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에 오카모토 신야가 LG 트윈스 유니폼을 입을거란 정보를 듣고 처음으로 들었던 생각은 "언제적 오카모토인데?" 였다. 그렇다. 이제 영입이 임박해진 오카모토는 분명 "철이 지난 셋업맨"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투수다. 2007년 시즌이 끝난 후 주니치 드래곤스에서 FA로 와다 카즈히로(당시 세이부)를 영입하면서 보상선수로 세이부에 보낸 투수가 오카모토다. 이 당시까지만 해도 오카모토는 분명 훌륭한 셋업맨이 맞다. 당시 주니치 팀 동료들중에 그깟 보상선수로 오카모토가 팀을 떠나려 하자, "중간투수에 대한 대우가 땅에 떨어졌다. 그것도 오카모토 정도의 레벨을 갖춘 투수를 보상선수로 보내다니.." 라며 분통을 터뜨린 투수도 있었다고 하니, 이 당시까지만 해도 오카모토의 위상은 A급 필승계투요원중에 한명이 분명했다.
하지만 2년이 지난 지금도 오카모토에 대한 평가가 그럴까? 단도직입적으로 말하면 LG 구단의 선수보는 안목이 실망스럽다. 올시즌 LG의 부족한 부분이 어디에 있는지를 전혀 고려하지 않는, 마치 두통이 왔는데 설사약으로 처방을 한 꼴이라고나 할까?
더욱 가관인것은 올시즌 오카모토를 팀의 마무리로 쓸수도 있다. 라는 대목이다.
▲ 오카모토 신야는 누구?
올해 우리나이로 37살(1974년생)이 되는 오카모토는 늦은 나이에 프로에 데뷔했다.
교토 미네야마 고교(노무라 전 라쿠텐 감독의 모교)를 졸업후 곧바로 프로에 뛰어들지 않고 사회인 야구팀에서 활약한 오카모토는 야마하 등 무려 5개의 사회인 야구팀을 옮겨다닌 끝에 2001시즌을 앞두고 주니치 드래곤스에 4순위로 입단한다. 이때 나이가 27살. 처음 2년동안은 두터운 투수력을 갖춘 팀 사정상 2군에서 주로 보냈는데 그가 2003년부터 1군에서 활약할수 있었던 것은 그해에 긴데쓰 버팔로스(현 오릭스)에서 이적해온 베테랑 오츠카 아키노리(주니치에서는 1년만 뛴 후 2004년 메이저리그 진출)의 영향이 컸다고 알려져 있다. 오츠카에게 경기운영 능력과 타자와의 승부요령등을 습득한 오카모토는 2003년 전반기에 선발투수로 12경기를 뛰며 150km에 이르는 포심 패스트볼의 위력을 과시했다. 하지만 5회만 되면 급속하게 떨어지는 체력저하로 인해 시즌 후반기부터는 불펜에서 활약했고 이후 완전히 승리계투 요원으로 자리를 잡게된다.
2004년부터 주니치의 필승계투로 맹활약한 오카모토에게 2006년에 시련이 한번 찾아왔는데 다름아닌 그의 2중 투구동작에 문제점이 발생하면서부터다.(일본선수중에 2중 투구모션이 문제시돼 수정한 선수들이 최근 몇년사이에 급증하고 있다) 투구시 키킹과정, 그러니까 리프팅 탑(Liftting top)지점에서 한번 멈칫하며 스트라이드를 시작하는 버릇을 수정하는 과정에서 오카모토는 상당히 고전했으며 이 기간에 필승계투 요원이란 말이 무색할정도로 날려버린 경기도 많았다. 이해에 4승 1패 18홀드 평균자책점 3.40의 성적을 남기긴 했지만 교류전을 제외하면 평균자책점이 4점대가 넘는다.
시즌후 수정한 투구폼에 대한 교정을 집중적으로 실시한 오카모토는 2007년에는 지금의 투구폼으로 완전히 정착하며 자신의 최다인 33홀드를 기록하며 주니치 마무리 투수인 이와세 히토키 앞에 리드하는 경기를 넘겨줬다. 이해에 주니치가 일본시리즈 우승을 차지할수 있었던 것은 오카모토-이와세의 뒷문 지키기가 완벽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카모토는 오프시즌에 주니치가 FA 와다를 영입하면서 그에 대한 보상선수로 세이부로 이적하게 된다.
작년시즌도 마찬가지였지만 2008년 세이부의 불펜은 와쿠이-키시-호아시 라는 강력한 선발 3인방을 갖추고는 있지만 중간투수들의 질적 문제때문에 와타나베 히사노부 감독의 머리를 아프게한 팀이다. 2008년 오카모토가 세이부로 이적할때까지만 해도 그에 대한 세이부팀의 기대치는 참으로 대단했다. 와타나베 감독이 오카모토의 투구를 보고 " 저건 슬라이더가 아니라 포크볼이 아닌가? " 라고 말했을 정도로 종으로 떨어지는 오카모토의 슬라이더는 명품 구종중 하나였다. 투수출신인 와타나베 감독의 이말은 결코 립서비스가 아니었다.
하지만 이해 오카모토는 전반기까지는 나름의 제몫은 다해냈지만 후반기부터 급격하게 구위가 떨어져 불안한 모습을 노출하더니(특히 결정적인 순간에 허용했던 피홈런) 요미우리와의 일본시리즈에서도 그대로 재현하며 와타나베 감독을 실망시켰다. 특히 일본시리즈 2차전에서 9회말 끝내기 홈런(알렉스 라미레즈)을 허용했던 장면을 상기하자면 좋은 변화구도 빠른공이 동반되어야 통할수 있다는걸 오카모토를 통해 필자가 다시한번 느꼈던 순간이기도 했다.(세이부가 우승을 차지했지만 2차전 이후 오카모토는 단 한번도 경기에 투입되지 않았다)
2009년 오카모토는 한번 떨어진 구위를 회복하지 못하며 6월 하순 2군으로 강등된 후 더이상 1군에 올라오지 못하며 시즌 후 구단으로부터 방출통보를 받았고 올시즌부터 LG 트윈스 유니폼을 입고 한국리그에서 활약할 가능성이 임박해진 상태다.
▲ LG가 오카모토를 마무리로 돌리는날, LG야구는 없다.
돌아가는 추이로 봐서는 이미 오카모토의 LG행은 확실해 보인다. 최근 언론 기사를 통해 올시즌 LG 마무리는 오카모토가 맡을거란 전망을 내비치는 곳이 있는데, 필자가 단정하는 성격이 아님에도 다시한번 말하지만 오카모토는 분명히 마무리감이 아니다. 젊을때 뛰어난 활약을 펼치던 선수들이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기량이 저하되는 가장 큰 원인은 구속감소가 첫번째 이유다. 그동안 우리는 송진우,정민철(이상 한화, 은퇴)이대진(KIA)통해 경험했듯이 이 선수들도 한참 전성기때는 불같은 강속구를 던지던 투수였다. 하지만 지금 이대진의 포심 패스트볼은 윤석민의 슬라이더 구속에도 미치지 못할 정도로 이젠, 그동안의 노하우와 타자의 심리상태를 역이용하는 노련함으로 그나마 버티고 있는 것이다. 오카모토 역시 이러한 유형의 투수가 된지 오래이며 일부 찌라시 언론의 설레발(작년시즌 오카모토가 던진 경기를 보긴 했냐?)을 믿었다간 낭패라고 본다. 물론 LG 측에서 보도자료든 뭐든 언론에다 그렇게 말했다면 할말은 없지만...
과거 150km에 육박하는 빠른 포심 패스트볼을 가졌던 오카모토지만 작년시즌 세이부에서 140km초반도 간간히 찍을정도로 이미 그의 구위는 마무리투수감이 절대로 아니다. 그가 젊은나이의 선수가 아니기에 스프링캠프를 통해 하루아침에 구속이 예전처럼 회복된다는 것도 가능성이 희박하다.
결국은 구속보다는 변화구와 제구력으로 승부를 해야한다는 뜻인데, 한참 전성기때와 비교해보면 이것도 불안한 구석이 있다. 작년시즌 초반 세이부에서 오카모토의 투구패턴을 보면 속구의 위력이 떨어지니 변화구로 볼카운트를 잡는 비율이 점점 늘어가고, 타자들도 그걸 알기에 잘 속지 않았다.
그의 전매특허였던 종으로 떨어지는 각이 큰 슬라이더로 스트라이크를 잡으러 가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것만 믿고 그를 쓰기엔 부담되는 부분이다.
개인적으로 오카모토의 LG 영입에 불만인 것은 설사 그가 기대대로 활약을 해준다면 더 이상 바랄것이 없긴 하겠지만 지금 LG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이닝이터, 즉 소위 공을 오랫동안 던져주는 선발투수가 필요한데 이점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LG 트윈스 역사상 가장 강력한 4번타자였던 로베르토 페타지니를 외면하고 선택한 선수라면 최소한 그와 어느정도 레벨이 맞아야 하는데 말이다.
솔직히 내년시즌 LG 선발투수로 예상되는 선수중에 봉중근을 제외하면 이닝이터 투수가 전무한게 LG의 현실이다. 아직 박명환, 그리고 작년시즌 도중 이적한 강철민의 몸이 완벽하다고 말할 단계가 아니기에 더더욱 그렇다. 선발투수부터 챙기고 뒤를 생각해야 하는 야구의 기본에서 뒷쪽부터 챙기는 모양새가 참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다.
또한 LG 구단과 자매결연 구단인 주니치 드래곤스에서 오카모토를 강력하게 추천하고 있다는 점도 마음에 걸리는 부분이다. 앞서 본문 첫머리에서도 말했지만 주니치는 오카모토에게 굉장히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 와다를 영입하기 위해 주니치팀에서 몇년간을 봉사한 오카모토를 세이부에 버리다시피 한것을 LG 구단에서 책임져줬으면 하는 꼴밖에 되지 않는다. 그토록 오카모토를 추천할 정도의 기량이라면 왜 주니치 구단에서 오카모토를 데려다 쓰지 않는지,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다.
본격적인 스프링캠프에 돌입하기까지 아직 시간이 남아있다. 좋은 외국인 투수를 알아보기 위해 지금도 노력중인걸로 알고 있는데 오카모토가 아닌 다른 외국인 선수가 왔으면 하는 솔직한 마음이다.
사진/ 사이타마 세이부 라이온스 웹진
윤석구 (http://hitting.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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