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회말 역전 솔로홈런을 터트린 4번타자 김태균/ ㉧ 로이터]

한국야구의 위력을 여실히 보여준 한판승부였다. 한국은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이하 WBC) 2라운드 첫경기에서 멕시코를 8-2로 물리치고 승자승 진출을 확정. 모레(18일) 다시한번 일본과 맞대결을 펼치게 됐다.
선취점은 멕시코의 몫이었다. 2회초 4번 호르헤 칸투와 6번 호르헤 바스케스의 연속 안타로 기회를 잡은 멕시코는 9번 어기에 오헤다의 좌전안타로 간단히 2득점에 성공. 초반 기선을 제압했다.
하지만 한국은 곧바로 이어진 2회말 공격에서 이날 3루수로 출전한 이범호가 좌월 솔로홈런을 터트리며 추격을 시작하더니 이용규의 안타와 도루로 만든 2사 2루에서 박기혁의 타구를 송구미스한 곤잘레스 덕분에 간단히 동점을 만든다.

상대 선발 올리버 페레즈에 대한 적응이 끝난 한국은 4회말에 기여코 역전에 성공한다. 이번 WBC 들어 절정의 타격감각을 보여주고 있는 4번타자 김태균이 좌중간 펜스를 넘어가는 솔로 홈런을 쏘아올리며 단숨에 3-2 역전을 시키더니 5회초 수비에서 정근우 대신 투입된 고영민까지 5회말에 솔로 홈런을 터트리며 4-2까지 달아난다. 이후부터는 한국의 일방적인 페이스였다.


7회말 한국은 선두타자 2번 고영민이 3루기습 번트안타로 출루한 이후 김현수의 볼넷에 이은 더블스틸,그리고 김태균의 2타점 적시타가 터지며 추가점을 얻는다. 이후 이택근의 볼넷에 이은 이범호의 안타까지 터지며 단숨에 6-2 까지 스코어차이를 벌린다. 이후 이용규의 희생플라이와 박기혁의 1타점 적시타까지 맹타에 동참하며 이날 최종 스코어인 8-2 . 승부의 마침표를 찍었다.

한국은 선발 류현진을 시작으로 총 6명의 투수를 투입(류현진-정현욱-정대현-김광현-윤석민-오승환)하며 멕시코 강타선을 산발 9안타로 묶으며 2실점. 불펜야구의 힘을 다시한번 보여줬다.

                   [이번 WBC 들어 최고의 활약을 펼치고 있는 정현욱/ ㉧ 로이터]


▶ 초반 경기흐름을 빼앗아 온 이용규의 재치


한국은 2회초 멕시코에게 먼저 2점을 빼앗겼다. 중남미 국가의 국민성이 그러하듯, 한번 분위기를 타면 걷잡을수 없는 그들의 습성상 뭔가의 계기가 꼭 필요했었는데 이날 7번타자로 선발 출전한 이용규가 그 역할을 대신했다. 2회말 이범호의 솔로 홈런으로 추격을 시작한 한국은 곧바로 이용규가 안타를 치며 루상에 출루했다. 그의 빠른 주력을 알고 있는 멕시코 선발 페레즈는 타자보다는 주자에 더욱 신경을 쓰며 견제구를 남발했는데 뛸듯 말듯 투수를 정신사납게 한 이용규의 주루플레이가 단연 돋보였다. 결국 도루까지 성공시키며 상대 내야진들을 흔들어 놓더니 이후 상대실책으로 득점에 성공. 단숨에 한국이 동점을 만드는데 있어 절대적인 활약을 펼치게 된다. 한국이 먼저 빼앗겼던 초반 흐름을 되찾아 오게한 이용규의 야구센스가 만들어낸 동점이었다.

▶ 이범호(2회말) - 김태균(4회말) - 고영민(5회말) 의 솔로홈런

높으면 여지없다. 그리고 가운데에서 바깥쪽에 걸치는 공은 제 아무리 넓은 경기장이라 할지라도 펜스를 넘길수 있다는 힘도 보여줬다. 한국 타선이 다소 루즈해질거라는 느낌이 들자말자 터진 이범호의 홈런은 오늘 경기에서 가장 중요한 순간에 터진 대포였다. 김태균의 홈런은 지난 일본과의 첫경기 마쓰자카에게 때린 높이의 코스였는데 앞으로 한국과 상대할 팀들은 김태균에 맞서 절대로 그 코스 공은 던지지 않아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해준 홈런포였다. 그동안 타격슬럼프에 빠진듯한 모습이었던 고영민의 홈런 역시 이것을 시발점으로 타격감각을 찾았다는데에 그 의미가 깊은 한방이었다.


▶ 정현욱을 위시한 중간 계투진의 호투

선발 류현진은 2.2이닝동안 피안타 5개로 2실점(탈삼진 3개)해 조기에 강판됐다. 멕시코 타선의 끈질긴 컷트 능력에 투구수도 많았는데 이후 정현욱이 등판하면서 부터 멕시코의 공격은 빨라졌다. 3회초 2사에 등판한 정현욱은 6회초 바라하스를 내야플라이로 잡고 물러날때까지 총 11명의 타자를 맞이해 단 1피안타만을 허용하며 쾌투. 한국이 경기중반 싸움에서 이길수 있는 토대를 만드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해냈다.

이후 마운드에 올라온 정대현은 7회초 가르시아에게 안타를 허용한 후 마운드를 김광현에게 넘겨줬는데 김광현 역시 두명의 좌타자를 깔끔하게 처리하며 윤석민에게 마운드를 넘긴다.
윤석민은 등판하자 말자 4번 호르헤 칸투를 시작으로 5번 스캇 헤어스톤과 6번 호르헤 바스케스를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9회초 오승환에게 경기를 매조짓게 한다. 9회초 오승환은 오늘 경기 2타점의 주인공인 어기에 오헤다에게 첫 안타를 허용하긴 했지만 이후 3타자를 범타로 처리, 잊을수 없는 대승의 대미를 장식한다.


▶ 김인식 감독과 코칭스탭들이 만들어낸 용병술

전 타석에서(5회말) 정근우 대신 투입된 고영민은 홈런을 터트린다. 하지만 다음 7회말 선두타자로 나온 고영민은 정상수비를 펼치고 있던 멕시코 내야진들의 틈을 이용해 기습번트를 감행하며 대량득점의 물꼬를 트는데 기가막힌 플레이가 아닐수 없었다. 전타석에서 홈런을 친 타자가 번트를 댈것이라고는 상상조차 못했을 멕시코 수비진들의 헛점을 노린 기습번트였다.

7회말 고영민과 이진영의 더블스틸도 이날 경기의 백미였다. 볼넷으로 출루한 김현수를 빼고 대주자로 이진영을 투입시킨것은 더블스틸을 염두에 둔 작전이었기 때문이다. 결국 김태균의 좌전 적시타로 1득점을 2득점으로 만든 이 작전은 한국야구가 가지고 있는 또다른 장점인 기동력을 이번 대회에 들어 처음 성공시켰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을만 하다.

중심타선의 장타력 뿐만 아니라 틈만 나면 한 베이스를 더 노리겠다는 `원히트 투베이스' 야구의 서막을 알리는 작전성공이었던 셈이다. 또한 상대 타선의 흐름을 정확히 읽고 한박자 빠른 투수교체는 상대 좌,우 타순에 따른 불펜 운영이었는데 100% 성공시키는 놀라운 능력을 보너스로 보여줬다.


              [이젠 한국의 알버트 푸홀스라고 불려도 될 김태균의 타격기술/ ㉧ 로이터]

▶ 한국의 알버트 푸홀스 김태균의 힘. 도대체 어디까지인가?


이젠 이승엽의 불참으로 인한 해결사 공백 이란 말은 쏙 들어갔다. 아니 어쩌면 그동안 `포스트 이승엽' 의 선두주자였던 김태균이 이제부터는 국가대표 4번타자 주인이란 것을 대내외 과시하는 이번 WBC가 됐다는 말이 더 어울릴지도 모른다. 타격감 저하없이 아시아라운드부터 폭발하기 시작한 김태균의 방망이는 이번 멕시코 전에도 변함이 없었다. 필자 개인적으로 가장 놀라웠던 부분은 홈런을 쏘아올린 4회말 타석이 아닌 2타점 적시타를 때려낸 7말 타석이었다.

대체적으로 인코스쪽으로 타이트하게 들어오는 공은 타격기술이 없으면 정확히 맞춰내기가 힘들뿐만 아니라 설사 정확히 맞추더라도 배트 그립쪽 인사이드에 맞게돼 내야땅볼이나 배트가 부러지기가 쉽다. 하지만 김태균은 그 코스의 공에 어깨를 끝까지 닫아놓은것은 물론 스윙의 리드를 이끄는 앞허리를 스웨이(sway=히팅시 몸이 들썩이는) 현상없이 제대로 공략해 좌전안타를 만들어냈다.

정말 대단한 타격기술이다. 한국에도 알버트 푸홀스가 있다. 라는 것을 세계야구팬들에게 과시하는 멋진 선수로 이미 성장을 끝맞쳤음은 물론 향후 국제대회 국가대표 4번타자 주인은 김태균 자신뿐이라는 것을 다시한번 증명해보인 순간이기도 했다.


한국은 본선 2라운드 첫경기인 강호 멕시코를 맞아 투타에서 모두 원사이드한 경기력을 보여줬다.
만약 패했더라면 일본전에서 패한 아마 최강 쿠바와 패자전을 치룰수도 있었다.
다시한번 피말리는 일본전이 시작된 것이다.
1승1패의 균형을 깰 승자승 경기인 한국과 일본의 3차전. 지난 1회 WBC 대회의 아픔을 설욕할 기회가 찾아왔다고 본다. 18일 열리는 한-일전도 금일 경기와 같은 멋진 경기력을 보여줄수 있을거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사진/ 로이터

윤석구 (http://hitting.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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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에도 괴벨스와 같은 인간이 있다. 다만 남자가 아니라는 것만 다를뿐...사람들의 인지부조화가 만들어 낸 희대의 괴물이지.. 뭐 그렇다고.. KCN 야구해설위원 & 광주 MBC-R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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