석연치 않는 부분이 분명히 있다. 오죽 했으면.. 이란 말도 어울리지 않는 단어다. 그럴수록 더욱 마음을 다잡으란 진부한 충고도 어울리지 않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스스로 자신의 몸을 망쳐 한 시즌을 날려버린 행동은 정당화 될수 없는 일이다.


개인적으로 윤석민 사건 이후 구단에서 어떠한 조치(벌금)가 있을줄 알았다.
팬들의 절대적인 신임과 사랑을 받는 투수이다 보니 지금 성적이 좋지 않은 감독 이하 코칭스탭들에 대한 비난이 윤석민의 잘못된 행동을 잊게 만들었는지도 모른다.



일본프로야구 소프트뱅크 호크스의 스기우치 토시야란 투수가 있다.

지난 2008년 베이징 올림픽 한국과의 두번째 경기(준결승전)에서 선발로 등판했던 투수 라고 하면 일본야구를 즐기지 않는 팬들도 금방 기억이 날것이다. 현재 스기우치는 일본 최고의 좌완으로 손꼽히는 투수다. 2년연속 200탈삼진을 기록했을 뿐만 아니라, 올해도 리그 다승 부문 1위(12승)와 탈삼진 부문 1위(151개)를 질주중이다. 지금과 같은 페이스라면 3년연속 200탈삼진도 충분할듯 보인다.


이런 스기우치에게도 감추고 싶은 과거가 하나 있다.
지난 2004년에 일어났던 ‘덕아웃 벤치 주먹 폭행(?)’ 사건이 바로 그것이다.
스기우치는 2003년 자신의 첫 두자리수 승리를 따내며 일약 스타덤에 오른다. 특히 그해 한신 타이거즈와의 일본시리즈에서 가장 중요했던 2차전과 6차전에서 승리투수가 되며 시리즈 MVP까지 수상하며 그의 앞날은 탄탄대로만 있을줄 알았다.


하지만 이듬해인 2004년 6월 1일 치바 롯데와의 경기에서 선발로 등판해 2이닝을 채우지 못하며 7실점해 강판됐다. 문제는 덕아웃으로 들어온 스기우치가 분노를 참지 못하고 죄없는 덕아웃 벤치를 양 주먹으로 강타, 결국 양손 모두 골절상을 당하며 시즌을 통째로 날려 버렸다는 사실이다.



스기우치는 개막전부터 부진하며 겨우 2승(3패)에 머물렀었다. 일본시리즈를 거치며 더욱 더 기량이 일취월장 할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것에 대한 스스로의 분노가 자해성 부상으로 되돌아 온것이다.
어떻게 보면 지난해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윤석민의 올 시즌과 닮은 구석이 많다.
다음날 일본언론들은 스기우치에 대한 비판기사를 쏟아 냈음은 물론 당시 다이에 호크스(현 소프트뱅크) 감독이었던 오 사다하루 감독 역시 ‘프로 선수로서 있을수 없는 행동’이라며 스기우치의 행동에 실망감을 넘어 대노했다.

 
                           ▲ 벤치와 주먹이 싸우면 누가 이길까?

결국 스기우치는 구단 자체 벌금 100만엔(현 한화로 약 1,400만원)과 시즌 후 연봉은 5,300만엔에서 1,300만엔(1억 8200만원)이 삭감된 4,000만엔으로 급감했다. 한순간의 실수로 인해 금전적 손해는 물론 한동안 양손을 사용하지 못하는 불편(양손을 깁스한채 화장실에서 뒷처리는 어떻게 했을지?)까지 감수해야 했다.


스기우치의 예를 보듯 선수의 몸은 자신의 것이 아닌 구단 전체, 더 나아가 수많은 팬들의 몸이란 사실을 잊으면 안된다. 결코 정당화 될수 없는 그의 행동에 누구하나 그를 두둔한 사람(언론과 팬 포함)이 없었고 그렇게 그 사건은 지금까지 인구에 회자되고 있다.



비슷한 사건이지만 윤석민은 과거 스기우치의 예를 통해 하나의 교훈을 얻을 필요가 있다.

비록 한순간의 실수였지만 스기우치는 이후 절치부심, 일본 최고의 좌완투수로 성장 하며 과거의 행동이 쓰디쓴 약이 됐다는 평가마저 듣는 선수가 됐기 때문이다. 당시 스기우치는 재활과 오프시즌 동안 와인드업 자세를 버리고 루상의 주자 유무와 상관없이 지금처럼 셋트 포지션에서 투구하는 폼으로 변화를 시도했다. 제구력을 잡는다는 목적에서 출발했지만 결과적으로는 대성공을 거둔 투구폼의 변신이었다.


자해성 부상 이듬해인 2005년 스기우치는 퍼시픽리그 투수부문 월간 MVP 2차례(4월,5월)를 포함, 다승 1위(18승) 평균자책점 1위(2.11) 탈삼진 218개를 기록하며 리그 좌완 투수로는 첫 사와무라상을 수상했고 정규시즌 MVP까지 휩쓸었다. 이미지 추락 1년만에 최고 투수로 도약한 것이다. 낮은 코스로 파고드는 그의 서클 체인지업은 좌완 투수들 중 가장 위력적이고 완벽한 구종으로 손꼽힐 정도다.




개인적으로 올 시즌 윤석민 자해성 부상은 구단으로부터 어떠한 징계절차는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본다. 그것이 벌금이 되었든 아니면 또다른 벌칙이든 간에 혹여 이후 발생할지 모를 것들에 대한 타산지석의 표본으로 남겨둬야 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윤석민이 미워서 하는 소리가 아니다. 귀한 선수일수록 더욱 가혹하게 키워야 한다. 또한 상과 벌의 명확한 차이점을 인식하고 지금의 시련이 더 큰 선수로의 도약을 이끌어내는 계기가 됐으면 싶다.


평소 일본야구를 즐겨본다는 윤석민이 과거 스기우치가 어떠한 일들을 겪어 나가며 지금의 자리까지 왔는지를 꼭 알아둘 필요가 있다. 올 시즌 윤석민은 부상 이전에도 예전만 못한 성적으로 우려를 샀던 투수다.

투구패턴의 문제였는지 아니면 속구와 변화구의 볼배합의 문제였는지를 재활기간동안 다시한번 점검해 예전과 같은 모습으로 돌아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것은 필자의 바람만이 아닌 그의 재능을 높이 사고 있는 수많은 전문가들의 바람이기도 할것이다.


사진/ KIA 타이거즈 제공

윤석구 (http://hitting.kr/)

             ↓↓ 아래 view on 추천을 눌러주세요. 로그인 없이도 가능합니다. ↓↓

저작자 표시
위의 포스트가 유익하셨나요? 그럼 view on 추천버튼을 눌러주세요^^
편하게 구독하고 싶으시다면 한 RSS 리더기를 사용해 보세요.
◀ Prev 1  ... 432 433 434 435 436 437 438 439 440  ... 1250  Next ▶
BLOG main image
윤석구의 야구세상
그렇게 정신승리라도 해라. 뭐가 그리 급할까. 자기 이름도 구라였어. ㅎㅎ 그냥 인생 자체가 구라인거야? 당분간 그렇게 정신승리라도 하고 있길.. 차라리 연기자의 길을 걷지 그래..푸하하
by 윤석구

공지사항

2010 view블로거대상 엠블럼 2011 blogawards emblem hobby & free time

카테고리

분류 전체보기 (1250)
Korea Baseball (309)
MLB * NPB (160)
Batting Theory (211)
서울신문 (443)
Baseball N` Sports (51)
야구와 미디어 그리고 나 (74)
  • 5,769,362
  • 961,423
  • http://file.tattermedia.com/media/image/plugin/tnm_badge_white.gif
    Tatter & Media textcube get rss

    윤석구의 야구세상

    윤석구's Blog is powered by Tattertools / Supported by Tatter & Media
    Copyright by 윤석구 [ http://www.ringblog.com ]. All rights reserved.

    Tattertools Tatter & Media DesignMyself!
    윤석구's Blog is powered by Textcube. Designed by Qwer999. Supported by Tatter & Med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