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패에 빠진 팀은 뭘해도 안될때가 있다. 잘맞은 타구가 야수 정면으로 간다거나 반대로 상대팀의 빗맞은 타구는 안타가 된다거나 하는, 수학
이나 과학으로도 풀수 없는 이것은 아마도 지구의 종말이 온다해도 명확한 원인을 구분하기란 어려울듯 싶다. 금일(3일) LG 트윈스가 그런 팀이었다.
야구는 실력 못지 않게 상당한 운이 따라야 이길수 있는 스포츠다. KIA 타이거즈의 후반기 상승세를 막지 못한 LG의 불운은 이율배반적인 야구의 특성에 발목을 잡히고 말았는데 실력 외적으로 상당히 불운했다.


LG 트윈스가 KIA 타이거즈와의 광주경기에서 무기력한 경기력 끝에 3-12로 대패했다.
오늘 LG의 선발투수는 김광삼. 원래 KIA는 “김광~”으로 시작되는 이름의 투수들에겐 약한 팀이다. 하지만 지난 주말 SK의 김광현을 상대로 그 징크스를 깼고, 역시 그에 못지 않게 껄끄러웠던 김광삼이었던지라 팽팽한 투수전 양상을 예상했다. 하지만 믿었던 김광삼은 조기에 강판됐다.

2회말 김상현에게 투런홈런을 허용한 LG는 곧바로 이어진 3회초 공격에서 이택근의 쓰리런 홈런이 터지며 대량득점을 예고만 했다.
볼넷과 김선빈의 수비실책으로 만든 1사 1,3루에서 이택근이 KIA 선발 양현종을 상대로 우월 쓰리런 홈런을 터뜨린것. 2-3 풀카운트까지 가는 접전끝에 나온 이 한방은 유난히 볼넷이 잦은 양현종의 조기강판을 확정할수도 있는 중요한 한방이었다.
하지만 LG의 득점은 이것이 전부였다. 오히려 5회말 최희섭의 홈런 등 도합 장단 16안타를 얻어맞고 자멸했다.


승패가 결정된 후 나오는 글들의 거의 대부분은 “결과론”이 될수 밖에 없다. 하지만 금일 경기에서 LG는 이해할수 없는 선수기용과 작전으로 오랜만에 LG야구를 본 필자를 실망시켰다.



박병호의 4번기용, 유혹을 떨쳐내지 못하다


올 시즌 박병호는 유독 KIA전에서 강했다. 6월 한때 연속경기 홈런을 쳐낼때의 박병호를 보면 이젠 터졌다 싶었지만 그 이후 다시 원래의 모습으로 되돌아 간지 오래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박종훈 감독의 박병호 기용은 아마도 이러한 활약의 재현을 예상하고 선발라인업에 출전시킨듯 보였다.

하지만 박병호는 경기 초반 흔들리는 양현종을 조기에 강판시킬수도 있는 절호의 찬스에서 무기력하게 물러나며 초반 흐름을 KIA에 뺏기게 하는 단서를 제공했다.


다 좋다. 상대 선발이 좌완이란 점, 그리고 이전 KIA 경기에서 맹타를 휘둘렀기에 선발로 출전시킨것까지. 하지만 박병호는 아직 4번타자로 기용하기엔 준비가 돼 있지 않은 타자다. 본격적인 4위경쟁이 불이 붙은 지금, 이렇게나 중요한 경기에서 박병호의 4번타순 배치는 상대팀 입장에서도 반겼을 일이다.


박병호 타격에 대한 이야기는 아래에서 자세히 언급하겠지만 설사 그를 선발라인업에 넣더라도 하위타순에 배치 하는 것이 더 현명한 판단이었다고 본다. 유리한 볼카운트를 스스로 만들지 못하고 투수에게 끌려가는, 그리고 찬스가 오면 얼굴빛 부터 변하는 그를 보며 안타까운 마음마저 들었다.


사정상 평소 LG 경기를 모두 보지는 못하지만 나름 박병호 타석만큼은 하이라이트로 꾸준히 관찰하며 느낀 것은 그가 삼진을 당하는 패턴은 거의 정해져 있다는 느낌이다. 한가운데로 들어온 초구를 그냥 보내기, 좋지 않은 2구는 파울, 그리고 변화구에 헛스윙 삼진. 이러한 타격패턴은 프로에 갓 입단한 신인 선수들에게서 흔히 볼수 있는 장면인데 아직도 박병호는 1군에만 올라오면 달라진게 없다.



박현준은 선발로 키운다고 하지 않았었나?


SK에서 트레이드 되어 온 우완 사이드암 투수 박현준의 등판은 뜻밖이었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선발 한축을 맡게 할것이라고 말했던 사람은 다름 아닌 박종훈 감독이다. 사실 김광삼의 조기 강판도 굉장히 아쉬웠지만 더 아쉬웠던 것은 김광수에 이은 5회말 박현준의 등판이었다. 그리고 더더욱 아쉬웠던건 하필 최희섭 을 상대로 박현준을 마운드에 올렸다는 점이다.



올해 최희섭이 옆구리 투수에게 약하다는 데이터를 믿고 그를 기용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것은 표본이 적어 믿을게 못됐다. 그를 꼭 마운드에 올릴 생각이었다면 다음타자인 김상현때가 더 좋지 않았을까 싶다. 결국 박현준은 마운드에 올라와 곧바로 최희섭에게 홈런을 허용했는데 좌타자가 옆구리 투수를 어떻게 잡아먹는지를 확실히 보여준 순간이기도 했다.


일반적으로 오버핸드 투수가 아닌 사이드암이나 언더핸드 유형의 투수가 우타자에게 강한 것은 다른 것에 있지 않다. 타자가 공을 바라보며 대처할수 있는 시각적인 혼란함이 우타자가 좌타자에 비해 훨씬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타격론 즉, 우타자 입장에서 언더핸드 유형의 투수를 상대하는 타격기술에는 보편적으로 3가지의 주의점과 대처법을 요한다.  투수가 던진 공이 타자 자신에게 맞을것 같은 궤적을 그리며 오는 공은 인코스에 들어오는 공이기에 미리 타석에서 벗어나지 않아야 하며, 인코스로 들어올것처럼 보이는 궤적은 가운데쪽 그리고 한복판으로 궤적을 그린 공은 아웃코스를 공략할때의 느낌으로 타격을 하라는게 바로 그것이다.


물론 구종에 따라 다르겠지만, 오버핸드 투수를 상대할때와 그 반대 유형의 투수를 상대할때의 느낌을 그렇게 차별화를 두는 감각으로 배팅을 해야 대처하기 쉽다는 뜻이다.
하지만 좌타자는 이런것과 아무런 상관이 없다. 최희섭의 홈런이 나오기전까지만 해도 LG가 충분히 따라잡을수 있는 경기 흐름이었다는 점을 감안할때 결국 최희섭 타석때 박현준의 등판은 박종훈 감독의 오판으로 인한 실패였고 경기는 그렇게 넘어갔다.



이택근과 정성훈의 차이


타격은 투수가 던진공을 선으로 보다가 점으로 배팅을 해야 한다. 쉽게 풀어 이야기 하면, 점으로 보지 않고 선으로 보면서 스윙을 가져가게 되면 배트를 끌고 나오는 일련의 과정에서 히팅 포인트를 형성할수 있는 지점이 다양해진다는 뜻이다. 처음부터 점을 그리며 스윙을 하게 되면 자신의 히팅포인트가 단조롭고 한정되기에 배팅존도 좁아질뿐더러 예상치 못한 공이 왔을때 대처할수 있는 능력이 자연적으로 떨어지게 돼 있다.금일 경기 해설을 맡은 이순철 위원이 간단하게 언급했던 내용인데 필자가 더 보충했다. 오늘 본 이택근의 타격이 바로 이것을 뒷받침 한다.



타자에게 볼카운트가 불리할때 또는 속구 타이밍에서 변화구가 왔을시 대처하는 방법에 따라 일류와 하류타자가 구분된다. 3회초 이택근의 홈런은 우측 펜스를 넘어로 넘어갔다.  2-3 볼카운트에서 떨어지는 변화구로 타자를 솎아내는 양현종의 투구패턴을 염두에 두고 있던 이택근 입장에서는 뜻밖에 빠른 공이 왔음에도 정확한 타격을 할수 있었던건 바로 선으로 보다가 점을 찍는 스윙을 했기 때문이다.  이택근은 일반적으로 생각하고 있는것 이상으로 매우 뛰어난 타격능력을 갖춘 타자다. 그리고 금일 경기에서 다시 확인시켜줬다.


오랜만에 본 정성훈의 타격은 한마디로 스윙시 허리가 너무 빨리 돈다는 느낌을 받았다.
‘스피닝(Spining)’이란 타격전문용어가 있다. 이 용어를 간단히 설명하면, 스윙시 파워에 도움이 되지 않는 어떠한 것. 쯤으로 생각하면 이해하는데 있어 어려움은 없을 것이다. 메이저리그 해설을 듣다보면(영어를 몰라도) 스피닝이란 단어를 간혹 들을수가 있는데, 해설자 입에서 이 단어가 나오는 순간의 거의 대부분은 타격시 타자의 허리가 빨리 돌아갈때다.


타격은 타자자신의 배팅공간에서 파워를 잃지 않는게 매우 중요한 요소중 하나다. 체중이동시 타자자신의 중심선을 넘어가면서까지 스윙을 하게 되면 파워가 분산됨은 물론 설사 공을 맞추더라도 파울타구가 나올 확률이 높다. 이것은 타이밍이 맞지 않아 일어나는 경우도 있지만 정성훈 경우처럼 허리가 너무 빨리 돌때 나타나는게 대부분이다. 꾸준히 정성훈을 지켜보지 못한 필자 입장에서는 올 시즌 그가 어떠한 타격스타일로 지금까지 왔는지는 모르겠지만 금일 본 그의 타격은 이점(허리가 빨리 오픈되는)의 보완이 시급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박병호 타격 무엇이 문제일까?


그동안 몇차례 박병호 선수에 관한 타격글을 이곳 Batting Theory 카테고리에서 쓴적이 있다.[ 
http://hitting.kr/807 참조 ] 개인적으로 미래의 대형타자감이라 불리는 선수들을 좋아하는 편인데,아직 껍질을 깨지 못하고 있는 그를 볼때마다 안타깝다. 자주 보진 못하지만(박병호 타격만 볼수도 없는 노릇이니) 간혹 볼때마다 그의 타격폼은 바뀌어져 있는게 특징이다.


우선 가장 발전이 없는 부분은 아직도 투수와 볼카운트 싸움을 하지 못한다는 점을 꼽을수 있다.
이것은 여러가지 원인이 포함된 것이기에 함부로 언급하기가 조심스러운데 그중 박병호 자신의 배팅존이 좁기 때문이 아닐까 보여진다. 타자의 스윙은 존을 커버하는 범위가 넓어야 다양한 구종을 공략함에 있어 어려움이 없다. 하지만 박병호는 이러한 부분에서 아직은 여물지가 않은듯한 느낌이다. 이것과 연결되는 것이지만 또 하나를 뽑자면 2스트라이크 이후 컷트능력이 매우 떨어진다는점이 그의 에버리지를 갉아먹는 원인이라고 평가하고 싶다. 타격은 복잡한 운동이지만 생각이 많을 필요까지는 없다. 타석에 서는 타자의 머리가 복잡하면 죽도 밥도 안된다. 오히려 단순한 생각을 가지고 타석에 임한다면(그의 심리까지 알수가 없긴 하지만) 지금보단 더 낫지 않을까 싶다.


기술적으로는 일전에 언급했듯이 두번의 장전(Load) 즉, 파워포지션에서 뒷팔꿈치가 등뒤쪽으로 돌아나오는 것을 생략해야 한다. 스트라이드시 처음 다리를 들어올리는 리프팅(Lifting)과정에서 한번 장전한 후 들었던 다리가 착지할때 뒷팔꿈치가 등뒤쪽으로 또다시 이동했다 나오는 것은 버리는게 좋다.


이러한 타격스타일은 메이저리그의 마크 레이놀즈(애리조나)의 상체 움직임과 매우 흡사한데 차이점이라면 레이놀즈는 스트라이드시 처음과 끝에서 모두 한동작으로 파워포지션을 가져가는 반면, 박병호는 두번의 장전을 한다는게 다르다. 그렇기에 스윙이 좀 투박하다는 느낌을 준다.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다음번 LG 야구를 볼때쯤엔 지금과는 달라진 박병호를 기대한다.


롯데와 KIA 그리고 LG가 펼치는 치열한 4위 싸움도 어느정도 윤각이 보이기 시작했다.
이번주 성적이 이 세팀의 올 시즌 운명을 결정할것으로 보여지는데, LG 입장에선 하필 후반기 들어 상승세를 타고 있는 KIA를 주중 3연전에서 만난게 불운이다. 만약 LG가 주중 3연전을 모두 잃게 된다면 사실상 올 시즌도 끝이라고 봐야 한다. 박종훈 감독의 전략적 시스템은 어느쪽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걸까.  감독의 의중을 알길이 없다.


다음 경기리뷰는 두산, 또는 삼성이 될것으로 예상됩니다.
요즘 국내야구를 거의 못보다가 8월 들어서 집중하고 있는데, 될수 있으면 일주일에 한번씩은 꼭 경기를 보고 리뷰글을 쓸까 합니다.



사진/ LG 트윈스 & 연합뉴스

윤석구 (http://hitting.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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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정신승리라도 해라. 뭐가 그리 급할까. 자기 이름도 구라였어. ㅎㅎ 그냥 인생 자체가 구라인거야? 당분간 그렇게 정신승리라도 하고 있길.. 차라리 연기자의 길을 걷지 그래..푸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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