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호가 FA 계약마감을 하루 앞둔 지난 14일, KIA 타이거즈 구단과 1년간 연봉 2억 5천만원에 합의했다.
그동안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장성호의 계약합의는 올 스토브리그 최대화두로써 그 의미는 물론, 향후 전개될 또다른 트레이드의 가능성을 남긴 `미완의 완성'에 해당하는 연봉수준이다.
장성호의 연봉합의가 발표된 후 여러곳에서 우려의 시선을 보내는 것은 당연하다. 그건 2억 5천만원이란 금액은 장성호가 기대했던 수준이 아니라 구단이 처음 제시했던 금액과 일치하기 때문이다.
연봉합의는 했지만 아직도 구단과 장성호 사이에는 보이지 않는 틈, 그리고 선수가 처해있는 현실의 이면을 살펴보면 언제 이뤄질지는 모르지만 트레이드 가능성이 상당한 높은편이다.
여기에는 기형적인 FA 제도 문제점과 선수권익에 대한 보장장치의 필요성을 숙제로 남기기도 했다.
장성호는 왜 처음 구단이 제시한 2억 5천만원에 연봉합의를 했나
FA 계약마감일을 하루 앞두고 전격적으로 구단의 연봉제시안에 사인을 한 장성호에겐 시간이 없었다. 만약 장성호가 구단과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면 그의 말대로 대만리그진출이나 최악의 경우엔 1년을 쉴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장성호에겐 선택의 여지가 없었던 것이다. 본래 장성호가 구단에 실망을 느낀것은 자신의 가치였다.
처음 구단에서 제시한 2억 5천만원이란 금액이 주는 의미는 `팀에 필요가 없는 선수' 그 이상의 충격이었다. 올해 KIA 구단이 보여주고 있는 선수들과의 협상자세는 논외로 치더라도 이건 분명히 따질 필요가 있다.
장성호가 정점에서 내리막길을 걸었던 해는 2007년부터다. 2007년 이전과 이후의 타격모습을 보면 아웃코스 공을 공략하는 방법을 잊어버렸나 싶을 정도로 큰 차이점을 보였는데 2007년 시즌 도중 부상, 그리고 무리한 출장이 가장 큰 원인이었다. 그리고 작년에는 손목부상으로 완전히 망가져 버렸다. 하지만 그럼에도 .284의 타율을 기록했는데 베테랑 타자로서의 경험으로 얻어낸 산물이 아닌가 싶다. 이건 돌려 말하면 몸상태만 회복된다면 아직 한번더 가장 좋았을때로 돌아갈수 있다는 뜻이다.
선수들에게 부상은 치명적이지만 그 부상이 어떤 경로를 통해서 왔느냐 덧붙여, KIA구단이 2007년 장성호에게 했던 것을 상기하면 할말이 없을것이다. 왜 이번 장성호 문제를 2007년때의 일을 끄집어내 대입하느냐고 할지 모르지만 장성호의 가치가 떨어져버린 원론적인 원인은 부상이 절대적이었고, 그 시점이 2007년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동안 장성호는 팀의 주장으로서 이러한 개인적 문제를 단한번도 언급한 적이 없다. 작년시즌 본인의 뜻과는 상관없이 김상훈에게 주장자리를 빼앗긴 것도 포함된다.
어쩌면 자신이 타이거즈의 핵심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던 장성호에게 주전자리 보다는 그동안 구단에서 보여준 일련의 행태에 대한 서운함이 더 컸을수도 있다.
FA제도의 문제점과 장성호의 FA는 명확히 일치한다.
FA는 프리에이전트의 약자다. 야구선수라는 직업을 가진 특정인이 일정기간(9년)이 지나면 원소속 구단포함, 타구단으로의 이직을 자유롭게 할수 있는게 FA제도의 이유다.
하지만 지금까지 이 제도는 `특급선수'에게만 배를 채웠지 그밖의 선수들에겐 혜택이 거의 없었다.
더 큰 문제는 말도 안되는 보상금 제도(타팀으로 이적시 전년도 연봉 450% or 300%+18명의 보호선수 외에 한명)다. FA 자격을 얻는데 필요한 9년이란 시간이 오면 대부분의 선수들은 30대 초중반이 되거나 값어치가 떨어지는게 보통이다. 이미 한번 FA를 맞았던 고졸 장성호에겐 두번째 FA였지만 터무니 없는 보상금 때문에 타팀으로의 이적은 불가능했다.
우리나라는 타국가 리그에 비해 트레이드에 대한 선수들간의 이적이 원활하지 못한 편이다. 서로 부족한 부분을 채울수 있는 트레이드가 경직되고 있는 것은 당장에 나타날 비교(보낸선수가 잘하면 팬들부터 난리가 남)에 따른 원성자체가 무섭기 때문이다. 또한 프랜차이즈에 대한 자긍심이 큰 팬들의 원망도 부담스러운것도 사실이다. 인식의 변화가 있지 않는한 지금과 같은 FA제도는 보상금 문제와 더불어 더 큰 진전을 바라기가 힘들다고 본다.
개인적으로 연봉합의가 이뤄지기 전까지 장성호에게 보여줬던 일부 KIA팬들의 반응을 이해하지 못하겠다. 프리에이전트 즉, 선수에게 자유롭게 직장을 옮길수 있는 권한은 선수 그 자신에게 있다.
야구가 팬들에겐 즐기는 문화지만 선수들에겐 평생이 걸려 있는 문제, 더 나아가 선수 자신에겐 미래가 달린 문제다. 남아주면 고맙지만 팀을 떠나겠다고 해서 비난을 받을 이유가 없는 것이다.
야구선수는 그라운드에서 뛰는게 원론적인 목표다. 2군에서 미래의 4번타자를 꿈꾸고 있는 선수들에게 훗날 목표가 뭐냐고 물어보면 `지금 이승엽이 받고 있는 연봉만큼 받는게 꿈이다' 라고 말할 선수는 없다.
돈이 문제가 아니다. 라고 말했던 장성호 역시 마찬가지다. 팀에 필요없다는 식으로 말했던 구단의 첫 협상태도로 봤을때 그라운드에서 그리고 주전으로 뛰고 싶다는 야구선수로서의 목표를 말했을뿐이다. 그가 트레이드를 원하는 가장 큰 이유가 이것이다.
이게 왜 비난의 대상이 돼야 하는지, 어떻게 보면 선수보다 일부 팬들이 가진 이기심이 무서울때가 있다. 장성호는 기형적인 FA제도 낳은 사생아다. 이젠 연봉합의가 이뤄졌지만 타팀으로의 트레이드는 불을 보듯 뻔하며 보내고 데려올 선수의 카드만 남아 있는 상태다.
이해할수 없는 KIA 구단 프론트진들의 행보
KIA 타이거즈 대표이사는 서영종이란 사람이다. 이분은 KIA 자동차 사장을 겸직하고 있으며 야구단보다는 자동차 일에 더 신경을 쓰는걸로도 유명하다. 최근 몇년간 한국야구위원회 사장단 회의의 출석율을 보면 KIA 사장의 결석율이 단연 돋보인다. 장성호를 비롯한 선수들의 연봉진통이 난항을 거듭했던 1월초에 이분은 KIA 자동차 노조와의 협상에 올인하고 있었다. 물론 사장 밑에 단장이 프론트의 실질적인 수장이긴 하지만 야구인출신이 사장인 삼성의 김응용 사장이 보여주고 있는(옳고 그름을 떠나) 모습과는 상반된 행보를 꾸준히도 보여주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김조호 단장이 잘하고 있느냐? 그것도 아니다.
한때 구단 홍보팀 팀장에서 운영팀 수장으로 보직이 바뀐 윤기두란 사람이 선수들의 연봉계약을 구단 대표로 독점하고 있는 실정이다. 언론에서 나오는 보도자료나 대내외적인 입장발표만 단장이 하고 있는 것이다.
프론트도 야구를 아는 사람이 이끌어가야 한다. 물론 윤기두는 해태 타이거즈 출범과 함께 타이거즈에 청춘을 보낸 사람이지만, 그 윗선들은 야구에 대해 전혀 모른다. 대기업 임원 출신이라 어떻게 해서든 손해나는 장사를 하지 않으려는 장사꾼에 불과하다. 이익과 손해가 공존하는 자동차회사에서 경영을 해야할 사람들이 구단을 홍보하는 스포츠팀을 이끈다는 것은 이해하기 힘든일이다.
야구단 일에만 모든 전력을 쏟아내는 사장과 한국야구위원회 사장단 회의에 좀 더 적극적으로 참석하는 인물을 발탁하는게 KIA 타이거즈, 아니 KIA 자동차 수뇌부들이 해야할 일이다.
이젠 장성호는 시즌전, 혹은 시즌중이라도 조건만 어느정도 맞는다면 타팀으로의 이적이 거의 확실한 상태다. 첫 협상에서 구단이 제시한 2억 5천만원에서 단 한푼의 변동사항없이 그대로 도장을 찍었다는 것이 모든걸 대변해 주고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지금과 같은 FA제도에 대한 보완과 수정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
사진/ KIA 타이거즈
윤석구 (http://hitting.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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