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최희섭 타격의 미스테리

Batting Theory 2010/04/20 01:36 Posted by 윤석구

지난해 "3할-30홈런-100타점"의 성적을 남기며 올해 한국야구를 평정할것 같았던 최희섭(KIA)의 부진이 심상치가 않다. 현재까지 최희섭은 17경기에 출전하며 타율 .254 홈런1개 5타점이 전부다.
시즌전 최희섭은 많은 전문가들로부터 올해부터 달라지는 좌우 스트라이크존 확대가 미치는 영향이 그 누구보다 클것이란 전망을 듣곤 했다.
최희섭은 큰 신장과 더불어 긴 리치, 그리고 공을 최대한 오래보며 스트라이크존을 좁혀서 치는 타격성향을 지닌 타자이다. 보편적으로 투수공을 오래보며 자신의 입맛에 맞는 공에만 배트가 나갔던 최희섭의 타격스타일을 감안할때 달라진 존에 적응을 하려면 오랜 시간이 필요할지도 모른다는 예상마저 있었다.

하지만 최희섭의 부진을 오직 바뀐 스트라이크존의 영향에만 그 초점을 두기엔 어딘가 모르게 석연치 않는 구석도 있다.  최희섭과 마찬가지로 한 등치 하는 이대호(롯데)는 올해도 변함없이 자신의 몫을 다해내고 있고 지난해 타율 2위를 기록한 홍성흔(롯데) 역시 미칠듯한 타격페이스를 보이며 `타점머쉰'으로 거듭나고 있기 때문이다. 시즌전에도 밝힌바 있지만, 사실 개인적으로 최희섭처럼 긴 리치를 가진 타자들이 힘겨워하는 인코스 공을 어떠한 방식으로 해 노브(Knob)를 길게 끌고 가며 타격을 할것인지, 그리고 몸의 회전을 보여줄것인지는 매우 궁금했던 부분중 하나였다. 17경기를 소화한 지금, 과연 최희섭은 달라진 존의 변화때문에 부진한걸까? 아니면 또다른 이유때문일까?

윤석구의 야구세상에서는 이번 Batting Theory 152번째 시간을 통해 현재 최희섭이 취하고 있는 각기 다른 타격자세에서 오는 배팅 타이밍의 미스(miss), 그리고 그속에서 나타나는 문제점들의 제반사항까지 첨가하며 이야기하는 시간을 마련했다. 스크롤 압박의 부담에서 여유로운 사람, 한글자도 빼놓지 않고 정독할거라 믿고 그럼 시작해 보자.




두개의 타격영상은 지난 4월 9일 대구 삼성전에서 상대투수 브랜든 나이트와 대결하는 최희섭의 각기 다른 타격동작이다. 선수에 대한 타격분석은 타자 배꼽 정면에서 하는게 위치상 가장 좋지만, 오늘 최희섭에 관한 이야기는 타격분석도 분석이지만, 배팅 타이밍을 어떻게 잡느냐에 초점을 두고 글을 써내려갈 것이기에 투수쪽에서 타자를 바라본 영상으로 준비했다.

최희섭은 한경기에서 각기 다른 세가지의 타격동작을 보여주는 매우 특이한 타자다.
먼저 왼쪽은 클로즈 스탠스(Square stance)의 준비자세에서 짧게 레그 스텝(Leg step)을 내딛어 놓고 배팅 타이밍을 잡는, 오른쪽은 높은 리프트(Lift)는 아니지만 다리를 지면에서 이탈시켜 스트라이드(Stride)를 한후 스윙을 하는 모습이다. 이 두 타격장면에서 가장 큰 특징이 이것이라고 보면 된다.
하지만 차이점의 이면에는 매커닉(Mechanic)의 변화를 좌우할수도 있는 매우 중요한 요소들이 숨겨져 있다.

왼쪽 영상은 나이트의 손에서 공이 막 떠나는 릴리스지점과 거의 같은 시점(14프레임)에 최희섭의 앞발은 한족장 정도 앞으로 내딛는다. 이후 공이 오는 동안 배트를 쥐고 있는 최희섭의 그립은 체중을 장전(Load)하는 포지션으로 이동한다.(15→19 프레임, 화살표로 표시)
일반적으로 노 스트라이드(No Stride) 또는 짧은 스텝을 내딛는 유형의 타격은 장점도 있지만 그에 못지 않게 단점도 분명히 존재한다. 스트라이드의 유무는 배팅 타이밍을 잡기 위한 것으로 타자마다 똑같을수는 없겠지만 일반적으로 노 스트라이드 타격의 어려움은 타이밍을 잡기가 여타의 타격스타일에 비해 쉽지 않다는 점에 있다. 이 타격의 대표격이라고 할수 있는 김태균(치바 롯데)의 타격동작을 유심히 보면 준비자세에서 몸을 좌우로 흔들며 투수의 피칭모션에 따라 자신의 타이밍을 빼앗기지 않으려고 한다는걸 볼수 있다. 하지만 최희섭은 김태균과는 전혀 다른 스타일이라고 볼수 있는데 그건 다름아닌 준비자세에서의 스탠스 폭이다.

김태균이 아주 넓은 브로드 스탠스(Brod stance)라면 최희섭은 준비자세에서 양다리 사이의 폭이 크지가 않다. 전체적인 최희섭의 스탠스 높이는 상체가 다소 꼿꼿한 업라이트(Upright)형이라고 볼수 있는데, 짧게 스텝을 내딛어도 이후 자세는 낮아지지 않고 스윙이 높은곳에서 출발을 한다. 타이밍을 잡기가 매우 힘들뿐만 아니라, 지난해와는 다른 뒷발 앞부분의 위치(이것은 아래에서 자세히 언급함)때문에 몸의 회전 역시 원활하지가 못하다는 인상을 준다. 앞발을 짧게 내딛은 이후 한참의 시간동안 공이 날아오는 것을 지켜봐야 하기에 어느지점에서 그리고 어떤 구종이냐를 판단하고 이후 배트를 스타트할것인지에 어려움이 클수 밖에 없다는 뜻이다. 문제는 이 타격동작으로만 타격을 하지 않는다는데 있다. 타이밍을 잡기 힘든 폼이긴 하지만 이 타격동작을 꾸준히 하다보면 어느순간부터는 타이밍을 잡는데 있어 나름의 원칙과 익숙함이 생기기에 그 부담에서 해방될수 있지만 최희섭은 한경기를 치르면서도 타격동작이 달라지기에 배팅 타이밍을 잡는데 있어 스스로의 혼란을 일으킬수 있는 위험성도 충분하다고 본다.

오른쪽 타격은 왼쪽과는 반대로 다리를 높이 들어올리지는 않지만 스트라이드를 한 후 스윙을 한다.
왼쪽영상은 투수손에서 공이 떠나는 순간 앞발을 짧게 내딛고 이후 공이 날아오는 동안 배트를 뒤로 빼지만 오른쪽은 투수손에서 공이 떠나기 전부터 앞다리를 들어올리며(Leg lift) 이후 투수손에서 공이 떠날쯤엔 들어올렸던 앞다리는 지면을 향해 딛으러(Leg lower) 가고 있다. 보통 스트라이드시 다리를 지면에서 이탈시키는 타자들의 스윙을 보면 다리를 들어올리는 과정에서 배트를 쥐고 있는 그립부분이 뒤로 이동하는데 비해 최희섭은 특이 하게도 들었던 다리가 지면으로 착지하는 과정(13→17프레임)에서 그립부분을 뒤로 빼고 있다.

최희섭은 한경기를 치르면서도 어떤 타석에서는(한타석에서도 달리 타격함)왼쪽의 영상처럼, 또 어떤 타석에서는 오른쪽과 같은 스타일로 자꾸 변화를 주며 타격을 하는데, 이렇게 되면 타이밍을 잡는데 있어 혼란이 올수 밖에 없다. 오른쪽 영상에서의 타격결과는 중전안타다. 하지만 공의 로케이션을 놓고 봤을때 거의 한복판으로 들어온 이공이 좀더 앞쪽 포인트에서 배트와 접점이 이뤄졌다면 우측으로 안타가 나와야 정상이다. 비록 중전안타를 기록하긴 했지만 그것은 맞는 포인트가 뒤쪽에서 형성됐기 때문이다. 이날 경기 해설을 맡았던 이순철(MBC-ESPN)씨도 최희섭의 타격을 보며 `뭔가가 자신의 몸에 맞지 않는, 그리고 어딘가 모르게 자연스럽지 못한 스윙동작' 이라며 아직 정상적인 타격컨디션이 아닌것 같다라고 언급했다.
이것은 지난해와는 달라진 또다른(?) 최희섭의 스탠스 변화에도 그 이유가 있다.



최희섭의 이 타격영상은 지난해 9월 히어로즈전에서의 모습이다. 위의 오른쪽 타격장면에서의 준비스탠스는 투수쪽에서 봤을때 앞발과 뒤에 발이 비스듬한 형태의 스퀘어 스탠스(Square stance)였다면, 이 영상은 비록 투수쪽이 아닌 타자배꼽 정면이지만 눈으로 봐도 쉽게 알수 있을정도로 처음 준비스탠스에서의 앞다리 위치는 오픈(투수쪽에서 봤을때 앞다리를 뒤로 빼는)해 놓고 대기하고 있다. 또하나 눈여겨볼 부분은 다리를 들어올리기전 준비자세에서의 뒷발 위치다. 최희섭은 여타의 타자들과는 달리 뒷발 발가락 끝부분이 수평해 있지 않고 투수쪽으로 미리 치우쳐 놓고 있다. 지난해 최희섭의 타격분석 시간에도 언급했지만 타격시 허리의 로테이션(Hip rotation)이 원활하지 못했던 최희섭이 미리 축이 되는 뒷발가락 끝을 저렇게 돌려 놓은 것은 회전력을 좀더 극대화 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볼수 있는데 올해의 타격모습은 이와 같은 형태가 아니다.

이때는 오픈스탠스에서 스트라이드를, 지금은 스퀘어 스탠스에서 스트라이들 시작하는데, 들어올린 앞 무릎의 최고점(Leg knee liftting Top)만 놓고 보더라도 지난해보다 올해가 낮아졌다.
그럼 최희섭은 스트라이드시 왜 들어올리는 앞다리의 높이를 지난해 보다 낮췄을까?
직접 가서 물어보지는 못했지만 필자의 생각으론 크게 두가지 부분의 추론을 통해 이 부분을 유추해 볼수 있다. 그중 하나는, 낮은 공을 가격했을시 몸이 앞으로 쏠릴수 있는 문제점을 보완하는것과, 그렇게 됨으로 인해 팔로만 스윙이 이뤄지는 것을 수정하기 위함이다.

위의 영상에서는 이러한 모습이 나타나고 있진 않지만 지난해 최희섭은 낮은 공을 공략시 상체가 앞으로 쏠리며(헤드업 포함)며 팔로만 헛스윙되는 장면을 심심치 않게 볼수 있었는데 특히 스트라이크 존으로 들어오다 낮게 떨어지는 변화구를 가격할때 흔히 볼수 있었다. 올 시즌 홈런왕을 목표로 내건 최희섭 입장에서는 이러한 부분을 좀 더 보완해 거듭나겠다는 의지의 변화가 아니었나 싶다.

지난해에는 스트라이드 착지점(55프레임)에서의 양 다리 보폭이 큰편이었는데 올해는 그 폭이 좁다.
지나치게 넓은 양 다리의 보폭은 스윙시 몸이 회전하는데 있어 추진력을 이끌어 내기가 힘들고, 그 폭이 좁을땐 체중이동(Weight Shift)이 원활하지 못해 스윙의 롤 오버(roll over)가 일어나기 쉽기에 자신의 신체사이즈를 감안해 그 폭을 조절하는게 가장 이상적이다. 하지만 지난해와는 달리 올 시즌 최희섭은 런치포지션(launch position)에서의 양다리의 폭(준비자세가 아닌)이 자신의 큰 신장에 비해 좁다는 느낌이다.


짐 애드먼스의 이 타격스타일이 바로 태핑이다. 앞발 뒷꿈치만 들었다 놓는 이 타격방법의 대표적인 선수라고도 할수 있는데, 큰 틀에서 보면 최희섭과 비슷하지만 자세히 보면 차이점도 있다.


만족할만한 영상이 없어 GIF를 만들지 못했지만 최희섭은 이것 외에도 또하나의 타격폼을 가지고 경기에 나서고 있다. 준비스탠스에서 미리 양다리를 넓게 벌려놓고 앞다리의 이동 없이 앞발 뒷꿈치만 들었다 놓는, 일명 태핑(Tapping)타법이 바로 그것이다. 태핑 타법은 노 스트라이드에서 변형된 타법쯤으로 이해하면 되는데, 이 타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타이밍 못지 않게 체중을 뒤로 장전(Load)하는 동작이 자연스러워야 한다. 앞발 뒷꿈치를 드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타자의 체중은 뒤로 이동하게 되는데 이 과정이 매끄럽지 못하면 자신의 파워를 스윙에 모두 담아내지 못하는 약점 역시 공존한다. 지난해 최희섭이 광주구장에서 쏘아올린 초대형 33호 홈런(추정 비거리 165m)이 바로 이 태핑타법에서 나온것이다.

이렇듯 최희섭은 각기 다른 세가지의 타격폼과, 스탠스의 변화, 그리고 그속에서도 타격동작의 미세한 변화를 주며 시즌을 시작하고 있다. 어느정도 익숙해지면 본연의 타격감각을 회복하겠지만, 지금까지는 기대에 못미치고 있는게 사실이다. 타격은 워낙 다양한 이론과, 타자마다 느끼는 감각이 다르기에 무엇이 옳고 그르다라고 말할수는 없다. 하지만 부진한 최희섭의 성적이 말해주듯 이부분에서 진지한 고민을 해볼 필요성은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사진 * GIF/ KIA 타이거즈 & MBC ESPN→ 영상작업= 윤석구의 야구세상

윤석구 (http://hitting.kr/)

저작자 표시
위의 포스트가 유익하셨나요? 그럼 view on 추천버튼을 눌러주세요^^
편하게 구독하고 싶으시다면 한 RSS 리더기를 사용해 보세요.
◀ Prev 1  ... 496 497 498 499 500 501 502 503 504  ... 1250  Next ▶
BLOG main image
윤석구의 야구세상
그렇게 정신승리라도 해라. 뭐가 그리 급할까. 자기 이름도 구라였어. ㅎㅎ 그냥 인생 자체가 구라인거야? 당분간 그렇게 정신승리라도 하고 있길.. 차라리 연기자의 길을 걷지 그래..푸하하
by 윤석구

공지사항

2010 view블로거대상 엠블럼 2011 blogawards emblem hobby & free time

카테고리

분류 전체보기 (1250)
Korea Baseball (309)
MLB * NPB (160)
Batting Theory (211)
서울신문 (443)
Baseball N` Sports (51)
야구와 미디어 그리고 나 (74)
  • 5,768,892
  • 1,0491,407
  • http://file.tattermedia.com/media/image/plugin/tnm_badge_white.gif
    Tatter & Media textcube get rss

    윤석구의 야구세상

    윤석구's Blog is powered by Tattertools / Supported by Tatter & Media
    Copyright by 윤석구 [ http://www.ringblog.com ]. All rights reserved.

    Tattertools Tatter & Media DesignMyself!
    윤석구's Blog is powered by Textcube. Designed by Qwer999. Supported by Tatter & Med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