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와이번스가 플레이오프 최종 5차전에서 두산 베어스를 14-3으로 물리치고 2연패 후 리버스 스윕, 3년연속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게 됐다.

이날 SK의 공격력은 무서웠다. 1회초 선두타자 박재홍의 선제 솔로홈런이 터지면서 시작된 대포쇼는 이후 도합 6개의 홈런(박정권,박재상(연타석),최정,정상호)이 터지면서 일찌감치 승부를 결정지었다.
당초 다소 팽팽한 투수전, 혹은 벌떼 마운드 싸움이 될것이란 전망은 SK 입장에서는 한국시리즈를 대비한 투수운영, 두산은 올시즌 마지막 경기에서의 선수기용 배려차원으로 바뀌었을만큼 긴장감 없이 SK의 완승으로 끝났다.

두산은 선발로 등판한 후안 세데뇨가 단 한개의 아웃카운트만 잡고 무너지며 폭발할것 같았던 SK 공격의 시발점을 만들어줬고, 이후 금민철,정재훈,김상현,홍상삼,지승민을 마운드에 올렸지만 4차전부터 타격컨디션이 완전히 돌아온 SK의 타선을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전날 우천으로 취소된 경기에서 솔로홈런을 터뜨렸던 김현수는 약속대로 6회초 홈런을 쏘아올렸지만 뒤늦은 출발이었고, 베테랑 김동주는 자신의 이름값을 전혀 하지 못하고 올시즌을 마감해야 했다.


승부처, 3회말 박재홍의 빨랫줄 홈송구

이날 SK 선발투수로 등판한 채병용은 별다른 위기없이 3회 1사까지 깔끔하게 막아내며 이승호와 교체됐다.
어차피 마지막 경기라 투수를 총동원하겠다는 김성근 감독의 의도된 마운드 운영이었다.
교체된 이승호는 마운드에 오르자 마자 이종욱-민병헌에게 연속안타를 허용하며 위기를 맞는다. 1사 1,3루 상황에 타석에 들어선 선수는 고영민. 고영민은 바깥쪽 코스의 공을 약간 먹힌듯한 느낌으로 밀어쳤고 이공은 SK 우익수 박재홍의 글로브에 들어갔다.

얕은 플레이볼이었지만 3루주자 이종욱의 발을 감안할때 충분히 한점을 따라갔다고 생각됐던 상황. 하지만 낙구지점에서 두발짝 뒤쪽에서 런닝을 하며 공을 잡은 박재홍은 그 탄력으로 홈에 빨랫줄과 같은 송구로 이종욱을 잡아냈다. 단숨에 이닝 종료.

SK가 초반 3점의 리드를 가져가 앞서고는 있었지만, 분위기로 봐서 이때 두산이 점수를 얻었더라면 양팀의 투수운영도 바뀌었을거라 예측되는바, 사실상 이날 경기의 승부처였다.
3회초 큰 위기를 넘긴 SK는 곧바로 이어진 3회말 공격에서 박정권의 솔로홈런과 박재상의 쓰리런 홈런이 터지며 단숨에 7-0 으로 리드. 위기 뒤에 찬스라는 평범한 야구의 진리를 다시금 확인시켰다.



3번 이재원 출전, 김성근 감독의 판단이 적중

두산선발이 좌완 세데뇨, 더군다나 이번 플레이오프 5차전까지 오는동안 선취점을 얻은 팀이 모두 승리했다는 점을 감안할때 이재원의 3번 기용은 충분히 예상이 가능했다.
이재원은 감독의 기대대로 1회 정근우를 1루에 두고 3루 베이스 옆을 뀌뚫는 벼락같은 1타점 2루타를 쳐내며 정근우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비록 견제사로 죽긴 했지만 5번 최정까지 공격이 이어졌고 최정은 4차전에 이어 두경기 연속 솔로홈런으로 초반 3득점을 올리는데 성공했다.

이 점수는 이후 세데뇨를 강판시키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해냈음은 물론, 전날 선발로 출전해 우천으로 취소되는 바람에 컨디션이 좋지 않았던 금민철을 일찍 마운드에 올라오게 한 결과로 나타냈다는 점에서 김성근 감독의 오더가 정확히 적중했다고 평가하고 싶다.



플레이오프 MVP 박정권의 놀라운 타격능력

박정권은 이번 5차전까지 21타수 10안타(.476) 3홈런 8타점의 맹타를 휘둘렀다. 1,2차전에서 홈런을 쳐내며 홀로부투했던 박정권은 특히 두산의 `믿을맨' 임태훈의 킬러로 등장해 상대팀 불펜운영을 어렵게 만드는데 가장 큰 역할을 해냈다. 승부의 분수령이었던 4차전에서 7회말 역전 2루타도 박정권의 손에서 작성된 것이다.

박정권은 올시즌 타구에 힘을 싣는 능력이 몰라볼 정도로 발전했음은 물론, 절대로 상체가 앞으로 쏠리지 않는 안정된 타격자세와 콤팩트한 스윙으로 차세대 한국야구를 이끌 신흥거포로 확실히 자리매김했다.
팀 전체적으로 곳곳이 지뢰밭과 같은 장타력을 보유하고 있는 SK지만 올시즌 기대만큼 활약하지 못한 주포 이호준의 부진으로 고민이 깊었던 SK에게 새로운 `4번타자' 등극을 알린 박정권의 플레이오프 MVP 수상은 이견이 있을수 없다.



SK의 `벽'에 3년연속 무릎을 꿇은 두산 베어스

1980년대 후반, 메이저리그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서 야구유학을 경험했던 이광환(전 히어로즈 감독)은 팀이 우승을 하기 위한 5가지 `기둥론'의 이론을 주장한바 있다.
첫째는 15승 이상을 올릴수 있는 에이스,둘째는 뛰어난 포수, 셋째는 강력한 마무리,  네번째는 확실한 중심타선,그리고 마지막 다섯번째는 타격의 시발점인 뛰어난 1번타자를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이론을 올시즌 두산에 대입시켜 보면 다른 부분은 어느정도 우승권에 근접한 전력이라고 평가 할만하지만 첫번째 조건인 강력한 에이스 부재가 두산의 아킬레스건이다.

실제로 두산은 이번 플레이오프 들어서 정규시즌에서 뚜렷한 활약을 보이지 못했지만 롯데와의 준플레이오프에서 맹활약을 펼친 금민철이나, 유학생 세데뇨를 깜짝 선발로 내보내며 재미를 봤다.
이것을 달리 생각해 본다면, 그만큼 한경기를 믿고 맡길만한 선발투수가 없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김선우는 경기마다 너무 기복이 심한 피칭내용으로 에이스가 되기엔 2% 부족하며, 홍상삼은 경험부족을 드러내는 장면을 마운드에서 종종 내비치곤 했다.(아직 어리기에 더 지켜봐야할 선수다) 두산이 내년시즌 우승을 노려보려면 오프시즌동안 선발투수 영입에 모든 전력을 쏟아야 한다. 지금 니코스키는 한시즌 더 지켜봐야겠지만 나머지 외국인 선수 한명은 올시즌 KIA에서 활약한 구톰슨과 로페즈와 같은 기량을 갖춘 선수 한명은 반드시 보강해야 우승을 손에 넣을수 있을 것이다.

본론으로 돌아와서 보다시피 두산은 다시한번 SK의 벽을 넘지 못하고 3년연속 발목을 잡혔다.
그것도 첫 경기를 잡고 난 후 내리 패하는 똑같은 방식으로.. 이러다가 SK 트라우마에 빠질까 걱정이다.
징크스를 잘 믿지 않는 편이지만, 자꾸 의식하지 않으려 해도 생각나는걸 보면 이런걸 두고 징크스라고 하는가 보다. 올시즌 두산은 분명 훌륭한 야구를 했다. 이 정도의 팀 전력으로 전년도 우승팀을 상대로 초반 2연승을 거뒀으며 팀 타선엔 국가대표 1번~4번타자를 보유하고 있다.

더군다나 이팀의 사령탑은 김경문이다. 무명이나 다름없었던 김현수를 싹수가 보인다고 당시 수많은 팬들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주구장창 출전시키며 결국 자신의 판단이 옳았음을 증명해낸 사람이다.
또다시 가을잔치 조연에 머문 두산팬들의 상심은 크겠지만 힘을 냈으면 싶다. 두드리면 언젠가는 열린다. 그때까지 묵묵히 김경문이 써내려가는 야구를 지켜보자.


너무나 아쉬웠던 주포 김동주의 부진


팀이 한국시리즈 길목에서 추락해 위로를 하고 싶지만 두산이 이번 플레이오프에서 SK에게 패했던 가장 큰원인은 김동주의 부진에 있다. 이번 플레이오프에서 김동주는 16타수 1안타에 그쳤다.
준플레이오프 MVP란 사실이 무색해질만큼의 극심한 빈타였다.
3연승으로 끝낼수 있었던 3차전에서 결정적인 찬스를 날려버린 것은 물론 4차전 역시 너무나 무기력했다.

1,2차전에서 고영민의 활약으로 2연승을 했다지만 이런 선수들이 언제까지 잘해줄수만은 없는 노릇이었다.
큰 경기에서는 미치는 타자가 나오지 않으면 결국 베테랑 선수가 해줘야 하는데 이런 법칙도 두산을 외면했다. 중심타자의 활약은 상대팀 투수운영에도 영향을 미치게 되며, 그것으로 인해 얻는것들이 너무나 많다.
결국 두산은 김동주의 부진으로 이러한 +@얻는데 실패했고 결과는 팀 득점력 빈곤으로 돌아왔다.
심리적으로 무엇이 잘못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기대가 컸던 김동주의 부진은 세월이 흘러도 두고두고 아쉬움으로 남을것 같다.

이렇듯 2009년 한국야구 챔피언은 정규시즌 성적 그대로 KIA 타이거즈와 SK 와이번스의 1,2위 팀간의 대결로 결정됐다. SK는 한국시리즈를 치르면서 글을 쓸 기회가 있기에 올시즌 마지막 경기를 마친 두산 베어스에 대한 아쉬움으로 글을 끝맺는다. SK의 한국시리즈 진출을 축하한다.


사진/ SK 와이번스 & 연합뉴스

윤석구 (http://hitting.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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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정신승리라도 해라. 뭐가 그리 급할까. 자기 이름도 구라였어. ㅎㅎ 그냥 인생 자체가 구라인거야? 당분간 그렇게 정신승리라도 하고 있길.. 차라리 연기자의 길을 걷지 그래..푸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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