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야구가 패하는 경기를 유심히 보면 한가지 공통점이 있다.
득점 찬스에서 적시타를 때려줄 선수가 없다는 점, 2사후에는 꼭 안타가 터져 나와 희망을 품게 하지만 결국 득점에 실패한다는 점, 그리고 쉽게 점수를 허용하고 어렵게 득점을 얻는 패턴이 바로 그것이다.
1승 1무 5패로 꼴찌, 안되는 팀의 전형적인 모습이다.
누가 만든 말인지는 모르겠지만 "야구는 투수놀음" 이라고 하는데, 올시즌 KIA 야구는 이 투수놀음과는 전혀 상관이 없는 행보를 계속해서 보이고 있다.
개막후 7경기를 소화한 현재 KIA의 팀 평균자책점은 3.60 이다. 이는 현재 공동 1위 그룹을 형성하고 있는 SK,두산,한화,삼성,히어로즈 중 SK(3.18)에 이어 2위에 해당되는 수치다. 정말로 야구가 투수놀음이라면 어느정도의 팀 공격력만 뒷받침 됐다는 가정하에 최소 4위권엔 올라와야 하는 팀 순위다.
하지만 놀랍게도 KIA의 팀 타율은 .224로 꼴찌다. 바로 팀 타율 그자체가 성적의 바로미터가 되고 있는 것이다.
점수를 내야 이길수 있는 야구에서 더군다나 무승부는 패나 다름없는 올시즌 룰 변경이 막강 투수력이 지닌 장점마저 희석시킬수 있다는 점도 간과해선 안된다. 실제로 KIA는 지난 목요일 SK와의 주중 3차전에서 2:2 무승부를 기록했는데 연장 12회까지 12개의 안타를 때려내고도(SK9개) 팀 득점력 부족으로 이길수 있는 경기를 놓치고 말았다. 아무리 마운드에서 막아봐야 득점을 올리지 못하면 패나 다름없는 무승부란 사실은 KIA 관계자들이 깊은 고민을 해야할 대목이다.
금일(11일) 삼성전 패배(1-2)는 한경기 패배 그 이상의 후유증이 남을만한 경기였다.
에이스 윤석민이 9이닝동안 단 1실점(박진만의 솔로홈런)으로 삼성타선을 틀어막았지만 최희섭이 동점 홈런이 이날 KIA가 올린 득점의 전부였다. 홈런은 가장 완결무결한 득점이지만 그 희소성만큼이나 자주 나오는것이 아니다. 팀 득점의 가장 이상적인 것은 연속안타에 의한 것이 팀 플레이의 근본이기 때문이다.
홈런의 가치를 깎아 내리자는 말이 아니라, 연속안타가 가진 의미는 그속에 포함되어 있는 작전,주루,센스 그리고 선수 스스로 알아서 하는 야구 등 그 모든것이 담겨져 있다. 팀 플레이의 모든것이 연속안타에 담겨 있다 해도 과언은 아닐것이다. 하지만 KIA 야구는 이러한 부분이 실종된지 오래다.
비단, 올시즌 뿐만 아니라 2007년부터 3년째 이어져 오고 있는 득점력 빈곤은 어떠한 틀이 되버린지 오래됐다. 야구를 바라보는 관점은 모두 다르겠지만 개인적으로 10경기를 치룰시 투수전은 2-3경기, 양팀이 엎치락 뒤치락 하는 경기가 2-3경기, 뒤지고 있는 경기를 막판에 역전시키거나 반대 경우의 경기는 2경기, 그리고 일방적으로 두들겨 이긴경기 및 패하는 경기가 각각 1경기씩 펼쳐지는 야구가 가장 재미있는 페넌트레이스의 행보라고 본다.
보통 이런식의 경기를 치루면 승률 5할 언저리에 팀 순위는 올라와 있을 것이다. 물론 그중 일방적으로 이기는 경기가 1경기 정도 더 포함되면 1위까지 넘볼수 있는 시즌 전력이 된다.
하지만 요 근래 들어 KIA는 박빙의 투수전이 너무나 많다. 그렇다 보니 한점차, 혹은 두점차로 지는 즉, 석점차 이내로 패하는 경기가 연일 계속되고 있다. 한점차 승부에서 강한팀이 진정한 강팀이란 야구의 역사를 되돌아 보더라도 좋은 성적이 나올수 없는 KIA 다.
[좌로부터 홍세완-이재주-최희섭/ ⓒ KIA 타이거즈]
더 큰 문제는 해결점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전성기가 지나버린듯한 장성호와 아직 안타가 없는 이재주가 5번타자를 맡고 있는 이 현실이 모든걸 말해준다. 냉정히 말하자면 2군 자원도 타팀에 비해 뚜렷하게 내세울만한 선수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도 장미빛 전망이 어려운 이유다. 부상 전력이 많았던 홍세완과 재활만 몇년째인지 기억도 가물가물한 강철민도 1군에 올라와서 평가를 받아봐야 하는 선수들이다.
특히 키울만한 타자가 2군에서 보이지 않고 있는데 부상에서 회복돼 2군경기에 나서고 있는 백업포수 차일목을 제외하곤 1군에 올릴 선수도 없는 실정이다. 혹여 2군 자원을 올린다 치더라도 KIA의 문제점인 장타력 고갈을 보충해줄 타자감은 없다. 현 1군 멤버들이 부진에 허덕이면 그걸로 끝이라는 말이다.
비록 초반이긴 하지만 올시즌은 KIA를 제외하곤 7개팀이 공히 상향평균화된 전력을 갖추고 있다.
언젠가는 떨어질팀이 나오면서 강.중.약 으로 세분화되긴 하겠지만 유독 KIA만 작년시즌 전력과 비교해 큰 차이점이 없다는게 현 KIA 성적의 바로미터가 아닌가 싶다.
왜 KIA만 유독 박빙의 승부가 많을까. 왜 KIA는 불펜에서 날려먹은 경기가 많을까. 하는 2007년 이후 팀 컬러도 냉정히 보면 지긋지긋한 물타선에 기인했다. 경기중반쯤 박빙의 승부가 오지 않게 초반부터 많은 득점을 올리면 이런 고민의 무게가 한결 덜어질텐데 말이다.
그게 뭘까? 올시즌 두명의 외국인 투수영입도 선발은 물론 여기에 따른 불펜 강화측면도 고려됐었다. 하지만 생각을 조금만 달리해보면 중간마운드를 강화하겠다 가 아닌, 그 상황이 오기전 미리부터 점수를 뽑아 불안의 화근을 차단하겠다의 발상전환이 필요했던 부분이었다. 지난 일이지만 외국인 타자 한명쯤은 필요하지 않았을까. 팀 에이스가 9이닝 1실점을 했는데도 패하는 팀이 KIA다. 최희섭을 제외하곤 홈런을 기대할만한 타자도 없다. 금일 삼성전 패배는 KIA가 뭘 고민해야 하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 경기였다고 본다.
사진/ KIA 타이거즈 제공
윤석구 (http://hitting.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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