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와이번스가 삼성 라이온스와의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4-1로 승리하며 2연승, 이젠 축포를 터뜨리기까지 2승만을 남겨 놓았다. 삼성은 2회초 진갑용과 조동찬의 볼넷에 이은 이영욱의 적시타로 선취점을 뽑았지만 이후 홈런 세방을 얻어맞으며 추가득점 없이 경기를 끝냈다.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를 거치면서 눈높이(?)가 높아졌던 것일까? SK의 일방적인 경기전개는 박빙의 승부처가 없어 경기가 다소 루즈한 느낌이 들정도였는데, 삼성은 추격할수 있는 기회를 잡고도 작전미스를 등을 남발하며 무너졌다.
특히 삼성의 중심타선은 중요한 순간마다 작전을 소화하지 못했을뿐만 아니라, 빈타에 허덕이며 스스로 어렵게 경기를 풀어갔는데, 냉정히 말해서 이정도의 타선으로 SK를 이기기는 힘들어보인다.
물론 SK의 전력이 워낙 뛰어난 점도 있겠지만, 박석민,최형우는 자신들이 할일이 뭔지를 망각하는 플레이를 연속해서 보여줌으로써 한국시리즈에 대한 흥미를 떨어뜨리리는 주범이 되고 있다.
반면 SK는 먼저 선취점을 뺏겼지만 최정의 역전 투럼포에 이은 연타석 홈런, 그리고 베테랑 박경완이 쐐기 홈런을 터뜨리며, 너무나 쉽게 2차전을 가져왔다. 사실 야구에서 한점을 얻기 위해 수많은 작전과 미스가 공존을 벌이며 머리싸움을 하지만, 이렇듯 중요한 순간마다 터지는 홈런 앞에서는 야구가 지닌 본질을 허무하게 만든다. 이것이 바로 홈런의 위력인 것이다.
최정은 원래 좌완투수 공을 잘치는 타자로 유명하다. 물론 우타자가 좌투수 공에 강점을 보이는 것은 당연하겠지만 유달리 최정은 좌투수 공을 잘 공략한다.
차우찬을 선발로 내보낸 삼성 입장에선 이번 2차전이 이번 시리즈의 분수령으로 봤을 것이고, 반대로 SK 입장에선 이승호(큰)를 선발로 내보내고서도 계투진의 활약으로 승리까지 가져왔다.
1차전이 끝난 후 쓴 리뷰글에서도 언급했지만 이승호의 선발등판은 그리 오래 끌고 가지 않을것이라고 했는데, 이젠 카도쿠라까지 아끼게 된 SK는 앞으로의 경기가 더욱 유리해졌다.
4회말 선두타자 이호준의 볼넷 후 타석에 들어선 최정은 볼카운트 2-2에서 차우찬의 슬라이더를 받아쳐 좌월 투런 홈런을 쏘아올렸다. 스트라이크를 잡으러 들어오는 슬라이더인것처럼 보였지만 공 자체가 밋밋했고 타자 최정은 자신의 앞무릎 15cm 앞에서 히팅포인트를 형성하며 완벽하게 받아쳤다. 잡아당겨 홈런을 생산할때의 가장 이상적인 포인트지점(10cm-20cm)에서 맞은 완벽한 타이밍이었다.
역전을 허용한 차우찬은 곧바로 이어진 6회말에서도 선두타자로 나온 최정에게 좌월 솔로 홈런을 허용했는데, 2구째 커브를 통타한 최정은 두 손을 번쩍 들며 환호했고 이후 차우찬은 박재홍에게 안타, 그리고 박정권의 보내기번트까지를 끝으로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최정의 연타석 홈런은 2004년 한국시리즈 이후 6년만에, 그리고 통산 5번째의 기록이다.
7회초 삼성은 선두타자 박한이가 중전안타로 출루하며 역전 기회를 잡았다. 이때까지만 해도 1-3 두점차였기에 가능성이 충분했다. 두점차는 한번의 찬스에서 얻을수 있는 점수로, 더군다나 선두타자가 안타를 치고 출루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황금찬스였다. 박석민-최형우로 이어지는 중심타선 앞에 기회가 왔다는 점까지 더하면 다시올수 없는 7회초 공격이었다.
하지만 박석민은 이승호를 상대로 볼카운트 2-3에서 런 앤 히트(볼카운트상 자동)로 2루로 뛰던 박한이를 보고도 한가운데로 들어오는 속구를 멀뚱하게 쳐다만 보다가 삼진아웃으로 물러났다.
이상황은 돌이켜 보면 이해할수 없는 플레이다. 자신이 노리지 않는 공이 왔다손 치더라도 최소 커트라도 했어야 했기 때문이다. 결국 2루로 뛰던 박한이까지 아웃. 무사 1루 찬스를 순식간에 2사 주자 없는 상황으로 만들었다.
공에 맞고서라도 출루하겠다는 의지는 높이 사지만 박석민은 테이블세터가 아닌 중심타자라는 것을 망각하면 안될것이다. SK의 중간투수들의 밀도를 보면, 출루를 하더라도 후속타로 인해 점수를 얻기 힘들다는게 지금 삼성의 고민인데 중심타자라면 적극성을 띤 스윙이 주를 이뤄야 한다는 기본 명제를 망각한 플레이었다. 이후 최형우도 내야플라이 아웃으로 물러나며 많은 팬들을 한숨짓게 했다.
삼성은 이미 5회초 공격에서도 박한이의 볼넷과 박석민의 몸에 맞는 볼로 무사 1,2루 찬스를 잡고도 4번 최형우가 삼진, 신명철의 내야플라이, 강봉규 역시 삼진으로 물러나며 출루만 하면 뭐해? 라는 답답한 팀 공격력을 그대로 보여줬었다.
어쩌다가 이지경까지 왔는지 모르겠다. 이번 포스트시즌에 들어 권혁은 팀에 전혀 보탬이 되지 못함은 물론 민폐까지 끼치고 있는데, 들쑥날쑥한 제구력은 솔직히 믿고 마운드에 올리기 힘들 지경이다.
이날 2차전에서도 권혁은 8회말에 마운드에 올라 선두타자 박정권은 삼진으로 돌려세웠지만 박경완에게 솔로홈런, 그리고 나주환까지 볼넷으로 출루시키며 제몫을 하지 못했다.
투수는 홈런을 맞을수도 있지만 볼넷은 금물이다. 그건 현재 그 투수의 컨디션과 배포를 알수 있는 척도이며 이미 권혁은 두산과의 플레이오프부터 마운드에 오르면 볼넷을 내주지 않았던 경기가 드물 정도로 제 컨디션이 아니다.
권혁이 기대대로만 활약을 했더라면 아마도 삼성은 플레이오프에서 그렇게 진을 빼는 경기를 하지 않았을 것이고, 팀 전체적으로 봐도 지금과 같은 투수운영의 어려움은 없었을 것이다.
1차전에서 SK는 좌타자들의 방망이가 불을 뿜었다. 김재현과 박정권이 나란히 3타점씩을 쓸어담으며 그동안 경기를 치르지 않았던 감각에 문제가 있지 않을까 한 우려를 씻어냈는데, 여기에는 상대 선발 레딩을 포함,권오준,오승환,이우선등 우투수들을 두들긴 점이 돋보였다. 2차전은 반대로 최정과 박경완이 홈런을 몰아치며 팀승리를 이끌었다. 최정은 좌완 차우찬에게 두방(3타점), 박경완 역시 좌완 권혁을 상대로 쐐기 솔로포.
이것은 우연의 일치이기 보다는 야구가 확률싸움이란 점을 감안하면, 그날 상대투수가 누구냐에 따라 각자 해줘야할 몫을 100% 이상 발휘한 타자들의 활약때문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야구란, 불가항력적인 부분도 있지만 이렇듯 결과적으로 보면 좌완,우완 투수에 따라, 그리고 좌타자,우타자에 따라 들어맞는다는 것들이 반드시 있어야만 경기가 쉽게 풀린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준 예다. 누가 말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해줘야할 선수들이 해주는 톱니바퀴와 같은 플레이는 SK 야구가 지닌 가장 큰 장점이 아닐까 싶다.
이젠 양팀은 하루(17일)를 쉬고 18일 대구에서 3차전을 치른다.
개인적으로 SK는 카도쿠라 켄, 그리고 삼성은 장원삼이 선발로 출전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데, 만약 이번 시리즈가 7차전까지 가게 된다면 장원삼은 7차전 선발로도 출전할수 있다.(3차전에서 배영수가 나올 확률도 있음) 장원삼은 이미 두산과의 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완벽투를 선보이며 본연의 기량으로 회기했는데, 과연 SK를 상대로는 어떠한 모습을 보여줄수 있을지 궁금하다. 3차전에서 장원삼마저 무너지면 삼성의 이번 한국시리즈는 여기에서 끝난다고 봐야한다.
반면 SK는 비록 카도쿠라가 선발이긴 하지만, 큰경기에서 투수를 운영하는 김성근 감독의 스타일로 봤을때 여차하면 중간투수들을 총출동하는 야구를 할 확률이 높다.
그것은 17일 하루를 쉰다는 이점으로 인해 그만큼 가용할수 있는 투수들의 컨디션에 이상이 없기 때문이다.
사진/ SK 와이번스,뉴시스,연합뉴스
윤석구 (http://hitting.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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