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영이 홈런을 치고 들어오자 만세 합창을 하고 있는 대표팀 선수들/ ㉧ 로이터]

☞ 이진영과 도쿄돔은 인연이 참 깊다. 2006년 제 1회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이하 WBC) 때도 한-일전 승리의 결정적인 호수비를 선보인바 있었던 기억을 이번 대만전에서는 화끈한 만루포로 재현시켰다. ☜

자랑스런 우리 한국야구대표팀이 3월 6일 WBC 대만과의 첫 경기에서 9-0 으로 승리를 거뒀다.
당초 대만야구의 성장세, 그리고 지난 베이징 올림픽에서 우리와 접전을 펼쳤던 기억이 있었던 팀인지라 상당히 조심스러운 상대였는데 이러한 우려를 종식시킨 멋진 한판승부였다.

사실상의 승부는 1회말에 결정됐다. 한국은 1회에만 볼넷 4개(몸에맞는 공 포함)와 3안타를 집중시키며 대거 6득점. 대만 벤치의 넋을 빼놓았다. 1번 이종욱부터 3번 김현수까지 4사구로 출루, 무사 만루에서 4번 김태균의 2타점 좌전 적시타로 선취점을 뽑고 이후 추신수의 볼넷에 이은 7번 이진영의 그랜드 슬램으로 일거에 4점을 보태며 6-0으로 달아났다. 대만 선발 리천창은 1회에 아웃카운트 하나만을 잡고 강판되며 한국야구의 높은 벽을 실감해야 했다.

한국은 5회말에도 김현수의 2루타와 이대호의 내야안타로 1점을 추가, 이후 6회말에는 2번 정근우의 좌월 투런 홈런까지 터지며 타선의 집중력이 정점에 올랐음을 보여줬다.

한국선발 류현진은 3이닝동안 1피안타 3탈삼진 무실점 호투로 대만 타선을 잠재웠으며 이후 봉중근-이승호-임태훈의 릴레이 계투진들까지 호투에 동참하며 이번 WBC 첫 경기를 멋지게 마무리했다.


꾸준한 `타격기계' 김현수, 그리고 김태균

WBC 전에 사이타마 세이부 라이온스와 요미우리 자이언츠와의 연습경기에서 모두 2안타씩 쳐냈던 김현수의 타격감각은 여전했다. 순간적인 배팅타이밍, 로우볼 변화구를 걷어올릴때 절대로 열리지 않는 앞어깨, 그리고 자신이 원하지 않은 공이 왔을시 컷트해내는 타격기술을 보노라면 과연 누가 이 사나이를 약관(弱冠)의 20세라고 할수 있을런지. 외국의 야구전문가들에게 자랑하고 싶을정도로 한국 야구의 보배로 완전히 자리잡은 모습이었다. 최소 향후 10년간은 한국팀의 외야라인 한자리는 그를 위해 비워놔도 걱정이 없을정도다.

김태균도 4번타자의 위력을 변함없이 보여줬다. 지금과 같은 페이스라면 국제대회에서도 충분한 경쟁력이 있는 타자라고 확신이 들만큼 배팅밸런스가 완벽한 모습이었다. 노-스텝 히터답게 크로즈 상체 준비 스탠스 이후 컨택트까지의 미트포인트가 그 회전력의 파워까지 완전히 배가 시킨 멋진 타격폼이다.
이젠 김태균이 등장하면 큰것 한방이 당연히 기대가 될정도로 김동주의 공백이 느껴지지 않을정도다.

내일(7일) 있을 운명의 대 일본전, 일본의 3번타자인 아오키 노리치카, 그리고 4번인 무라타 슈이치.
한국의 3번타자인 김현수와 4번 김태균도 이들에게 결코 밀리지 않는다. 반드시 비교우위를 보여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류현진-봉중근-이승호-임태훈, 위기 관리능력이 돋보이다

대만은 한국투수들을 맞아 5개의 병살타를 기록하는 치욕스러운 공격력을 보였다. 야구에서 3개의 병살타를 치는 팀은 결코 승리할수 없다는 속담처럼 대만 역시 이날 5개의 병살타를 치며 찬스에서 스스로 무너졌는데 4회초 류현진이 남기고 간 주자를 견제로 잡아내던 봉중근의 플레이는 일품이었다.

고독한 재활을 묵묵히 수행하며 작년시즌 후반기에 복귀한 이승호도 멋진 투구폼만큼이나 자신감 있는 씽씽투가 인상적이었다. 일본전에서는 짧은 이닝이겠지만 등판이 유력시 되는데 일본의 좌타자들을 상대로해  어떠한 모습을 보여줄건지도 기대된다.
급작스럽게 대표팀에 합류한 임태훈은 공인구 적응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페스트볼 위력은 여전히 변함이 없었다. 다만 변화구 제구력이 미덥지 못한 모습이었는데 시간이 지나면 적응할거라고 본다.


                  [대만전 승리의 일등주역인 이진영의 만루홈런포 순간/ ㉧ 로이터] 


오랜만에 실전경기에 선발출전한 추신수의 타격

공을 마중나가서 치는 타자, 자신의 포인트까지 기다렸다가 최소한의 체중이동으로 타격을 하는타자.
추신수는 분명 후자에 해당되는 선수다. 일전에 추신수 타격분석을 Batting Theory 카테고리에서 한바 있지만 그의 배트스피드가 빠른것은 다른곳에 있지 않다.

오늘 본 추신수는 역시 변함이 없었다. 팔꿈치 문제와 실전경기 감각의 문제가 있을거란 기우가 있었지만 서두르지 않는(치고 싶은 욕국가 강했을텐데) 그리고 나쁜공에 쉽게 배트가 나가지 않은 모습은 역시 빅리거다웠다. 일본전에서 기대를 걸어봐도 될까? 만약 한국이 승리를 거둔다면 그 주역은 꼭 추신수가 됐으면 하는 개인적인 바람이다. 금일 7회말에 기록한 안타가 타격감각을 유지하는데 도움이 됐으면 싶다.

이진영의 만루포, 정근우의 투런포 이젠 이들은 국제대회용이다

베이징 올림픽에서 이 두선수는 한국이 금메달을 획득하는데 있어 맹활약을 펼쳤던 선수들이다.
오늘 이진영의 홈런을 보면서 느낀게 있는데, 일반적으로 배트스피드가 빠른 타자가 있고 배트스타트가 빠른 타자가 있는데 이진영은 후자쪽이다. 배트헤드가 돌아나오는 각이 짧기에 컨택트 지점에서 스윙궤적이 약간 퍼진다는 인상이 있는 타격폼이지만 이 장점 하나로 모든걸 상쇄하고도 남음이 있을만큼 멋진 타격솜씨를 보유한 선수다. 지난 대회에서는 수비로 자신의 존재를 알렸다면 이번 대회에는 타격으로 자신의 진가를 보여줬으면 한다.

정근우도 마찬가지다. 이승철의 `어리다고 놀리지 말아요' 의 노래가사가 있다면 `작다고 놀리지 말아요'가 바로 정근우다. 베이징 올림픽 캐나다전에서 보여준 홈런포, 그리고 이번 대만전에서 보여준 홈런이 모든것을 말해준다. 이전 두번의 타석에서는 배팅타이밍이 맞지 않은듯한 모습이었는데 결국 홈런을 뽑아내면서 중요한 2번자리의 불안감을 일거에 해소시켰다.


                       [일본의 `핵잠수함' 와타나베 순스케의 독특한 투구동작]


한국팀의 불안한 점, 리야오위청(슝디 엘리펀츠), 그리고 일본의 와타나베 순스케

비록 우리가 이번 대만전에서 완승을 거두며 첫 스타트를 멋지게 끊었지만 경기내용속을 들여다 보면 불안한 구석도 분명히 있었다.
한국이 초반 대량득점으로 쉽게 풀어간 경기였지만 대만의 세번째 투수로 등판한 리야오위청이 올라온 이후 부터는 한국팀 타격이 침체로 들어간게 사실이기 때문이다. 필자가 대만야구는 잘 모르지만 리야오위청이 작년시즌 대만리그에서 평균자책점 1위를 거둔 투수로 알고 있다. 극단적인 잠수함 투수로서 공을 쥔 손이 거의 지면에 닿을정도의 특이한 릴리스 포인트를 가지고 있는 투수였다.

한국은 5회말 1사 후 김현수가 2루타를 때리기 전까지 리야오위청의 공을 제대로 공략하지 못했는데, 일본의 와타나베 순스케(치바 롯데 마린스)의 투구폼과 거의 흡사하다는 느낌이었다. 일본의 야구전문가들과 전력분석원들이 아마도 이러한 한국타자들의 특징을 이용한다면 비록 일본 선발이 마쓰자카 다이스케로 내정되어 있지만 그가 물러난 후 와타나베에게 긴 이닝을 맡길수도 있을거란 예상이다.

와타나베는 지난 WBC 1회 대회에서도 한국전에 등판해 우리에게 좋지 않은 기억을 안긴적이 있는 투수다. 프로 8년차 선수로 작년시즌에는 26경기에 선발로 등판해 172.2이닝 동안 13승 8패 평균자책점 4.17을 기록했다. 내부기록을 살펴보면 피안타를 195개를 얻어맞았으며 4사구 29개 탈삼진 104개를 잡아냈는데 기록상으로만 놓고 보면 주로 맞춰잡는 유형의 투수다. 주목할것은 172.2이닝동안 허용한 4사구가 고작 29개밖에 안된다는 점이다. 지난 1회 대회에서 와타나베는 볼끝의 변화가 상당히 지저분하다는 느낌이었는데 비록 세월이 흘러 예전만 못하다는 평가지만 일본전 필승을 위해서는 우리가 꼭 넘어야할 투수다.

대만전 대승을 뒤로 하고 이젠 일본전에 모든 관심이 모아져 있다. 어차피 한-일전 경기는 팽팽한 한점차 승부다. 그리고 실책하나와 미스플레이 하나로 경기결과가 달라지는 섬세하고도 긴장됐었던 지금까지의 국제대회의 일본전이었다. 찬스에서의 집중력과 수비에서의 유기적인 플레이, 그리고 기동력이 승부를 판가름 할것으로 예상된다. 이치로와 아오키의 출루만 최소화 한다면 우리쪽에 충분한 승산이 있다고 본다.


사진/ 로이터 & 일본야구기구

윤석구 (http://hitting.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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