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SK 와이번스가 롯데 자이언츠를 8-4로 물리치고 한국시리즈 진출에 성공했다. 벼랑끝 5차전 승부는 ‘미스터 옥토버’를 위한 잔치였다.

박정권은 팀이 0-1로 끌려가던 4회초 1사 1루 상황에서 선발 송승준의 인코스 낮은 공을 그대로 걷어올려 우월 투런포를 쏘아 올렸다.
선취점이 중요했던 경기였고, 3회까지 SK 타선을 꽁꽁 묶었던 송승준의 구위로 봤을때 이 시점이 5차전의 터닝포인트였다. 막혔던 혈관이 뚫리듯 단숨에 역전에 성공한 박정권의 이 한방은 자칫 분위기 싸움에서 넘어가선 안될 시점이었기에 매우 의미있는 홈런포였다.


SK는 5회초에도 2사 후 임훈과 정근우의 연속안타로 만든 1,2루 찬스에서 박재상의 우전안타로 1점을 더했고 계속된 1,3루에서 롯데의 바뀐 투수 부첵의 폭투로 정근우가 홈을 밟으며 1점을 더 달아났다. 스코어 4-1.

6회초 무사 1루에서 다시 타석에 들어선 박정권은 부첵의 높은 포심 패스트볼을 또다시 끌어 당겨 우월 투런포를 터뜨렸다. 박정권의 연타석 투런포이자 스코어는 단숨에 6-1. 사실상 쐐기점이나 다름이 없는 한방이었다.

곧바로 이어진 6회말 공격에서 롯데는 무사 1,2 찬스에서 홍성흔의 1타점 2루타, 그리고 강민호가 정대현을 상대로 2타점 2루타를 때리며 6-4까지 쫓아갔다. 이때까지 무사 2루였고 최소한 1점 정도는 더 추격할수 있었지만 황재균,박종윤,문규현이 연속 범타로 물러나며 더 이상의 추가 점수를 얻는데는 실패했다.


비록 2점차로 끌려가던 롯데였지만 더 이상의 점수를 허용하지 않으면 충분히 따라잡을수 있는 스코어였다. 하지만 롯데는 8회초 수비에서 위기를 넘기지 못하며 그대로 주저앉았다.

무사 1루에서 박정권의 빗맞은 3루땅볼때 그동안 호수비를 보여줬던 황재균이 결정적인 실책을 저지르며 무사 1,2루 찬스를 허용한 것. 이후 SK는 김사율의 폭투로 2,3루 그리고 안치용의 우전안타와 김강민의 2루타로 2점을 더 보태며 이날 최종 스코어인 8-4를 만들어내는데 성공한다.

이후 롯데는 어떠한 반전을 기대했지만 SK 정우람에게 3이닝동안 무안타로 막히며 고대했던 한국시리즈 진출은 물거품으로 끝이 났다.



4회초 박정권의 투런 홈런, 환상적인 타격이었다

4회초 터진 박정권의 한방은 자칫 롯데로 넘어갈뻔한 경기 흐름을 한방에 되돌려 놓은 알토란 같은 홈런이었다. 특히 이 홈런은 역전포의 의미도 있지만 홈런 그 자체가 매우 뛰어난 타격기술에서 품어져 나왔기에 작품이라 평가해도 이상할게 없는 그런 홈런이다.

위의 GIF는 2009년 한국시리즈에서 박정권이 KIA의 릭 구톰슨을 상대로 홈런을 쳐낼때의 모습을 일부러 뒤에서 잡아본 장면이다. 이날 송승준으로부터 쳐낸 홈런과 비교해 구종(포심 패트스볼)과 코스(몸쪽 로우볼)모두 매우 흡사하다. 낮은 공, 특히 몸쪽 낮은 공은 걷어 올리는 어퍼컷 스윙(UpperCut-Swing)이 뒤따라야 장타를 생산할수 있는데 박정권의 뒤팔꿈치가 어떠한 각도로 나오는지를 유심히 보면 그 해답을 알수가 있다.


보편적으로 어퍼컷 스윙시 파워를 장전했던 로드 포지션(Load)이후 배트가 출발을 할때 가장 이상적인 각도는 45도 라고 한다. 다른 스윙방법도 물론 그렇지만 특히 어퍼컷 스윙은 타격시 허리가 그 스윙의 리드를 이끌어가야만 보다 정교한 임팩트가 가능하며 그렇게 되야만 위의 영상처럼 뒷팔꿈치가 낮은공을 때리기 위한 각도를 형성해줄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박정권처럼 타석에서 허리를 꼿꼿히 세운 업라이트 스탠스 유형의 타자는 낮은 공을 치려고 몸이 로딩할때 힙턴이 제자리에서 돌듯 자연스럽게 회전해야 하는데 이날 홈런뿐만 아니라 2009년 한국시리즈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만약 몸쪽 공을 의식해 앞쪽 골반을 미리 빼버리거나 앞쪽 어깨가 열리면 절대로 5차전과 같은 홈런타구는 만들어 낼수 없었을 것이다. 두번째 투런포는 높은 실투성 공이었기에 특별할게 없었지만 첫번째 홈런은 박정권의 전매특허와 같은 타격기술에서 나온 한방이었기에 개인적으로 전율이 일어날만큼 아름다운 장면중 하나였다.


SK는 있고 롯데는 없는것

롯데는 타격의 팀이다. 정규시즌에서 팀 타율 .288 홈런 111개를 쏘아올린 팀이다. 공격력만 놓고 보면 8개 구단중 으뜸이라 불릴만 하다. 하지만 막상 플레이오프 들어 뚜껑을 열어보니 활화산과 같았던 타격은 종적을 감췄다. 더 정확히 말하면 1번(김주찬)-2번(손아섭)-3번(전준우) 즉 밥상을 차려줄 선수들의 활약은 뛰어났지만 이걸 받아먹는 후속타선들의 부진이 전체적으로 답답한 경기를 했던 원인중 하나다.


이대호는 1차전에서 적시타 하나와 4차전에서 알토란 같은 홈런 하나를 기록하긴 했지만 정작 찬스에서 4번타자로서 기대했던 것엔 미치지 못했다. 홍성흔 역시 마찬가지다.

비록 5차전에서 적시 2루타를 쳐내긴 했지만 그동안 잡아당기는 풀스윙으로 일관 했던 것이 뒤늦게 밀어쳐 효과를 봤을뿐, 그동안 찬스에서 병살타를 기록했던 것도 잡아당기기로 일관한 그의 타격성향 때문이다.

SK 역시 이러한 홍성흔의 타격성향을 알고 일부러 바깥쪽에 공을 던졌지만 무던히도 잡아당겼던 홍성흔은 4차전까지의 기준으로만 놓고보면 어쩌면 팀이 손쉽게 경기를 풀어갈수도 있었음에도 그 연결고리 역할을 못한게 상당히 아쉽다.



큰 경기에선 미치는 선수가 나와야 한다. 특히 테이블세터보다는 중심타선에서 나오면 더 바랄게 없다.
왜냐하면 테이블세터의 출루가 아무리 뛰어나도 중심타선에서 그걸 받아먹지 못하면 분위기 싸움은 물론 팀 공격 자체가 엉망이 되기 때문이다. SK는 어느해와 마찬가지로 박정권이란 미치는 선수가 나온 반면 롯데는 없었다. 그리고 야구에서 홈런이 차지하는 비중이 얼만큼 큰지도 박정권을 통해 여실히 증명해 줬다.

‘원히트 투베이스’ 야구는 1점을 얻기 위해 최소 안타 2개가 필요하지만 이번 5차전에서 박정권이 보여줬듯 그냥 홈런 한방이면 작전이든 뭐든 아무런 필요가 없다. 벤치의 작전이 꼭 필요한 경우가 전자라면 작전 없이 선수 개인의 능력이 절대적인 야구가 후자다.


우천 취소는 결국 SK에게 유리했다

정상적이라면 어제 치뤄졌어야 할 5차전이 하루 연기 된게 결국 SK쪽에 미소를 가져왔다.
불펜전력은 SK가 강하다. 비록 김광현과 송승준의 맞대결이긴 했지만 김광현이 정상적인 컨디션이 아니라는 점, 그리고 2차전에서 기대 이상의 호투를 보여준 송승준이었기에 5회까지는 롯데가 유리하다고 봤다.

하지만 3회까지 완벽에 가까운 호투를 보여줬던 송승준은 결국 4회초에 역전을 허용했고 중반 이후 분위기 싸움에서 롯데가 유리할것이란 기대 역시 이 순간에 무너졌다.


SK가 리드하는 경기를 5회 이후까지만 가져가면 롯데 입장에서 뒤집기가 힘들다고 본것은 5차전에서도 드러났듯 박희수-정대현(비록 기대에 못쳤다)으로 이어지는 계투, 그리고 그동안 푹 쉬고 마운드에 오른 정우람이 존재했기 때문이다.

정우람이 정말로 훌륭한 선수인것은 볼과 같은 스트라이크, 그리고 스트라이크와 같은 볼을 던질줄 아는 투수라는 점이다. 리드를 빼앗긴 롯데 공격이 경기 후반에 다소 서두른다는 인상을 주는 타격성향을 보였다는 점에서 시기적절한 투수를 시기적절한 상황에 올린 것 역시 칭찬 받아야 한다.



이제 플레이오프도 모두 끝났다. 올해 롯데는 정규시즌 2위라는 성과를 얻어냈지만 결국 SK 벽앞에 눌려 한국시리즈 진출에 실패했고 SK는 5년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SK의 5년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은 한국프로야구 사상 처음 있는 일로 과거 황금시대를 열었던 해태 타이거즈도 이루지 못한 대단한 업적이라 평가할만 하다.


롯데 양승호 감독은 취임 첫해에 구단 사상 처음으로 정규시즌 2위라는 선물을 안겨줬다.
비록 단기전에서 투수교체에 따른 문제점이 드러나긴 했지만(개인적으로 이해하는 부분이 더 많지만) 그것은 결과론적인 측면이 있기에 따로 거론하긴 어렵다. 또하나 예전과 비교해 롯데가 달라진 것은 중요 순간순간 마다 결정적인 실책으로 자멸했던게 올해 포스트시즌에선 거의 보이지 않았다는 점이다. 비록 한국시리즈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올해 본 롯데는 충분히 강팀이라 불러도 손색이 없는 팀이다.





사진/ SK 와이번스 & 롯데 자이언츠

윤석구 (http://hitting.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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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에도 괴벨스와 같은 인간이 있다. 다만 남자가 아니라는 것만 다를뿐...사람들의 인지부조화가 만들어 낸 희대의 괴물이지.. 뭐 그렇다고.. KCN 야구해설위원 & 광주 MBC-R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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