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트를 1인치(약 2.54cm) 짧게 잡으면 파워는 5% 정도 손해를 보지만 타격의 효율성은 25% 증가한다.”
메이저리그의 전설적인 타자이자 마지막 4할 타율 기록 보유자인 테드 윌리암스가 그의 저서 ‘타격의 과학(The Science of Hitting)’에서 언급한 대목이다.
도구를 이용해 날아오는 공을 가격해야 하는 타격은 해당 도구(배트)를 어떻게 잡고 타격에 임하느냐에 따라 그 가치(?)가 달라진다. 배트를 짧게 쥔다는 것은 그만큼 배트를 컨트롤 할수 있는게 용이하다는 뜻이며 반대로 길게 잡는다는 것은 길어진 범위만큼 배트를 컨트롤하기가 힘들다는 말도 된다.
올 시즌 현재 이용규(26. KIA)는 타율 .378로 리그 1위를 달리고 있다.
해마다 짝수에 비해 홀수해에 부진했던 것을 마치 만회라도 하듯 푹풍질주를 유감없이 과시하고 있는것.
이용규의 이러한 타격상승세는 그의 커트능력에서 보듯(이용규는 스윙시 공에 컨택트될 확률이 무려 95.1%다. 가히 경이적라고 할만하다) 좋은 공이든 나쁜 공이든 날아오는 공을 때려내는 환상적인 타격기술에 그 이유를 찾을수 있다.
그렇다면 이용규의 타격기술, 더 정확히 말해 자신의 의지에 따라 공을 커트해 낼수 있는 능력은 어디에서 그 원인을 찾을수 있을까. 여러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자면 다양한 히팅 포인트(Hitting Point)다.
이용규가 짝수해에 부진하고 홀수해에 그 부진을 만회하던 패턴은 꼭 년도수 때문이 아니라 묘하게도 자신의 타격 정체성, 더 정확히 말하자면 타격폼 변화가 유독 극심했던 홀수해 때문이다.
보이는 이미지 장면중 위의 두장은 2010년 시즌 초반, 그리고 아래는 2010년 시즌 중반때의 변화된 이용규의 타격모습이다.
달라진 부분은 스트라이드(Stride)시 앞발을 들어올리는 과정에서 무릎을 앞쪽으로 한번 차고 내딛었지만 아래 사진 두장에서는 리프팅 탑(Lifting Top)지점에서 그대로 앞발을 내딛는다. 한마디로 스트라이드의 전과정에서 군더더기 부분을 생략했다고 보면 된다. 참고로 아래의 연속사진은 올 시즌과 비슷하다.
이용규는 슬러거형 타자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배트가 컨택트(Contact)지점까지 가는데 있어 배트헤드가 상당히 먼곳에서 출발하는 타자다. 무슨 말이냐면 보다 간결해야 할 교타자형 타자인 이용규의 배트헤드는 처음 준비스탠스에서부터 앞발을 지면에 내딛은 후 스윙을 발사하기 직전까지 배트헤드가 투수쪽으로 극심하게 치우쳐졌다가 출발한다는 뜻이다. 이것은 일전에 필자가 언급한 Tip&Rip의 매커닉(Mchanic) 즉, 스윙의 도움닫기가 필요한 장타자와 같이 이용규 역시 이와 유사한 배트위치를 보이고 있다는 말이다.
하지만 이부분에서 슬러거형 타자와 이용규의 스윙은 엄연히 다르다. 배트헤드가 투수쪽으로 치우쳤다가 발사되는 것은 언뜻보기엔 비슷할지 모르지만 각을 형성하는게 전혀 다르기 때문이다.
흔히 말하는 파워포지션(필자는 Load position이란 말을 더 선호한다. 타격이 지닌 근본적 매커닉을 감안하면 체중을 장전하는 Load가 더 적합한 용어이기 때문이다)시 슬러거형 타자들의 뒷팔꿈치 위치를 보면 위쪽으로 한번 치켜 들렸다가 발사되는 것에 비해 이용규는 거의 수평각에서 출발하기 때문이다.
이 차이는 자연스럽게 간결해진 스트라이드와 더불어 컨택트시 공을 쪼개버릴정도로 파워를 살리는게 아닌 맞추는데 안성맞춤형 타법이다. 여타의 장타자들은 배트헤드가 투수쪽으로 순간 이동했다가 각을 크게 만들어 스윙을 하는 반면 이용규는 비록 배트헤드는 투수쪽으로 미리 위치해 있다 출발하지만 좁은 각을 형성해 스윙을 시작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여타의 타자들의 로드포지션시의 뒷쪽 팔꿈치 위치를 보면 다 보일정도로 체중을 장전하지만(투수쪽에서 봤을때 명확해 진다) 이용규는 위의 사진에서도 보이다시피 뒤로 잡아당긴 뒷쪽 팔꿈치가 눈에 보이지 않는다.
로드포지션시 뒤 팔꿈치가 돌아나오지 않고 거의 수평에서 출발한다는 것은 그만큼 히팅포인트를 자신의 배팅공간까지 끌어들여 스윙을 할수가 있다는 뜻도 된다. 눈으로 보면 스윙이 큰것 같지만 이용규의 전체적인 스윙이 간결하게 분석되는 것도 이때문이다. 공을 자신의 배팅공간까지 충분히 끌어들여 스윙을 한다는 것은 조금 늦은 타이밍(의식적 포함)일지라도 그리고 자신이 원하지 않는 공일지라도 커트를 할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충분하다는 말과도 일맥상통하다. 이용규 커트능력의 신비스러움의 비밀이다.
사실 지금 이용규의 타격모습은 몇년여를 거쳐 되돌아 온것이다. 위의 영상은 2007년 이용규의 타격모습인데, 스트라이드시 앞발을 이격시킨 높이와 간결함은 지금과 비교해 매우 유사하다는 점을 발견할수 있을 것이다.
또하나 프로입단 후 그의 타격모습에서 달라진 점은 스탠스에서 전체적인 스탠스의 고저가 허리를 다소 세우는 스타일로 변화했다는 점을 들수 있다. 2009년까지만 해도 이용규는 상체를 다소 웅크리는 크라우치 스탠스(Crouch)였다.▲ 2009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에서의 이용규. 이 당시만 해도 이용규의 전체적인 스탠스위치에서 몸의 고저는 다소 웅크리는 크라우치 스탠스 형태였다.
하지만 지금 이용규는 이때와는 다르다. 크라우치 스탠스의 단점은 스윙시 웅크렸던 상체를 앞발을 내딛은 후 그 연동성에 의해 다소 상체를 세우면서 출발을 하게돼 스웨이(Sway)가 되는 즉 전체적인 몸이 다소 들린다는 느낌이 든다. 물론 전부는 아니겠지만 이때 이용규는 이러한 부분이 보였고 타격을 손목으로만 한다는 느낌이 든것도 이때문이다. 크라우치 스탠스는 자세가 낮기에 높은 공을 치려는 성향(타자의 눈높이와 공이 가까워지는)이 매우 강한 성질을 띠고 있다.
반면 스탠스에서 상체를 다소 세우는 업라이트 스탠스는 공을 바라보는 시선이 높기에 낮은 공마저 커버하려는 성향이 강하다. 이것은 장거리형 타자가 아닌 이용규와 같은 타자에겐 매우 유리한 덧붙여 본능적으로 손목 컨트롤이 뛰어나기에 수비수 빈 공간으로 땅볼타구를 날려 안타를 만들어 내는 기술적인 요소까지 포함해 이용규의 장점으로 승화시켰다.
이용규의 타격진화가 놀라운 것은 이뿐만이 아니다. 일반적으로 스윙은 맨처음 공을 선의 형태로 바라보다가 자신의 포인트에서는 점을 찍는 다는 느낌으로 스윙을 가져가야 한다. 하지만 이용규는 선의 형태로 바라보다 선으로 포인트를 형성한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자유자재의 히팅포인트를 갖추고 있다.
이것은 타자의 에버리지 상승에 있어 매우 유리한 부분이다. 물론 이용규의 스윙이 모두 선으로 보다 선으로 가격하는것은 아니지만 변화무쌍한 공의 움직임까지 끝까지 관찰하며(자신의 배팅공간까지 끌어들여) 다수의 포인트 지점을 갖고 있다는 것은 이용규가 얼마나 뛰어난 타자인지를 여실히 증명해 주고 있는 지표다.
지금과 같은 타격페이스를 언제까지 유지해 나갈지는 모르겠지만 올해 이용규는 충분히 최다안타+타율1위의 두마리 토끼를 잡을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모두가 알고 있듯 이용규는 좌타자다.
사진 * GIF/ KIA 타이거즈 & MBC 스포츠플러스 & 영상작업→ 윤석구의 야구세상
윤석구 (http://hitting.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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