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 1차전] 두산 야구가 무서운 이유

Korea Baseball 2009/10/08 03:01 Posted by 윤석구


두산 베어스가 SK 와이번스와의 플레이오프 첫대결에서 3-2로 승리를 거두며 올시즌 포스트시즌 4연승 및 플레이오프 첫판을 가져갔다.
이미 박빙의 승부가 예상됐던만큼 이날 경기는 치열했고 또한 손에 땀을 쥐게 할만큼의 명승부였다.

두산은 1회초 고영민의 선제 솔로홈런과 2회초 최준석의 솔로홈런으로 2점을 뽑고 곧바로 이어진 공격에서 손시헌의 2루타와 이원석의 중전안타로 만든 1사 1,3루에서 정수빈의 땅볼때 손시헌이 홈을 밟아 3점을 리드해 갔다. 정수빈의 타구는 병살타가 될수도 있었지만 1루에서 간발의 차이로 세이프. 결국 발이 한점을 획득한 것이라 해도 과언이 셈이다.


SK는 곧바로 이어진 2회말 공격에서 박재홍의 중전적시타로 1점을 쫓아갔다.
하지만 득점찬스에서 적시타가 터지지 않아 동점 내지는 역전찬스를 스스로 걷어차며 어려운 경기를 스스로 자초했다. 2회말 2사 1,2루와 3회말 2사 2,3루 찬스를 살리지 못한 것이 결과론적으로 이날 경기의 패배와 직결됐기 때문이다. SK는 8회말 박정권이 두산 임태훈에게 솔로홈런을 쏘아올리며 한점을 따라갔지만 9회말 마지막 찬스에서 박재홍을 병살타로 돌려세운 이용찬이 경기를 매조지했다.



금민철의 호투와 고영민의 선제홈런

사실 많은 전문가들은 이번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고영민을 두산의 키플레이어로 지목했다.
준플레이오프에서 두산 야구가 보여준 막강함은 3번 김현수와 4번 김동주의 타점 쓸어담기에 있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었기에 이들 앞에 들어서는 고영민의 활약여부가 팀 득점력의 주목대상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날 경기에서 고영민은 밥상을 차려주는 것보다는 홈런 한방으로 기선제압의 물꼬를 트는 역할을 해내며 초반 분위기를 가져왔다.

다소 늦은 포인트에서 맞은 타구였지만 마지막 피니쉬가 제대로 이뤄졌기에 홈런이 가능했는데 바람의 영향으로 인한 홈런이라고 폄하할 이유는 없다. 어찌됐던 타구를 공중으로 띄운다는 것은 풀스윙을 했었기에, 그리고 타격의 기본이라고 할수 있는 자신만의 스윙을 가져갔다는 점에서 칭찬을 받아야할 가장 큰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야구에서 운이란, 결과로 나타나기까지의 그 과정이 있었기에 따라오는 것이지 막무가네식의 운빨이란 건 스포츠에 적용시켜서는 안된다고 본다.

금민철의 호투도 눈이 부셨다. 초구 스트라이크를 잡아가지 못하며 다소 불안한 볼카운트 싸움을 했지만 위기에서 특유의 지저분한 공으로 SK 타선을 요리했다.
자신에게 유리한 볼카운트에서 타자 몸쪽으로 과감히 피칭을 한 모습은 롯데와의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의 호투가 결코 우연이 아니였음을 스스로 증명해냈다.
니코스키가 빠진 상황에서 좌완 금민철의 호투는 선수 개인은 물론 불펜에 비해 다소 불안했던 두산 선발진의 안정화에도 큰 소득이었고, 혹시 5차전까지 갔을 경우 다시한번 김경문 감독의 부름을 받을 가능성이 커졌다.


양팀의 불펜투수들의 능력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완벽했다

두산은 선발 금민철이 물러난 후 고창성과 지승민 임태훈 그리고 마무리 이용찬으로 이어지는 투수운영을 했다.(한타자만 상대한 세데뇨 포함)
아직 고창성은 자신의 스피드가 나오지 않은 모습이었지만 성급하게 판단할 문제는 아니고 결국 임태훈이 두산 불펜의 핵심 키워드다. 비록 8회말 박정권에게 솔로홈런을 허용하긴 했지만 이 홈런을 제외하곤 완벽한 모습이었다.150km에 육박하는 빠른공과 바깥쪽에 변화구를 위닝샷으로 뿌려대는 모습은 정규시즌때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

어린 나이지만 이용찬 역시 마지막 위기상황을 병살로 처리하며 팀에 승리를 안겼다.
9회말 1사 1루에서 박재홍을 2루수 땅볼로 잡아낸 것은 변화구를 예상하고 배팅타이밍을 뒤쪽에 두고 있었던 박재홍의 타격을 역이용한 것이다. 이용찬의 빠른 공을 가격할때 박재홍의 상체가 다소 들리는 스웨이(Sway)가 일어난 것은 원치 않은 공이 왔을때의 보편적인 타자들의 모습이기에 필자의 추측이 맞을것이다.


SK 불펜도 대단했다.
경기 초반 활화산과 같이 폭발할것처럼 보였던 두산의 타격상승세가 꺾인 것도 고효준이 등판하면서부터다. 윤길현 역시 자신의 주무기인 예리한 슬라이더로 두산타선을 틀어막았다. 140km에 가까울정도의 구속이 찍히는 그의 슬라이더는 알고도 못친다는 조정훈(롯데)의 포크볼과 같은 느낌이었는데 그동안 충분한 휴식 때문이었는지는 몰라도 오늘 공은 더더욱 위력적으로 보였다. 정우람도 150km에 이르는 묵직한 패스트볼의 위력을 뽑내며 경기후반 두산타선을 완벽히 돌려세웠다.

이렇듯 양팀의 불펜은 어느팀이 더 우세하다고 할수 없을만큼 뛰어난데 앞으로 남은 경기 역시 선발투수들이 얼만큼 덜 실점하고 불펜에게 마운드를 물려줄지가 플레이오프 향방을 좌우할것으로 전망된다.
두산은 임태훈의 과부화를 김상현과 정재훈 등이 부담을 덜어줘야 하며 오늘 경기에는 등판하진 않았지만 SK 역시 부상에서 돌아온 채병용, 그리고 좌완 이승호가 본연의 기량을 보여준다면 양적으론 두산에게 밀릴것이 없다.



두산 야구가 무서운 이유

1차전에서 두산은 김현수와 김동주가 별다른 활약을 하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승리를 거뒀다.
두산의 승리 방정식엔 항상 이들의 맹타가 있었고, 이들이 부진하면 답답할만큼 득점이 터지지 않았던 정규시즌에서의 경기도 많았다는 점도 상기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이들이 앞으로 남은 플레이오프에서도 방망이가 침묵을 지킬것이라곤 생각치 않는다.
김현수가 비록 안타를 쳐내진 못했지만 타격동작은 물론 맞아나가는 타구도 좋았다. 작년 한국시리즈처럼 극단적인 슬럼프는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뜻이다. 산전수전,쓴맛 단맛 모두 맛보며 관록의 평정심을 자랑하는 김동주 역시 한경기로 판단할 타자가 아니다.

두산 야구가 무서운 이유가 바로 이점이다. 이번 플레이오프가 불펜싸움이 될것이라고 볼때 롯데와의 준플레이오프때처럼 경기초반부터 이들의 방망이가 터져준다면 팀의 불펜능력을 능력을 등에 업고 한결 수월한 야구를 두산이 할수 있을것으로 전망된다.


작년에 두산은 SK와의 한국시리즈에서 1차전을 승리했지만 결국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지 못했다. 이전해에도 마찬가지었기에 혹시 두산팬들은 이러한 징크스 아닌 징크스로 인해 불안해 하진 않을까 싶다.
하지만 7차전과 5차전은 다르다고 본다. 왜냐하면 어차피 선발투수 싸움은 두산이 SK에 비해 유리하지 못하기에 2경기 차이에서 오는 투수운영이 5차전의 플레이오프가 훨씬 더 수월하기 때문이다.

반면 SK가 위안을 삼을 점은 경기감각 차원에서 준플레이오프를 거친 두산 타선에 비해 아직 팀 타격컨디션이 올라오지 않았을뿐 경기를 치르면서 살아날 가능성이 크다는 기대를 품을만 하다. 이번 한경기로 모든걸 판단할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어떤 특정선수를 지목해 `조심해야할 선수' 라고 단정짓지 않아도 될만큼 타선 전체가 지뢰밭인 SK의 공격력은 정규시즌 막판 19연승으로 충분히 검증이 됐다.  2차전 선발은 카도쿠라 vs 세데뇨다.


사진/ 뉴시스 * 두산 베어스 * OSEN * 연합뉴스

윤석구 (http://hitting.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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