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베이스볼 클래식(이하 WBC) 한국대표팀이 2008년 센트럴리그 우승팀인 요미우리 자이언츠와의 연습경기에서 0-3 으로 패했다.
한국은 작년시즌 평균자책점 1위인 윤석민(14승 5패 평균자책점 2.33)이 선발로 요미우리는 입단 3년차인 후쿠다 사토시(25)가 선발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먼저 요미우리 후쿠다에 대해 간단히 설명하고 넘어가자. 후쿠다는 1983년생으로 150km에 육박하는 빠른 공을 가진 투수다. 다만 상체위주의 피칭으로 인해 투구밸런스가 들쑥날쑥하고 변화구 제구력이 떨어져 작년시즌에는 주로 2군에서 활약했던 선수다. 1군에는 단 2경기에 등판한게 전부였으며 2.1이닝 탈삼진 3개 평균자책점 7.71의 기록을 남겼다. 통산 성적은 86.2이닝 8승 7패 탈삼진 69개 평균자책점이 5.40으로 우리 대표팀과 맞붙기엔 한참이나 떨어지는 선수라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한국 타자들은 후쿠다의 공에 초반부터 대응책을 찾지 못하며 어렵게 경기를 풀어갔다. 후쿠다는 1회말에 이택근-고영민-이진영 을 모두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깜짝 활약을 펼쳤는데 이후 3이닝까지 단 한점도 실점하지 않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변화구 제구력이 좋지 않은 투수는 루상에 주자를 모아놓고 공략하는 방법이 제일이다. 셋트 포지션에서 그 문제점이 더 두드러지는듯한 모습이었기 때문인데 한국타자들은 후쿠다의 몸쪽 빠른공과 바깥쪽 변화구에 속수무책이었다.
두번째 투수로 올라온 노마구치 타카히코 역시 한국타자들이 대응책을 찾지 못하고 허둥대기에 바빴다.
노마구치는 후쿠다와 비슷한 유형의 투수로 빠른 공에 강점은 있지만 역시 변화구 제구력이 떨어지는 선수로 작년시즌 1군에서 17경기에 등판해 52.2이닝을 던져 2승 3패 탐삼진 39개 평균자책점 4.96에 불과한 투수다. 경기가 끝나고 일본언론에서 나온 한국타자들 파헤법인 `몸쪽 약점'이 노마구치의 투구로 인해 나온 결과였다. 초구 이후 위닝샷 전까지 바깥쪽 공으로 현혹시킨후 결정구로 타자 몸쪽에 붙이는 공을 던졌는데 후쿠다와 마찬가지로 우리 타자들이 전혀 공략 방법을 찾지 못했다.
요미우리는 총 4명의 투수를 등판 시켰는데(후쿠다 사토시-노마구치 타카히코-토요다 키요시-니시무라 켄타로) 1군 정예멤버라고 할수 있는 베테랑 중간투수인 토요다와 `점박이' 니시무라는 별다른 위기 없이 총 7피안타만을 허용하고 무실점 승리를 거뒀다.
▶ 윤석민에게 2% 부족한것
작년 베이징 올림픽 일본과의 예선에서 김광현에 이어 마운드에 올랐던 윤석민은 4번타자였던 아라이 다카히로(한신 타이거즈)에게 투런 홈런을 허용한바 있다.
돌이켜 보면 그 홈런은 맞지 않아도 될 홈런이었는데 그건 볼 배합과 로케이션의 문제점 때문이었다.
2스트라이크 노볼 이라는 투수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한 볼카운트에서 가운데에 떨어지는 슬라이더를 던지다 통타당했는데 볼카운트에 여유가 있었던 만큼 한두개 정도는 유인구로 던져볼 여유가 충분했음에도 너무 빠른 승부를 선택한것이 결과적으로 홈런을 허용했던 이유였다.
1회초 2실점을 한 과정을 보면 145km-148km 를 찍었던 페스트볼은 분명 위력적이었지만 알폰소와 이승엽에게 허용한 안타는 모두 변화구를 던지다 허용한 것이었다. 대체적으로 변화구는 가운데에 몰리는 감이 없지 않아 있었는데 다나카를 삼진으로 돌려세울때처럼 타자 무릎근처의 낮고 빠른 페스트볼을 충분히 위닝샷으로 사용해도 될만큼 페스트볼은 위력적이었다. 즉 윤석민은 이제 본격적으로 맞붙을 WBC 상대타자들과의 대결에서 페스트볼 구사율을 좀 더 올릴 필요가 있다. 유리한 볼카운트에서 너무 일찍 승부에 들어가는 버릇도 수정이 요망된다. 윤석민이 우리가 알고 있는 `뛰어난 우완투수' 라는 것은 다른데에 있지 않다.
보통 슬라이더를 잘 던지는 투수는 커브를 자유자재로 구사하기가 힘든 경우가 많은데 윤석민은 고속 슬라이더-커브-써클 체인지업 등 다양한 구종을 던지는 투수로 그 변화구 만큼이나 위력적인 페스트볼이 있음을 꼭 숙지했으면 한다.
▶ 김현수의 꾸준함 그리고 최정의 2안타
김현수는 전날 세이부전에서도 2안타를 쳐냈음은 물론 이번 요미우리와의 경기에서도 2안타를 쳐내 두경기 연속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몸쪽 공도 늦었다 싶으면 밀어내서, 바깥쪽 낮은 공도 배팅 타이밍이 순간적으로 맞지 않아도 특유의 배트 컨트롤로 안타를 생산하는 한국 최고의 `타격기계' 로서의 위용을 과시했는데 이 페이스를 예선전까지 꾸준히 이어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최정 역시 요미우리전에서 2안타를 기록했다. 프로입단 후 처음으로 참가하는 국제대회에서 그 낯설음과 긴장감이 있을법한데 쟁쟁한 선배들이 빈타에 허덕이고 있을때 제 역할을 충분히 해줬다.
비록 본 게임에 들어가면 선발 출전을 장담하긴 힘들겠지만 중요한 순간에서 대타나 대수비로서 그 활약이 기대된다.
▶ 이재우-황두성 `믿을맨' 맞나?
두산의 지킴이 이재우와 찍힌 구속이 전부가 아닌 그야말로 돌덩이를 연상시키는 묵직한 공을 가지고 있는 황두성의 피칭은 실망스러웠다.
황두성은 컨트롤이 전혀 되지 않는 공은 물론 피칭 밸런스도 일정하지 않아 스트라이크를 전혀 던지지 못했다. 알렉스 라미레즈에게 허용했던 홈런도 쓰리볼까지 가는 과정도 좋지 않았으며 결국 스트라이크를 던지러 가다 얻어맞았는데 대만전 혹은 박빙의 승부가 예상되는 일본전에 그를 믿고 써야할지 고민스럽다.
이재우 역시 국내리그와는 판이한 투구내용이었다. 아무래도 국제대회 경험이 전무한 낯설음 때문으로 풀이되는데 분발이 요구된다. 당초 선발투수 위주의 일본보다 중간투수가 많은 한국팀이 이 부분에서는 강점으로 전망됐는데 요미우리전에서의 투구내용만으로 본다면 꼭 장점이 될수는 없을듯 보인다.
▶ 마지막 타석에서 2루타를 쳐낸 이대호
추신수가 제대로 뛸수 있을지 여부가 불투명한 가운데 지금 현재 한국의 중심타선은 김현수-김태균-이대호가 될 가능성이 크다. 김현수와 김태균은 두차례의 연습경기를 통해 본연의 기량에 이상없음을 보여줬다면 이대호는 부진했던게 사실이다. 9회 니시무라에게 뽑아낸 2루타 이전까지 무안타에 허덕였던 점을 감안할때 그의 컨디션 회복이 절실했는데 결국 안타를 쳐냈다.
안타를 쳤다고 타격페이스가 올라왔다고 장담하긴 어렵겠지만 그 이전 타석에서도 타구질은 좋았다.
김태균의 맹타를 의식하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스윙폭이 좀 크다는 인상이다.
이미 일본에게 공포를 심어준바 있는 타자인만큼 예선에서도 멋진 타격을 보여줄거라고 믿는다. 연습경기는 연습경기일 뿐이다.
요미우리전은 말 그대로 연습경기다. 특히 타자들의 빈타가 걱정되긴 하지만 좀 다른 시각에서 드러다 보면 수긍할 부분도 있다.
야구의 특성상 전혀 모르는 투수와 타자가 만나면 당연히 투수에게 유리한것이 사실이다. 특히 이번 경기에 등판했던 후쿠다와 노마구치는 미완의 대기들로 빠른공 위주의 싱싱투가 장점인 투수들이다.
대표팀 감독이자 소속팀 감독인 하라 타츠노리가 지켜보는 가운데 올시즌 눈도장을 찍어야 하는 절박함의 호투가 반드시 필요했던 이들과는 달리 우리 타자들은 여러명의 선수들을 골고루 기용하며 컨디션 회복에 주력했다. 한국전에 등판할 마쓰자카나 스기우치 그리고 후지카와는 이미 양국 모두 서로의 장단점을 파악하고 있기 때문에 알고 상대하는 경기와는 다르다. 비록 요미우리전에서 단 1득점도 뽑지 못하고 완패했지만 그렇게 실망할 이유는 없다고 본다.
다행인 것은 지금의 타격컨디션이라면 첫경기가 일본이 아닌 대만이라는 것도 우리에게 유리하지 않나 싶다. 우리 타자들이 일본에 비해 한수 아래인 대만과의 경기에서 타격페이스를 끌어올린 후 일본을 상대한다면 지금보다는 훨씬 나은 타격 컨디션을 충분히 보여줄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사진/ Sportschosun & WBC 공식홈페이지
윤석구 (http://hitting.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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